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추신수가 계약서에 사인하는 모습.

신세계그룹이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추신수가 계약서에 사인하는 모습. ⓒ 신세계 그룹 제공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추추트레인이 태평양을 건너 인천항에 상륙한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활약했던 자유계약선수 추신수와 연봉 27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7년에 있었던 해외파 특별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았던 추신수는 신세계가 SK를 인수하면서 보유권이 넘어왔고 추신수 역시 작년 시즌을 끝으로텍사스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이 끝나면서 국내 복귀가 전격 이뤄졌다.

지난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까지 총 4개팀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이제 어느덧 한국나이로 불혹의 노장이 됐지만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추신수가 합류하면서 신세계는 전력강화는 물론, 구단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국에서 선수생활 마감 결심한 추추트레인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3할 타율과 20-20클럽에 가입한 호타준족 추신수는 지난 2015년 아시아 출신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218홈런과 782타점 역시 이치로 스즈키와 마쓰이 히데키 등 일본의 야구영웅들을 뛰어넘는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돋보이는 추신수의 빅리그 커리어는 야구팬들이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만큼 화려하다.

하지만 지난 2014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계약을 맺었던 추신수는 계약 마지막 해였던 작년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타율 .236 5홈런15타점13득점6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 구단들의 긴축재정으로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FA시장에서 푸대접을 받은 것처럼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 역시 FA시장에서 그리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물론 추신수 정도의 경험을 갖춘 선수라면 스플릿 계약도 불사하면 충분히 빅리그에 잔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SK를 인수하며 팀을 상징하는 검증된 슈퍼스타가 필요했던 신세계에서 추신수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다. 결국 박찬호, 김병현 등 선배들이 선수생활 말년을 KBO리그에서 보낸 것을 지켜본 추신수는 신세계그룹과 계약하며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고국에서 하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커리어를 쌓았던 추신수가 합류하면서 신세계는 올 시즌 외야진의 두께를 보강하며 타선의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추신수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우익수 자리를 노린다면 기존의 우익수 자원이었던 최지훈과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은 크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 불혹이 된 추신수가 풀타임 수비가 어렵다 하더라도 정의윤과 고종욱이 버틴 지명타자 자리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추신수가 신세계그룹과 맺은 27억 원의 연봉은 이대호가 작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받았던 KBO리그 최고연봉 25억 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다 연봉이다. 기존 국내 선수들이 박탈감을 느낄 법한 어마어마한 거액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자신의 연봉 가운데 10억원을 구단과 협의해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작년에도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에게 각 1000달러씩 기부한 바 있다.

물론 노장선수가 된 추신수가 빅리그에서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처럼 20개가 넘는 홈런과 도루, 4할에 가까운 출루율을 기록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추신수의 복귀가 '학폭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야구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흥미로운 소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SK를 인수하며 야구판에 뛰어든 신세계가 또 어떤 흥미로운 행보로 야구팬들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해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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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신세계 그룹 추신수 추추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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