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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같이 포근한 날씨를 보인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설 연휴 사흘째를 맞이해 외출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15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하향하고, 일부 업종을 제외한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발표했다.
 봄같이 포근한 날씨를 보인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설 연휴 사흘째를 맞이해 외출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15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하향하고, 일부 업종을 제외한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발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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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15일부터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한다고 13일 발표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숨통은 트였지만, 현 코로나19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때 200명대까지 줄었던 확진자 수는 이번주(2/10) 다시 500명대까지 상승하는 등 확연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이번달 들어 종교시설을 비롯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1월에 0.77까지 줄어든 감염재생산지수는 2월에 다시 1.07까지 상승,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상황도 낙관적이지 않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하긴 했지만 설날 연휴에 지역 간 이동이 증가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외국인 집단감염으로 지역사회에 침투한 변이 바이러스도 악재다. 

이에 정부가 지난 3차 대유행을 억제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유지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모든 업종의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준 비수도권 1.5단계 조치나, 유흥업소 집합금지 해제 등은 섣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마이뉴스>가 전화 인터뷰한 의료 전문가들도 이번 거리두기 조정이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화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방역적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 "여론에 밀린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유흥업소 개장 괜찮은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론에 밀려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했다"라며 "설 연휴 중에도 3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설 연휴 이후 상황을 보고 좀 더 기다렸다가 결정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금처럼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해서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라며 "문제는 국민들이 지금까지 오래 지쳐있었고 참았기 때문에 '시그널'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비수도권의 경우)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태원 집단감 염 때 지역사회 감염이 0명이었음에도, 국민들의 경각심이 풀어지면서 확진자가 늘어나 큰 유행으로 번진 사실을 언급했다.

특히 이 교수는 유흥업소가 영업 재개를 한 것에 대해 우려하며 "유흥업소가 다시 영업을 할 (방역적) 준비가 충분히 됐는지 묻고 싶다"라며 "안전하게 영업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를 시키지 않고 열어 놓으면 예전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교수] "유흥업소, 방역수칙 위반시 강력 제재 필요"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는 21일 경남도청 앞과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는 21일 경남도청 앞과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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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 차원에서는 좀 빠른 조정이라고 본다"라면서도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고려한 결정을 했기 때문에 국민이 방역에 잘 동참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천 교수는 "비수도권 영업 시간 제한이 없으면 수도권 사람들이 이동을 하면서 풍선 효과가 일어날수도 있다"라며 "앞으로 봄이라서 활동이 늘어날 수 있는 부분도 염려된다"라고 밝혔다.

특히 천 교수는 유흥업소 집합금지를 해제한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유흥업소는 방역수칙 지키기가 상당히 어렵다. 춤추는 것과 자리이동을 금지했다고 하지만, 식당이나 카페와 달리 술을 먹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안 지키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무증상 감염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음료 마시듯 술을 마실 때도, 대화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방역수칙이 지켜져야 한다"라며 "특히 유흥업소에 가는 30~50대는 감염고리가 많은 집단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선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유흥업소의 방역수칙 위반에 있어서는 좀 더 강력한 행정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훈 교수] "지속가능한 방역 고민... 확진자 증가하면 빨리 올려야"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속가능한 방역'을 위해서는 현재 거리두기 조정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해서 일상적인 방역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은 잠시 규제를 풀어 놓으면서, 다가올 유행을 대비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정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 완화는 이미 결정된 조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은 확진자가 증가할 때 빨리 올리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꾸준히 4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고, 이를 최대한 백신 접종 이후로 늦추는 게 방역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수학적 모델링에 따라 정 교수가 예측한 4차 대유행의 정점은 3월 4일부터 4월 23일 사이다. 

한편 유흥업소 집합금지 해제에 대해 정 교수는 "영업제한은 보상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와 같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선 결국 열게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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