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OTT 사업자로 구성된 OTT 음악저작권대책협의(아래 OTT 음대협)가 문체부 및 음악저작권협회의 과도한 저작권료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OTT 음대협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계 당국 및 음악저작권료 수신자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아래 음저협)의 불합리성을 하나하나 짚었다. 현장엔 황경일 OTT 음대협 의장과 콘텐츠웨이브 노동환 정책부장, 왓챠 허승 PA이사가 참석했다.

앞서 음대협은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 개정안'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더해 통신 사업자인 KT 또한 같은 내용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OTT 및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저작권료 징수 방법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가 승인한 개정안에 따르면 OTT 사업자에 대한 영상물전송서비스 규정이 신설돼, 이들은 2021년부터 매출의 1.5%를 음악사용료로 내야 하고, 연차계수를 적용해 매년 사용료가 올라 최종적으로 2026년까지 매출의 1.9995%를 음악사용료로 내야 한다.

황경일 의장은 "(문체부와의 행정소송은) 사실 이기고자 제기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제기한 것"이라며 "개정안은 방송물재전송 규정의 3배 정도인 요율을 한꺼번에 적용해서 지속적으로 인상하는 건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용자와 저작권자를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적용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음대협 주장대로 방송물재전송 규정에 따르면 지상파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터넷TV(IPTV)가 지불하는 음악저작권료 비율은 매출액 대비 적게는 0.5에서 많게는 1.2% 수준이다. 황 의장은 "여러 차례 문체부와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문체부가 음저협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안을 승인한 건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고, 재량권의 일탈 및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저협에서 OTT 업체에 타 플랫폼 대비 높은 요율을 부과하기로 한 건 글로벌 OTT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 사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음저협은 현재 넷플릭스에게 2.5% 요율을 적용하고 있고, 국내 OTT 업체 또한 이와 동일한 요율을 적용할 것을 지난해 문체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이런 음저협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결과물이다.

황 의장은 "제공되는 서비스와 형평성이 맞는 사용기준이 책정돼야 한다"며 음저협의 요구가 지나침을 지적했다. 허승 이사 또한 "넷플릭스는 영상에 포함된 저작물의 권리를 모두 양도받는 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사용료를 지불한 뒤 수수료를 제하고 다시 돌려받는 구조로 사업을 한다"며 "저작권료와 관련해서 넷플릭스가 받는 영향은 국내 OTT 사업자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같은 OTT 업체 주장과 달리 해외 음악저작권단체들은 지난 9일 국내 OTT를 대상으로 음악 저작권료를 정당하게 납부하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한국 일부 OTT들이 원래의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있고, 향후에도 정당한 사용료 지불에 소극적이라 들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황 의장은 "한국에선 (콘텐츠 제작자들이) 음저협을 통해 전 세계에 있는 음악들을 사용한다. 음저협은 40여 개 해외 음악저작권 신탁 업체와 상호관리계약을 맺은 상태인데 각 나라마다 제도적 차이가 있고 국민 정서의 차이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OTT가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의 법을 따르는 것처럼, 타국에서 한국의 요율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OTT 음대협은 문체부의 징수 규정 수정을 촉구하며 언제든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