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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온라인쇼핑몰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쿠팡은 12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NYSE에 상장하게 된 것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
 국내 온라인쇼핑몰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쿠팡은 12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NYSE에 상장하게 된 것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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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절차에 착수하면서, 많은 언론이 쿠팡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쿠팡의 가치가 몇십조 원 정도 된다는 기사부터, 관련 주식은 무엇이고, 쿠팡의 성공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분석하는 기사까지 언론은 '쿠팡 찬가'를 부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기업적인 정부가 쿠팡 성공의 걸림돌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쿠팡은 누구 덕분에 미국으로 가는가

쿠팡이 국내 주식에 상장하지 않는 이유를 차등의결권 부재로 분석하는 기사가 특히 그렇다. <조선일보>는 지난 15일 '쿠팡이 국내 아닌 美 증시로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라'라는 사설에서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신청서를 인용하면서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 자체가 잠재적 리스크'이기 때문에, '기업 활동과 경영권을 제약하는 규제가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런 기사들은 반기업 혹은 반시장적인 정부 대 혁신 기업이라는 프레임으로 '더 많은 규제 철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원래 쿠팡이 2010년대 초반부터 미국 증시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한 사실은 자연스럽게 무시된다. 더 큰 문제는 쿠팡을 미국 증시로 이끈 주역인 쿠팡 노동자들은 아예 언급조차 안 된다는 점이다.

쿠팡이 자랑스럽게 말한 로켓배송은 누구로 인해 가능했던가? 물류창고에서 지금도 물건을 분류하고, 박스에 포장하며 나르고 있는 노동자들 때문이 아닌가. 아무리 거대한 혁신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지탱하는 다수의 일하는 사람이 없었더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다. 만일 쿠팡의 거대한 물류창고에 노동자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오늘 누군가가 시킨 물건이 로켓배송 될 수 있을까? 

늘어나는 산업재해

758건, 2020년 쿠팡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숫자다. 동종업계보다 월등히 높다. 고용노동부 '2016~2020년 5개 택배물류업체 산재현황'은 쿠팡의 산업재해 수가 해를 지속할수록 늘어나는 것을 보여준다. 쿠팡의 산재 승인 건수는 2016년에 비해 2020년 3.3배 늘어났다.

이 자료를 좀 더 자세히 보면 쿠팡의 운송과 물류를 담당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산재보험에 가입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산재 승인이 4배나 늘어났다. 아무리 사업이 커지고 고용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동종업계에 비해 가파른 산업재해 증가율은 쿠팡과 그 계열사에서 노동자 안전과 관련해 제대로된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들어 쿠팡에서 사망한 노동자들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핫팩 한 장에 의지해 일하다 사망한 여성 노동자의 소식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쿠팡의 대답은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가 전부다.

정말 최선을 다했을까? 쿠팡 창고에서 2년간 일한 경험에 따르면 '글쎄'라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쿠팡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무슨 사고가 난다 싶으면 항상 관련 지침이 내려왔다. 매일 아침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 조치들을 숙지하고 현장에 들어가야 했다. 

내가 다니던 물류창고에서는 '안전제일'과 같은 현수막을 정말 많이 내걸었다. 창고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갈 때도 건물 안쪽에 붙어 있는 포스터들을 볼 수 있었다. 근무 시작할 때마다 안전과 관련한 구호를 외치는 것은 기본이었다. 실제로 어떤 때는 '안전에 유의해야 하니 이건 좀 천천히 하세요'라는 말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일이 밀리기 시작하면 이 모든 조치는 무효화 된다. 그렇다고 주의를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빨리빨리'가 권장된다. 어떻게든 물건을 빨리 정리하고 진열하고 정해진 위치에 가져다 두어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창고는 돌아가지 않았다. 창고 노동자는 '창고 안에서 뛰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뒤로 하고 수십 번씩 뛰어다녀야 한다.

쿠팡이 진심으로 자신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려면 노동자들이 뛰어다닐 때 주의를 주어야 했다. 그들은 그러지 않았고, 노동자가 일을 뛰어다니면서 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쿠친은 정말 '쿠팡 친구'인가?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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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20년 자사의 배송노동자 명칭을 '쿠팡맨'에서 '쿠친'으로 바꾸었다. '쿠친'은 '쿠팡 친구'라는 의미가 있다. 고객에게 조금 더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쿠팡맨은 쿠친이 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쿠친이라는 어감은 정겨운 느낌을 준다. 정겹게 느끼는 고객과 달리 회사는 정말로 이들을 쿠팡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세상에 친구가 다치거나 죽도록 내버려 두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이란 회사는 노동자들을 '쿠친'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면서 이들이 그런 상황 속에 내몰리도록 방치하고 있다. 이것도 친구로 불러야 한다면, 아무도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들은 쿠팡이 미국 증시로 향하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기업들을 홀대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틀렸다. 홀대당한 것은 쿠팡이라는 기업이 아니라, 쿠팡의 성장을 견인한 노동자들이다. 

정부는 쿠팡 내 산업재해가 급증할 동안 주목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본래 취지보다 훨씬 후퇴해 통과됐다. 

그러나 후퇴한 안을 놓고도 보수언론에서는 '기업이 죽는다'며 앓는 소리를 내놓았다. 그들의 논조 속에 기업과 이윤은 있었지만, 노동자의 생명 보호는 찾기 어려웠다. 
그러므로 <조선일보> 사설 속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 자체가 잠재적 리스크'라는 말은 틀렸다.  '한국에서 노동하는 것 자체가 잠재적 리스크'라고 고치는 게 맞다. 

쿠팡 노동자들은 그저 자신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쿠팡이라는 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그 문 뒤에 죽음이 있을지 아닌지 노동자들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 문 뒤로 나아가야 한다. 이게 리스크가 아니면 뭘까?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축하한다

개인적으로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축하한다. 내가 쿠팡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쿠팡 성장에 기여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많은 쿠팡 노동자들도 쿠팡의 성장에 자신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면 분명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이 자랑스러운 감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이제 쿠팡의 역할이다. 쿠팡 2년 근속근무자에게 1인당 2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배분해 보답하겠다고 했다. 물론 주식을 노동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이들에게 강한 의욕과 애사심을 키워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노동 환경이 그대로라면 어떨까?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쿠팡에서 주식을 받기보다 쿠팡을 떠나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 주식은 결코 작업 중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노동자들을 붙잡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노동자들은 쿠팡을 떠나고 말 것이다.  실제로 21일 <한겨레>에 보도된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쿠팡과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2년 이상 근속자'(건보 자격유지자) 비율은 18.5%에 불과하다. 

그러니 쿠팡은 주식을 노동자에게 배분하기에 앞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일하기 좋은 쿠팡은 그렇게 만들어질 것이다.

결국 종합하자면 이렇다. 쿠팡 상장과 관련 '친기업이냐 반기업이냐' 혹은 '규제냐 혁신기업이냐'라는 프레임만으로 상황에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쿠팡의 주역인 노동자들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가 쿠팡을 일으켜 세우고, 쿠팡 물류창고에서 지금 일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떠올려야 한다. 이들을 제외하고 쿠팡을 논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그 아무리 혁신적인 기업가라고 하더라도 그의 아이디어를 구현시켜 줄 노동자가 없다면 그는 그저 몽상가에 불과할 뿐이다. 

기업이 아니라 기업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노동자들에 주목하자. 그것이 쿠팡에도 쿠팡 노동자에게도 '미국 증시 상장'보다 더 값진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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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군대' 저자 게이, 에스페란티스토,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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