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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에 사랑이 있었다면 우리의 코로나 시대에는 엔터테인먼트가 있다. 전염병으로 계속해서 어딘가에 묶여있어야 했던 우리는 시선을 묶어둘 무언가를 찾아 세렝게티 대신 집안을 헤매는 하이에나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맞이한 2021년 새해에도 이불 밖은 위험하고 당분간, 이 생활은 계속될 것 같다. 오늘도 거리두기로 서로의 안전을 절실히 바라는 우리를 위해 2020년대의 엔터테인먼트를 정리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이건 다난하게 시작된 우리들의 20년대에게 보내는 연서다.[기자말]
2020년은 코로나로 77억 지구인 모두가 끝을 모르는 칩거 생활을 보낸 전례 없는 한 해였다. 어느 때보다 유튜브 조회 수 오르는 속도가 가장 빠른 해였을 것이고,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는 침체한 영화관 사정과는 다르게 호황을 누렸다.
  
 킹덤 내 갓 착용 모습과 갓끈, 각 영상물의 넷플릭스 포스터
 킹덤 내 갓 착용 모습과 갓끈, 각 영상물의 넷플릭스 포스터
ⓒ 넷플릭스, 경기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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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킹덤'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용자들이 공개일 카운트다운 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킹덤'을 본 해외 이용자들은 한국 전통 모자인 '갓'에 열광하기도 했다. '구슬로 꿴 끈이 달린 저 COOL 한 모자는 대체 뭐지?!' 그렇게 킹덤은 k-좀비물의 위상과 함께 '까마귀의 민족'을 세상에 널리 알리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스위트홈'도 작년 12월 공개 이후 13개국에서 1위, 70개국 이상에서 시청 순위 10위 안에 들어 k-콘텐츠의 힘을 톡톡히 증명했다. 코로나의 영향 등으로 영화관 개봉 대신 넷플릭스 개봉을 선택한 '승리호'도 지난 5일 공개된 후 전 세계 넷플릭스 영화부문 1위를 차지하며 '스위트홈'의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리포터 관련 왓챠 프로모션 캡처
 해리포터 관련 왓챠 프로모션 캡처
ⓒ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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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질세라 왓챠는 20년 12월부터 해리포터 시리즈를 지원하면서 이용자보다 더 진심인 태도로 연말 내내 축제 분위기를 이어왔다. 왓챠는 해리포터의 등장인물과 마법 주문을 활용해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자사 홈페이지나 앱 검색창에 '볼드모트'를 치면 '이름을 불러선 안 돼!'라는 경고가 뜨고, 불을 켜는 마법 주문인 '루모스'를 치면 암전된 화면 속에서 커서를 따라 불이 켜진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 출국도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이용자들은 잠시나마 왓챠 속 해리포터 세계관을 맛봤다. 그렇게 지인과 가족을 대신해서 우리 건너편에 앉혀두었던 온갖 드라마와 영화는 삭막한 코로나 시대의 작은 위안이었다.

코로나 시국에 OTT 산업이 더 큰 날개를 달면서 실제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치열한 전투를 시작했다. 새벽 배송으로 K-방역 시대에 한 획을 그은 쿠팡은 쿠팡 유료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쿠팡 플레이를 지원한다.

어마어마한 몸집의 디즈니플러스도 2021년 한국 상륙이 예정되어있다. 디즈니가 지원하는 콘텐츠의 수는 마블, 스타워즈 시리즈, 픽사 같은 계열사 콘텐츠를 포함하여 약 8000여 개에 달한다. 한국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구 옥수수)와 티빙도 국내 방송사 중심의 프로그램 퀵 VOD와 최신 한국 영화 위주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또한 국내 OTT 서비스들도 단순히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제공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티빙은 '티빙온리'를 통해 티빙 이용자들에게만 '철인왕후:대나무숲'을 단독으로 공개했다. 지난 14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 본편 밖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외전 콘텐츠다. 웨이브도 '웨이브 오리지널'을 통해 superM 리얼리티 'M토피아', 'EXO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과 같은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제공해왔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수많은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OTT 업계가 될 예정이지만 이용자들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구독권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OTT 서비스 진열대 앞에 선 이용자들은 다양한 맛을 골라잡을 수 있는 하프갤런 통을 건네받는다.

'이 한 통에 얼마든지 영상을 담을 수 있다니!' 신나는 마음에 보고 싶은 영상을 담아보지만 결국 넷플릭스 통에는 두 개, 왓챠에는 세 개, 티빙에는 한 개. 넘쳐나는 선택지 앞에 놓인 우리의 하프갤런 통은 브랜드별로 서너 개의 영상만 담긴 채로 방치되기 일쑤다.

언택트 시대, 이용자들의 시청 경험을 만드는 2020년이었다. 우리의 디지털 기계 속에는 다양한 OTT 어플이 깔렸고 이제는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로고들을 정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할 승자는 누구일지. 2021년, 이용자들의 눈을 계속해서 붙잡아 두기 위한 그들의 발전이 기대된다. 과연 올해 우리들의 하프갤런은 그 선택이 민망하지 않을 만큼 풍족하게 채워질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고함20에도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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