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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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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싸들의 놀이터?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가 여러 차례 뉴스에 오르내렸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도 출몰하는 새로운 소셜미디어라며 이슈를 타더니, 초대장을 받아 가입이 이뤄지는 절차로 인해 '인싸들의 놀이터'라는 수식이 붙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아직까진 아이폰 이용자들에 한정된 플랫폼, 초대 시스템이라는 진입장벽이 있긴 하나 막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싸들끼리만 어울리는 모양새는 아니다.

일단 클럽하우스 측에서도 안드로이드 앱 개발에 착수했다고 하니, 아이폰 이용자에 한정됐던 면은 해소될 전망이다. 다음으로 초대장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인데, 실제 클럽하우스 이용자의 다수는 어렵지 않게 가입의 문턱을 넘었다. 거래사이트에 올라온 초대장 판매 사건이 촉발한 거부감이 대중의 초기 인식이긴 하나, 점차 이용자가 많아지면 이 또한 자연스레 해소될 부분이다.

더구나 클럽하우스가 내세운 초대 시스템은 이미 티스토리 블로그 개국 시절에도 있었던 시스템이다. 티스토리 블로그 개설에도 초대장이 필요했다. 그러나 티스토리 블로그 이용자가 많아지고 경쟁 미디어가 다양해짐에 따라 티스토리의 초대 시스템은 자취를 감췄다. 클럽하우스의 초대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신생 플랫폼 홍보 전략 차원에서 택한 시스템일 뿐 폐쇄적 커뮤니티를 표방하진 않는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의 관계는 도리어 개방적이다.

[#2] 다양한 실험?

외부에 비친 클럽하우스의 풍경은 셀럽(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의 줄임말)이 개설한 방에 몰려드는 청취자들의 모습이 전부인 듯하지만, 사실 이용자들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일각에 알려진 대로 비즈니스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개설한 방들이 있는가 하면,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개설한 방, 가벼운 일상 대화나 맛집 공유를 위해 개설한 방들도 있다. 또 육아 고민을 공유하는 랜선 공동육아방, 북 큐레이션이나 사주풀이를 진행하는 방도 있다. 그리고 오디오 기반 플랫폼에 걸맞게 악기 합주를 선보이는 방도 있다.

신생 플랫폼의 텅 빈 그라운드에 저마다 새로운 시도로 채워 넣고 있는 셈이다. 머지않아 클럽하우스 플랫폼도 여타의 소셜미디어처럼 여백 없이 과열되고 나면 더 이상 찾기 힘들 역동성이다. 만일 클럽하우스의 재미를 찾고자 한다면 지금이 적기다. 

[#3] 수평적 플랫폼?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의 소감 중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말이 바로 탈중심성이다. 콘텐츠 생산자와 수용자를 나누지 않고 누구나 발언할 수 있다는 면에서 그러하다. 모더레이터(관리자), 스피커, 리스너로 기능적으로 구분하긴 하지만 언제든지 역할이 뒤바뀔 수 있다. 꽤 유연하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하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물론 실시간으로 누가 모더레이터, 스피커, 리스너인지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섹터를 나누긴 했다. 역할을 유동적으로 전환하고자 한 의도를 극단으로 밀고 가지 않고, 일정 부분 소통의 효율성을 고려한 결과다.

특히 방을 관리하는 모더레이터 입장에서는 누가 스피커이고 누가 리스너인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수월하긴 하다. 그러나 화면 상단에 스피커, 하단에 리스너를 배치한 수직적 화면 구조는 리스너 입장에서 엄연히 경계로 보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클럽하우스 플랫폼 자체가 내포한 탈중심성이 모든 이용자의 소통 성향을 탈중심적인 방향으로 이끌진 못한다. 끊임없이 중심성을 획득하고 확장하는 데에 골몰하는 이용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클럽하우스 팔로워 늘리기도 모자라 연동된 인스타 계정의 팔로워 늘리기가 주목적인 방도 여럿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과거 2010년대 초반 트위터가 신생 플랫폼으로 화제가 되던 당시에도 있었다. 신생 플랫폼의 공간은 저마다 구심점을 만들어 확장하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개인 이용자든, 기업의 마케팅 수단이든, 정치적 담론 형성을 목적하든, 플랫폼 자체가 여백 없이 과열되기까지 중심성 확보와 확장의 과정은 무한 반복된다.

아울러 발언권을 독점하는 스피커 또한 중심성 확보와 자기 확장의 또 다른 형태다. 오디오에 기반한 플랫폼이다 보니 스피커들의 성향이 곧 해당 커뮤니티의 질을 결정한다. 이때 어떠한 발언들이 오갔는지 그 내용보다는 발언자들의 태도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또한 이미 지난 10년간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험한 바 있다. 단지 시각 미디어에서 청각 미디어로 옮겨왔을 뿐이다.

[#4] 사각지대?

그간 시각 위주의 소셜 플랫폼이 대세였던 까닭에 청각에 기반한 클럽하우스의 등장은 신선한 자극일 수밖에 없다. 텍스트와 이미지로 의미를 전달하는 시각 미디어는 정제된 매끄러움이 장점인 데 반해, 소리에 언어와 감정을 덧입혀 전달하는 청각 미디어는 정서적 유대감을 이끌어 내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일까? 클럽하우스에 입문한 이들 중에는 장시간 앱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시선을 고정해야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시각 미디어와 달리 오디오 범위 내 어느 공간이든 다른 활동을 하면서도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청각 미디어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러나 청각 기반 미디어 플랫폼인 클럽하우스에도 사각지대는 있다. 모든 대화는 녹음 및 저장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오고 간 대화 속의 정보들을 별도로 검색할 수 없다. 유튜브 스트리밍만 해도 영상 저장 설정을 선택할 수 있는데 반해 클럽하우스는 애초에 그런 설정이 없다. 심지어 대화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 알아볼 수 있는 타이머나 진행 바(progress bar)가 없어 도중에 참여하는 리스너 입장에서는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

모더레이터 입장에서도 다소 아쉬운 측면은 있다. 기존 시각 기반 플랫폼의 생산자나 진행자에 비해 더 많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대화 내용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각 자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스피커가 변동되는 상황은 전적으로 모더레이터의 대처 능력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5] 생태계 교란종?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 미디어 플랫폼은 긴장한다. 수용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미디어 개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경쟁 관계가 심화하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 등장도 마찬가지다. 시각 위주 플랫폼이 대세인 흐름에 청각 기반 플랫폼을 내놨는데 의외로 반향이 크다. 시각에 대한 과잉 자극을 해소하고 청각 미디어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클럽하우스가 미디어 생태계 교란종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껏 기존 미디어들이 미디어 생태계 변화에 적응해온 과정을 되짚어 볼 때, 교란종의 출몰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2010년대부터 모바일 미디어가 보편화되고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출현함에 따라 기존 미디어들이 상당 부분 하향세를 보였으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디어 간 경계를 지우는 크로스 오버들이 다양하게 시도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클럽하우스의 등장으로 유사 플랫폼의 출현과 기능적 차용이 번질 듯하다. 이미 페이스북은 '파이어사이드'를, 트위터는 '스페이시스'라는 청각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아마 국내 미디어 플랫폼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이에 따라 미디어 생태계는 시각 편향적인 속성을 넘어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영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그리고 미디어가 자극하는 감각의 다양화와 그로 인한 인지적 영향들을 탐색하는 일들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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