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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 스쿨미투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발표하면서 면담 요구에 불응한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을 규탄했다.
 17일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 스쿨미투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발표하면서 면담 요구에 불응한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을 규탄했다.
ⓒ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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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하 지지모임)이 도내 스쿨미투 발생 현황과 처리 결과 자료를 분석해 17일 발표했다. 충청북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일 기준으로 도교육청이 파악한 스쿨미투 발생 학교는 9곳이다. 8건은 2018년, 1건은 2019년에 있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인 5개 학교 학생들이 SNS에 의지해 성폭력 사실을 알렸으며, 나머지는 담임교사에게 신고하거나 성인지고충상담을 신청했다.

9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수는 모두 41명이다. 이는 교육청이 정식으로 파악한 인원이므로, 실제 조사로 이어지지 않은 교사 수까지 합하면 실제 가해교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41명 중 '직위해제' 조치를 받아 교단에서 일시적으로 배제된 교사는 13명이다. 직위해제의 경우 사건 발생 직후 교사를 교단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즉각적으로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가해 지목 교사 수에 비해 직위해제 교사 수가 턱없이 적기 때문에, 지지모임은 교육청이 성폭력 사안에서 학생들의 신속한 보호를 위해 단호하고 적절한 조치를 내렸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가해 교사 중 교육청에서 징계를 받은 인원은 모두 18명(2명 해임, 7명 정직, 1명 감봉, 8명 견책)이다. 2명은 재판이 진행 중인 이유로 심의보류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 1명이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스쿨미투로 인해 성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난 교사 중, 실제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교사도 9명에 달한다. 1명은 징역형 집행유예(징역 2년 집유 3년), 1명은 벌금형, 4명은 조건부 기소유예를 받았으며, 1명은 불구속 재판 진행 중, 2명은 구약식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수사를 받은 2명의 사립학교 교사들은 교육청이 정보를 파악하지 않아 '정보부존재'로 처리됐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 정리한 충북 지역 스쿨미투 각 학교 별 현황. 언론을 통해 사안이 알려진 학교의 경우 이름을 공개했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 정리한 충북 지역 스쿨미투 각 학교 별 현황. 언론을 통해 사안이 알려진 학교의 경우 이름을 공개했다.
ⓒ 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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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은 사립학교 징계권이 없다는 이유로 사립학교 교사들의 성폭력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청주 소재의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지난 2019년 11월 학생 측이 교사를 경찰에 신고한 일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나, 도교육청은 1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파악하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교사의 신분이 어떻든 피해 학생 입장에서는 똑같은 '선생님'이지만, 교육청은 가해자가 사립학교 교사 신분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외면한 것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했다.

또한 충북교육청은 스쿨미투를 통해 교실 내 성폭력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인지했음에도, 학교 현장의 성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전혀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모임이 스쿨미투 이후 각 학교에 성평등 및 2차 가해 예방교육, 치유프로그램 등을 실시한 내용을 청구했는데 전체 교직원이나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연 1~2회 교육이 전부였다는 답변을 받은 것.

이같은 교육은 관련법에 따라 직장에서 성인들이 받는 법정의무교육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교육청은 2차 가해 예방 등에 전력을 다해야 할 성폭력 발생 현장인 각 학교 단위에서 어떤 자구책을 마련했는지 파악조차하지 않아, 지지모임의 정보공개청구에 모두 '정보부존재'로 처리해 통지했다.
 
17일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 스쿨미투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발표하면서 면담 요구에 불응한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을 규탄했다.
 17일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이 스쿨미투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발표하면서 면담 요구에 불응한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을 규탄했다.
ⓒ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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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충북교육청은 교육부 매뉴얼에 명시돼 있는 재판 참여 피해 학생들의 법률 지원 및 기타 조력 활동을 이행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지원 내역을 알려달라는 지지모임의 요청에 '(피해 학생의) 지원 미요청으로 조력내용 없음'이라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지원 부재의 원인을 피해 학생에게 돌리는 무책임한 모습도 보였다.

교직원 성비위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감사는 충주여자고등학교 단 1곳만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은 17일 도교육청 앞에서 충북여성연대, 충북교육연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지지모임은 피해 학생 지원책 등의 논의를 위한 면담 요청을 거부한 김병우 충북교육감을 규탄했다.

충북교육청 측 "엄정대응, 2차가해 발생 않도록 노력하겠다"

충북교육청 측은 '사립학교 교사들의 성폭력과 관련해 제대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스쿨미투 발생 당시 사안에 대한 조사를 도교육청에서 실시했다. 사안에 따라 교육청에서 사립학교 재단에 징계를 요청하고, 징계 처분 파악을 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학교 현장 개선과 피해자 지원이 미흡했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축제와 토론회를 통해 학생 성평등 교욱을 강화했고, 교직원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실제적인 교육을 지원했다"며 "앞으로 성평등위원회 구성·운영 지원, 성폭력 성희롱 예방 및 통합 지침 수립, 대응 매뉴얼 제작 보급 등을 통해 2차 가해 방지에 적극 대처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스쿨미투 당시 교육청에서 관련 학생들을 전수조사 후 의심 사안이 발견되면 경찰 수사와 피해학생 보호조치가 이뤄지도록 처리했다"면서 "(현실적인 요소들로 인해 이후 과정에서) 추가적인 조치 등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직원들에 의한 성폭력 사안 발생 시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통해 2차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학생들의 용기를 응원하고, 그동안의 고통에 대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계희수 시민기자는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활동가입니다.


태그:#충북스쿨미투, #스쿨미투,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충북여중, #충주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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