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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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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국회가 파행됐다", 혹은 "상임위가 파행되었습니다", "파행적 국회 운영"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방송편성 파행'이나 '수업 파행'이라는 특수한 경우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국회와 관련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파(跛)'는 절름발이라는 뜻으로 차별 언어에 속한다

지난 해 여야 정치인들이 잇달아 '절름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 전국장애인철폐연대는 "절름발이라는 장애인 혐오 표현은 약자를 무시하는 것이며, 자신은 장애인과 다르고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며 "장애인을 혐오하고 배제하는 폭력적인 한국 사회의 현실을 국회에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국회 파행'이라고 할 때, '파행'의 한자는 바로 跛行으로서 앞의 한자 跛는 바로 절름발이, 절뚝발이라는 의미다. 한자어지만, 그 뜻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분명히 내포된 용어다.

모든 차별어는 인권침해다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이런 차별적 용어는 지금부터라도 쓰지 말아야 옳다. 어떠한 차별도 옳지 못하다. 우리 사회에서 일체의 차별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파행'의 경우와 같이 우리는 스스로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차별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알지 못하면서 범하게 되는 차별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에 속한다.

그간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파행'과 같은 차별을 내포하는 용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해 왔다. '파행', 비록 용어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런 말부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차별 철폐의 출발점이다.

'파행'이라는 용어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사용되는 경우에 따라 '비정상', '비정상적 운영'이라고 쓸 수 있겠고, 혹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라고 풀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파행, #차별어,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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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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