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손흥민 손흥민과 케인이 후반 38분 동점골을 합작하며 분전했지만 팀은 아쉽게 패했다.

▲ 케인-손흥민 손흥민과 케인이 후반 38분 동점골을 합작하며 분전했지만 팀은 아쉽게 패했다. ⓒ 토트넘 트위터 캡쳐

 
손흥민(토트넘)이 에버턴전에서 2도움을 포함, 4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을 펼치고도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토트넘은 11일(한국시간)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0-21 잉글랜드 FA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난타전 끝에 4-5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1990-91시즌 이후 30년 만에 FA컵 우승 도전이 물거품됐다.
 
손흥민, 정확한 크로스로 수차례 기회 창출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세 모리뉴 감독은 최전방에 손흥민을 포진시키고, 2선에 모우라-라멜라-베르흐베인이 받치도록 했다. 3선은 은돔벨레-호이비에르, 포백은 벤 데이비스-알더베이럴트-다빈손 산체스-도허티, 골문은 요리스가 지켰다.
 
에버턴도 같은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원톱은 칼버트 르윈, 2선은 히샬리송-시구드르손-이워비가 배치됐다. 3선은 톰 데이비스-두쿠레, 포백은 디뉴-미나-고드프리-킨, 골키퍼 장갑은 올센이 꼈다.
 
초반부터 두 팀은 맹렬한 기세로 맞대응했다. 패하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에 특성상 수비보단 공격에 무게중심을 높였다. 평소 수비 축구를 일삼은 토트넘이지만 이날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라멜라, 모우라의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한 토트넘은 전반 4분 선제골을 엮어냈다. 시발점은 손흥민이었다.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산체스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시즌 11호 도움.
 
손흥민의 몸놀림은 상당히 가벼웠다. 전반 13분 첫 번째 슈팅 시도에 이어 전반 27분에는 도허티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올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수세에 몰리던 에버턴은 전반 36분 칼버트 르윈의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든 이후 급격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2분 뒤에는 칼버트 르윈이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역전을 만들었다. 전반 43분에도 호이비에르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시구르드손이 성공시켜 점수차를 2골로 벌렸다.
 
토트넘은 재차 반격에 나섰다. 전반 45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손흥민이 침투패스를 넣어줬고, 라멜라의 슈팅이 골문으로 들어갔다. 앞선 장면에서 손흥민의 패스가 에버턴 수비수 미나를 맞고 굴절됨에 따라 공식 어시스트로 인정되지 않았다.
 
경기는 더욱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모리뉴 감독은 후반 초반 아껴둔 케인을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토트넘은 후반 12분 또 다시 세트피스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득점에 관여했다. 손흥민의 코너킥 크로스를 알더베이럴트가 헤더가 연결한 슛이 올센 골키퍼의 손에 걸렸지만, 흘러나온 공을 산체스가 밀어넣었다.
 
난타전 양상이 지속되는 흐름이었다. 에버턴은 후반 22분 히샬리송의 득점으로 재차 4-3으로 앞서나갔다. 이번에는 토트넘이 따라붙었다. 후반 38분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스텝 오버 개인기로 데이비스를 따돌린 뒤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케인이 헤더골로 매듭지었다. 시즌 12호도움이자 멀티 도움이었다.
 
결국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공방전 끝에 에버턴이 웃었다. 연장 전반 7분 베르나르드의 왼발슛이 골망에 꽂혔다. 손흥민은 120분을 풀타임 소화하며 분전했지만 토트넘은 전세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완전체' 손흥민, 커리어 한 시즌 최다 도움과 타이 기록
 
골만 없었을 뿐 손흥민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4골에 모두 관여할만큼 손흥민이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했다. 토트넘의 엉성한 수비력이 아위움을 남겼다. 에버턴에게 대량 실점을 내주며 손흥민의 활약상이 빛이 바랬다.
 
손흥민은 지난 7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6경기 연속 무득점에서 탈피하며, 지긋지긋한 골 가뭄에 종지부를 찍은 바 있다. 이날 에버턴전에서는 2도움을 올리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나갔다.
 
사실 손흥민은 올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엄청난 득점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가 이뤄지고 있다. 2선으로 케인이 내려오고, 손흥민이 수비 뒷 공간을 침투하는 토트넘의 플랜A가 상당 부분 간파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손흥민은 슈팅과 침투 대신 패스에도 많은 비중을 높이고 있다. 손흥민의 다양한 옵션은 상대 수비수들에게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다.
 
에버턴전에서 손흥민의 예리한 발 끝에서 많은 득점이 쏟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 3분 정확한 코너킥 패스에 의해 산체스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45분에는 비록 공식 도움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발에서 시작된 패스가 라멜라의 득점으로 연결됐으며, 후반 12분 산체스의 동점골도 앞서 손흥민의 정확한 코너킥으로부터 시작된 공격이었다. 후반 38분에는 손흥민-케인 듀오가 빛났다. 왼쪽에서 환상적인 택배 크로스가 케인의 머리에 정확하게 닿았다.
 
손흥민은 이날 120분 동안 2도움을 비롯해 기회 창출 7회(도움 2개+키패스 5개), 크로스 성공 5회, 88%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뿜어냈다. 기회창출 7회는 올 시즌 손흥민이 소화한 32경기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수 가운데 최고 평점인 9.2점을 부여했다. 양 팀을 통틀어도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1골 3도움을 기록한 에버턴의 시구드르손이 9.3점을 받았다.
 
넓은 시야, 순간 판단력, 패스 능력을 추가한 손흥민은 사실상 완전체로 거듭났다. 손흥민의 도움 능력이 향상된 것은 지난 시즌부터다. 2019-20시즌 리그 10도움, 모든 대회 통합 12도움은 자신의 커리어 한 시즌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2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과 동률을 이뤘다.
 
모든 대회 통합 32경기에서 17골 12도움을 기록 중인데, 골과 도움의 차이가 겨우 5개에 불과하다. 이는 골에만 특화된 공격수가 아님을 입증한 것과 다름없다. 손흥민이 진정한 월드클래스로 극찬받는 이유다. 
 
손흥민 역대 커리어 골-도움 기록

2010-11시즌 : 3골
2011-12시즌 : 5골 1도움
2012-13시즌 : 12골 2도움
2013-14시즌 : 12골 7도움
2014-15시즌 : 17골 3도움
2015-16시즌 : 8골 6도움
2016-17시즌 : 21골 7도움
2017-18시즌 : 18골 11도움
2018-19시즌 : 20골 9도움
2019-20시즌 : 18골 12도움
2020-21시즌 : 17골 12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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