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는 신세계 그룹이 인수한 SK 와이번스(이하 와이번스)의 반등 여부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와이번스는 겨우내 구단 프런트 수뇌부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외국인 투수까지 물갈이하고 FA 최주환과 김상수를 영입했다. 새로운 모기업의 의욕적인 움직임도 순위 반등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올해 기대 요인 중 하나는 지난 2년간 부진이 길었던 좌타 거포 외야수 한동민의 부활이다. 2018년 한동민은 타율 0.284 41홈런 115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68로 처음으로 40홈런과 100타점을 돌파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4.05로 커리어하이였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는 각각 2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구단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섰다. 

하지만 2019년 한동민은 타율 0.265 12홈런 52타점 OPS 0.771 WAR 2.30에 그쳤다. 홈런과 타점이 각각 전년도의 1/3과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0년에는 타율 0.249 15홈런 31타점 OPS 0.872 WAR 1.40으로 반등에 실패했다. 인플레이 시 타율인 BABIP이 시즌 타율과 거의 차이가 없는 0.252로 운이 따르지 않은 측면도 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정규 시즌 144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3회에 걸친 부상자 명단 등재에다 1군 말소 기간을 합치면 무려 100일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 한동민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지난해 와이번스 타선은 타율 0.250으로 9위, 홈런 143개로 4위, OPS 0.712로 9위로 타율과 OPS가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팀 성적이 창단 이후 최악인 9위까지 처진 이유 중 하나가 타선의 침묵인데 한동민도 그에 일조하고 말았다. 

한동민의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지난 3년간 흥미로운 지점이 엿보인다.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던 2018년에는 '볼삼비'가 0.42에 불과해 좋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에는 0.56, 2020년에는 0.61로 '볼삼비'는 개선되었으나 타격 중요 지표들은 더욱 나빠졌다. 

2018년에는 삼진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 있게 타격에 임해 좋은 결과를 냈으나 2019년과 2020년에는 삼진을 줄이려 의식하다 외려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1989년생 한동민이 일반적인 에이징 커브와는 거리가 먼 만 30세와 31세 시즌에 큰 폭의 하락세를 드러낸 것은 의외다. 

최근 한동민은 개명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올 시즌부터는 새로운 이름으로 뛰게 되는 것이다. 등번호도 지난해까지의 62번에서 '국민 우익수' 이진영 타격 코치의 현역 시절의 등번호 35번으로 바꿨다. 
   
와이번스는 3월부터 신세계의 새로운 구단명-팀명을 사용하고 선수단은 새 유니폼을 착용하게 된다. 한동민은 이름, 등번호, 그리고 유니폼까지 한꺼번에 바꾸며 심기일전을 노린다. 

와이번스는 선수 보강에 적극적인 겨울을 보냈으나 외야수의 영입은 없었다. 기존 자원의 분발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신세계 원년'을 맞이하는 올시즌, 거포 한동민이 부활해 팀을 다시 상위권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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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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