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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친구로부터 '클럽하우스' 초대권을 문자로 받았다. 앱을 설치하고 가입하자 실행하기도 전에 각양각색 클럽하우스 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의 활동이 알림으로 전해졌다. 의정보고서를 읽어주는 국회의원, 음악 고민을 토로하는 음악가의 방을 거쳐 몇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수백 명이 모인 '성대모사 방'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어느새 새벽 세 시. A 씨는 오늘 오전 9시 예정된 유명 일간지 기자의 뉴스 브리핑을 듣기 위해 잠이 들었다.

클럽하우스 하느라 오늘도 밤샌다
 
오디오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2021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디오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2021년 화제를 모으고 있다.
ⓒ App Store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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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클럽하우스(Clubhouse)'가 화제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 전 구글 직원이었던 로언 세스와 사업가 폴 데이비슨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서비스지만 현재 기업 가치가 14억 달러로 추산될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클럽하우스는 6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주부터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폐쇄적인 가입 조건에 클럽하우스 초대권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 등장할 만큼 인기다. 스타트업 종사자, 개발자들 사이에서 처음 활용되다 현재는 출판자, 작가, 음악가, 정치인 등 다양한 사용자 층을 확보하며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인싸 앱', '클럽하우스 하느라 밤샜다'는 후기가 들린다.

오디오 기반 소통, 제한적인 참여에도 인기
 
클럽하우스는 간단한 소통과 사용 방법을 통해 6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간단한 소통과 사용 방법을 통해 6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William Kr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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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는 오디오 기반의 SNS 서비스다. 사용자들이 예술, 직업, 사회, 경제 등 다채로운 주제에 맞춰 자유롭게 방(Rooms)을 만들어 대화를 나눈다. 간단한 설정만 마치면 곧바로 소통할 수 있다. 구성은 방을 개설하고 발언권을 부여할 수 있는 모더레이터(Moderator), 모더레이터가 발언권을 부여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스피커(Speaker), 스피커를 팔로우하는 사람들, 스피커들의 말을 듣는 청중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중들은 '손들기'를 클릭하여 방 개설자에게 발언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사진, 영상은 물론 채팅도 지원하지 않는다. 의사 표현 장치도 없다.

독특한 점은 폐쇄성이다. 클럽하우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 기존 클럽하우스에 가입한 인원의 초대장을 받아야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1인당 초대할 수 있는 인원수에도 제한이 있다. 녹음이 불가능하며 오직 라이브 토크만 가능하다. 때문에 현재 전화 녹음이 불가능한 애플 iOS 생태계만 지원하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아직까지 사용할 수 없다. 베타 테스트 기간 천천히 규모를 넓혀나가는 모습이다.

이렇게 구축된 클럽하우스의 모습은 실시간 참여 라디오 방송, 열린 팟캐스트, 간이 콘퍼런스 등 다양하다. 사회 각 계층의 유명 인사들의 참여가 화제를 모으기도 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의 장으로도 기능한다. 셀러브리티들을 팔로우하고 인맥을 넓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1일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최근 게임스톱, 비트코인 등 다양한 경제 화두에 대해 미국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의 공동창업주 블래드 테네브에게 게임스톱 주식거래 중단 관련 설전을 벌인 공간이 바로 클럽하우스였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역시 2월 4일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자사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 2'를 홍보한 공간도 클럽하우스였다. 사회 유명인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클럽하우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증폭하고 있다.

다양한 커뮤니티 아우르는 '열린 앱'... 한국에서는? 
  
클럽하우스에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방을 만들고 불특정 다수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방을 만들고 불특정 다수 사용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 클럽하우스 앱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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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초창기 실리콘밸리 개발자들과 사업가들 위주로 사용되던 클럽하우스가 미국 내에서 다양한 인종이 활용하는 서비스로 확장된 것도 주목할 속성이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대 후반부터 인종 간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다양성을 강조했고 그 결과 블랙 커뮤니티, 아시안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유색인종 커뮤니티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 활용이, 백인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온라인 실리콘 밸리' 같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클럽하우스의 앱 아이콘을 장식하고 있는 인물은 흑인 뮤지션 보마니 엑스(Bomani X)로, 클럽하우스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피커들을 업데이트 때마다 아이콘에 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시기 클럽하우스는 부담스러운 영상과 건조한 텍스트 소통 사이 음성 기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가운데 클럽하우스의 '폐쇄적인 수다'가 어떤 형태로 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클럽하우스, #오디오콘텐츠, #SNS, #소셜미디어,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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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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