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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단비어린이 펴냄) 시리즈 중 1, 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같은 주인공을 두고 다섯 명의 작가가 릴레이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국내 최초 기획의 추리 동화 시리즈라고 하는데요. 어느 날, 벼락을 맞고 귀신 보는 능력을 갖게 된 '콩'에게 각 편마다 다른 귀신들이 찾아와 펼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지난 22일 홍대입구 경의선 책거리에서 총 5권 중 먼저 나온 1, 2권을 쓴 임근희, 김해우 작가를 만났습니다.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1' : 나에게 말해 줘!, 임근희(지은이), 한상언 (그림)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1" : 나에게 말해 줘!, 임근희(지은이),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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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주인공으로 다섯 명의 작가가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보통 여러 명의 작가가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앤솔러지 형태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릴레이 방식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나요? 이번 시리즈를 쓴 다섯 명의 작가가 함께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해우 : "예전에 평소 친분이 있던 작가들이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같이 동화를 써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처음엔 다섯 명이 머리를 맞대고 추리 호러 동화 한 권을 쓰고, 결과가 좋으면 시리즈로 후속작을 쓸 생각이었죠. 그런데 각자 쓰는 방식과 문체 등이 다르다 보니 쉽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같은 주인공으로 각각 한 권씩 따로 쓰기로 했어요. 다섯 권에 공통으로 나올 캐릭터를 정하고, 귀신과 추리라는 기본 콘셉트를 잡은 뒤에, 다섯 작가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썼어요. 그랬더니 나름 괜찮은 작품이 나왔고, 다행히 <단비어린이>의 모계영 대표님을 만나서 시리즈로 출간하게 됐답니다."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시리즈 1권을 쓴 임근희 작가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시리즈 1권을 쓴 임근희 작가
ⓒ 유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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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근희 작가님은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을 담당하셨는데, 순서는 어떻게 정한 건지 또, 첫 번째라 부담되진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소년 귀신을 등장시켜 친구와의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썼는데요. 저는 스펙을 쌓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보이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꼬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지로 만든 상장 하나보다 진실한 우정이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으로도 읽히고요.
임근희 : "순서는 최종적으로 출판사 대표님이 정리해 주셨어요. 아무래도 제 작품에 독자들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 귀신이 등장하다 보니,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를 고려해 내리신 결론이 아닌가 생각해요. 1권이라, 제일 먼저 실물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선 좋았고 시리즈물이다 보니, 1권이 잘 돼야 다음 권들도 잘 견인할 수 있단 면에선 부담이 되긴 했죠. 다행히 1, 2권이 동시에 발간돼서 그 부담은 조금 덜었고요. 말씀하신 감상평에 대해선 제 의도보다 훨씬 풍성한 해석을 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저는 감성적으로 접근한 주제였는데 시의성 있게 더 의미를 보태주시니, 흐뭇하네요."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2 : 날 버리지 마!, 김해우(지은이), 한상언(그림)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2 : 날 버리지 마!, 김해우(지은이), 한상언(그림)
ⓒ 단비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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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우 작가님, 예전에 유전자 조작된 반려견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는 버려진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셨는데요. 동물 관련한 작품을 쓰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그리고 귀신이라고 하면 사람을 상상하게 되는데, 동물귀신을 등장시킨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 설정과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요?
김해우 : "일부러 동물과 관련된 얘기를 쓴 건 아니에요. 어쩌다 동물 귀신 얘기를 쓰게 됐는지는 좀 가물가물한데, 그즈음 한국 요괴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고 거기서 걸신을 만났어요. 유기동물에 대한 뉴스는 평소 자주 접하는 것이고요. 머릿속에서 걸신과 유기동물을 합체하다가 동물 귀신이 탄생하게 된 거죠.

