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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다감'이 작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손녀가 키우는 물고기 '누리'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도움을 청했다. '다감'으로 지으면 어떠냐고 했더니 대 만족이다. 멀리 미국 텍사스에 있는 손녀가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
 
어항 속 물고기
 어항 속 물고기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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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애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다. '치와와' 종이었던 것 같다. 조그맣고 눈자위가 거멓고, 털이 잔잔하게 윤이 나던 앙증맞은 그런 강아지였다. 이름은 다롱이. 어머니가 지은 이름이다. 목에 방울을 달았다고 해서 다롱이. 다롱다롱 다롱이...

온 식구가 다롱이에게 정이 들었다. 아이들, 아내, 어머니까지 다롱이만 찾았다. 꼬리를 흔들고 반기는 다롱이... 학교 다녀오면 다롱이가 무사한가. 아프지는 않는가. 다롱이만 살폈다.

비 오는 어느 날, 다롱이가 잠깐 외출했다가 지나가던 차에 사고가 나고 말았다. 작은 애는 다롱이를 안고 동물 병원으로 달렸다. 하지만 숨이 멎은 뒤였다. 울고불고 하던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뒷산에 고이 묻어 주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뒤로 동물에게 정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아내나 애들이 동물을 키우려고 하면 한사코 반대다. 정이 들면 떼기 쉽지 않은 것이 이유다. 사고를 당하면 안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동물이나 물고기 등을 키우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을 때다. 희망과 위안의 동기가 될 수도 있다. 나의 걱정은 지나친 기우가 아니었을까.

비대면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신경이 쓰인다. 작은 애가 집에만 있는 손녀에게 애완용 물고기를 선물한 모양이다. 손녀는 어항 이름을 'Lynn's aquarium'로 지었다. 세 친구들이 들어왔다. 기린, 누리, 난주다.

"기린과 난주는 베프 사이에요."

손녀는 물고기가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모습에 푹 빠진 모양이다. 먹이도 주고 물갈이도 해주면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기린과 난주가 같이 붙어 다니는 것을 보니 베프 사이라는 것이다. 하긴 산란기가 되면 수컷이 암컷을 따라다니며 유혹한다는데...

그런데 기린이 죽고 말았다. 손녀는 단짝인 난주가 걱정이 된 모양이다. 새로운 친구 다정이를 입양하고 누리 이름도 다감으로 고치고 환경을 바꿔 줬다. 비대면 시대를 극복하는 지혜를 스스로 터득한 듯하다. 아픔을 느끼고 더욱 단단해지면서 성장해 간다.

태그:#코로나19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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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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