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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청 전경
 충남도청 전경
ⓒ 충남영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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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도지사 양승조) 내부토론방이 모처럼 치열하게 달아올랐다. 토론주제는 '양성평등'이었다.

지난 24일 오후 충청도청 내부토론방에는 "'도지사-여성공무원 소통 공감 토크 행사'가 불편하다"는 내용의 글이 처음 올라왔다. 이 토론방은 충남도청 본청 직원들이 이용하는 인트라넷 상에 있다. 

게시자는 "여성을 일방적인 피해자로 취급하고 뭔가를 개선해 주어야 할 개선대상으로 삼는 것 같다"며 "요즘은 양성평등 의식 많이 개선되고 육아, 가사 등을 분담해 남성 공무원도 불편하고 어려운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사를) 할 거면 남성 공무원도 같이 하던지 아니면 여성공무원만 따로 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충남도지사-여성공무원 토크 행사 '공방'

글이 게시되자마자 찬반 의견이 줄을 이었다. 

다음날 25일 오전 충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 여성정책팀은 토론방 댓글을 통해 답변을 올렸다. 여성정책팀 관계자는 "이번 토크는 일, 가사, 육아 등과 공직 생활을 병행하며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을 공유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자리"라며 "2019년 국가성평등지수는 73.6점으로 매년 상승 추세이지만 충남도는 8년 연속 전국 16개 시도 중 14위 수준으로 성 평등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성정책팀의 답변에도 토론방 열기는 식지 않았다.

한 직원은 "언제까지 여성우대 해야 하냐"며 "여성가족정책관실도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9년 대한민국 남녀 인구수 비율을 보면 여성이 50.1%로 더 많고 충남도청 내 공무원 수도 여성이 거의 50% 이상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자 또 다른 한 직원이 "그럼 도청 내 국장 이상 여성 간부 비율은 몇 퍼센트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력 개발을 하고 싶어도 임신출산육아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휴직해야 하고 늘 승진에 뒤처졌던 지난 여성 공무원의 삶은 보이지 않냐"며 "여성은 피해자였고 뭔가 개선해 줘야 할 대상이 맞다"며 "이제 겨우 바로잡으려고 하는 건데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시냐"고 반문했다.

다른 토론자도 "육아에 참여하고 육아휴직까지 하는 남성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여성이 육아와 가사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아기 둘을 낳고 오니, 아기 1명당 1년씩 육아휴직 했을 뿐인데 업무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갈 길이 멀기에 역차별을 운운하는 건 정말 마음이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토론자는 "지금 도청 간부 중에 간부에 남자가 많은 건 30년간 근무하신 분이 여성보다 남성이 많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여성 공무원이 많은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여성 간부가 많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때는 양성평등이라며 남성 간부 비율을 할당할지 모르겠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자 다른 토론자가 나서 "여성이라서 살기 힘든 부분도 있고, 인간이라서 살기 힘들기도 하다"며 "여성들을 우대하자는 게 아니라 그냥 평등하길 원하는 것"이라며 "성차별이 존재하는 걸 인정하지 않는 건 너무 비겁하다"고 맞받았다.

또 다른 토론자는 "보이지 않는 성차별과 억압이 있다"며 "대학 시절에 동아리 대표 부대표를 뽑으며 남자가 대표, 여자가 부대표일 때 그림(?)이 좋다는 식의 선배들의 코멘트, 상견례 자리에서 우리 딸이 밥을 할 줄 몰라서 걱정이라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던 아버지, 애는 어떡하고 나왔냐는 주변 팀장님들의 걱정…. 등등 셀 수 없다"라며 "여성이 아직도 남성의 보조 역할, 섬기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는 인식과 압력이 작용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평등 가장한 여성 우대" vs. "차별로 받은 혜택"

토론은 이어졌다.

한 게시자는 "남성도 육아, 가사와 공직생활을 병행해 힘든 건 남녀가 똑같고 여성만 이런 자리를 마련할 게 아닌 것 같다"라며 의견을 게시했다. 이 밖에 "남성들도 평등 요구하는 여성들에게 불만 없다, 평등을 가장한 여성우대를 외치니 불만이 있는 것", "여성가족정책관 부서명을 바꿔야 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부모 세대의 차별로 받은 혜택이 줄어들까 봐 무서우냐", "주관부서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에 더욱 신경 써 줘야 할 것 같다", "육아, 가사는 시대가 바뀌어서 하는 수 없이 분담하게 된 게 아니라, 원래 가족이 함께하는 일"이라는 반론이 올라왔다.

한 토론자는 "여성 공무원도 인원 할당해 강제참석하라고 할 텐데 소통 공감 토크 참석하기 싫다"라며 "다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근무시간 빼앗기고 야근해야 할 거 같은 느낌"이라는 의견을 남기도 했다.

한 직원은 찬반 의견을 떠나 "모처럼 토론방이 활발하다"고 반겼다.

충남도는 내달 22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본청 대회의실에서 '도지사-여성 공무원 소통 공감 토크' 행사를  본청 대회의실에서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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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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