'귀신'하면 보통 사람을 떠올리죠. 강아지 귀신을 등장시키면 색다른 느낌을 줄 것 같았어요. 다섯 권 중에 하나쯤은 동물 귀신이 나오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죠. 강아지니까 말투와 행동도 좀 다르게 설정했어요. 캐릭터가 잘 잡혀서 그런지, 의외로 이야기는 쉽게 써졌어요. 반려 동물에 관한 얘기라서, 자연스레 반려 동물에 대한 책임과 사랑이 주제가 됐고요. 저 같은 경우, 캐릭터 설정과 사건 구성에 공을 들이면서 재밌게 쓰려고 노력하다 보면, 주제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시리즈 2권을 쓴 김해우 작가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시리즈 2권을 쓴 김해우 작가
ⓒ 유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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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권을 각각 다른 작가가 쓰다 보니, 시리즈물로서 주인공을 포함해 공통으로 출연하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말투, 작품의 전반적인 톤 등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1권을 쓴 임근희 작가님이 문체를 정하신 건가요?
임근희 : "앞서 김해우 선생님이 잠깐 언급하셨는데, 저희가 <콩 시리즈>를 쓰기 전에 다섯 명이 붙어서 추리 호러 동화 한 권을 먼저 썼어요. 처음엔 호기롭게 덤벼들었다가 고생도 진짜 많이 했어요. 챕터를 나눠서 다섯 작가가 릴레이로 작품을 쓰고 그걸 또 다시 크로스해서 순서를 바꿔 수정하고 이런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어요. 뒷사람이 바통을 이어받으면 그 앞까지 써진 내용들의 톤이나 문체 등을 맞춰 수정하는 작업도 했고요.

마지막엔 다 같이 노트북 들고 모여 한 문장씩 읽어가며 더 디테일하게 문체 등을 통일시키기 위한 퇴고 작업을 하기도 했죠. 이런 이력이 있다 보니, 콩을 쓰면서 각 권에서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든지, 대략의 톤이나 문체를 맞추는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중간 중간 벗어난다 싶은 부분들에 대해선 당연히 서로 상의하며 맞춰 갔고요. 참, 저희 다섯 작가가 함께 쓴 그 한 편의 장편 동화도 아직 그 시기가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출간 예정이랍니다."

- 김해우 작가님, 여러 명의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쓴다는 건 정말 상상만으로도 힘든 작업 같습니다. 다른 작가와 시리즈를 함께 쓰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혼자 작업할 때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해우 : "캐릭터와 작품 콘셉트를 정하려면 회의를 많이 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되니까, 기존에 쓰던 관습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게 되죠. 혼자 쓸 때보다는 덜 외롭고 창작 과정이 재밌기도 했어요. 하지만 각자 개성과 쓰는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한 권을 같이 쓰는 건 비효율적이에요.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갑니다. 협업을 하고 싶다면 이번 시리즈처럼 캐릭터와 콘셉트만 통일하고 각자 한 권씩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이 경우에도 합평을 하는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해요. 또 시리즈를 출간해줄 출판사를 찾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자유롭게,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면 외로워도 힘들어도 혼자 쓰는 걸 권해요. 하지만, 다섯 작가가 안 뭉쳤다면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 출판사를 찾기 어려운 단점은 있지만, 흥미로운 작품 활동을 한다는 장점이 있군요. 마지막으로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시리즈를 읽고 있거나 혹은 앞으로 읽을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3, 4, 5권의 발간 일정도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임근희 : "저희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1, 2권을 이미 보신 독자라면 꾸벅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히 재밌게 보셨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어질 3, 4, 5권도 무척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준비돼 있으니까 계속 기대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3월 안에 발간될 마지막 5권에서는 왜 귀신들이 콩을 찾아오게 된 건지 깜짝 놀랄 사연이 밝혀지니까 1권부터 5권까지 쭈욱 정주행해 주세요.

또 아직 저희 시리즈를 모르는 분들이라면 임근희, 김해우, 전성현, 전경남, 김태호! 개성 있고 역량 있는 다섯 작가가 뭉쳐 자신 있게 내놓는 미스터리호러감동 시리즈물이니까 직접 읽고 확인해 주세요. 국내 최초 색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시리즈물! 궁금하지 않으세요? 퀴즈 풀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각 권에 나오는 퀴즈 푸는 맛도 쏠쏠하실 겁니다."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2 : 날 버리지 마!

김해우 (지은이), 한상언 (그림), 단비어린이(2021)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1 : 나에게 말해 줘!

임근희 (지은이), 한상언 (그림), 단비어린이(2021)


태그:#귀신보는추리탐정콩, #김해우 작가, #임근희 작가, #한상언 그림, #추리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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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 글을 쓰는 주말작가입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좋은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https://brunch.co.kr/@yoodluf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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