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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재는 딱딱한 껍질이 속살을 조여 올 때마다 낡은 껍질을 깨고 새로운 껍질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성장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에 우리는 날마다 속살을 조여 오는 일을 마주해야 한다. 누군가 말했듯 삶은 느닷없이 뒤통수를 맞는 일의 연속일지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죽기 전까지 스트레스와 함께해야 하는 숙명 속에서 살아간다.

 
스트레스를 스트렝스로 바꾸는 방법
▲ 아픔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 스트레스를 스트렝스로 바꾸는 방법
ⓒ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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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전문가 이서원 소장(한국분노관리연구소&이서원의 사람사이 대표)은 25년간 상담 현장에서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해냈다.

스트레스(stress)를 스트렝스(strength: 힘, 내구력, 강점 등의 의미)로 바꾸어 성장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인생 에이스ACE에게는 남다른 면이 있다. ACE에게는 ACE가 있다! 바로 Accept(수용), Choose(선택), Encourage(격려)이다.

우선 스트레스는 '감정'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는 버거운 일을 당하거나 앞으로 그런 일을 해야 할 때 생기는 부담감이 불편감, 짜증과 혼합되어 나타나는 감정이다.

감정은 현재의 마음 상태를 알려주는 '온도계'일 뿐 온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생각'이다. 따라서 새로운 시선과 관점으로 스트레스를 가져온 사건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스트렝스로 만드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딱딱한 방법론을 기대하며 이 책을 펴들었다가 나는 그만 울고, 웃고,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내 마음을 춤추게 한 ACE를 일부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나를 울컥거리게 한 A, Accept
 
"왜, 인간은 소명을 가지고 태어난다잖아. 거기에 부응해서 자기의 무언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하잖아. 그런 거 없어! 태어난 게 목적이야! 목적을 다 했어. 그럼 지금 살고 있는 우리의 시간은 뭐냐고? 신이 우리를 예뻐해서 윙크를 하면서 보내준 보너스 게임이야."... 사르트르와 신해철은 같은 이야기를 다른 표현으로 하고 있다. 신해철은 '태어난 것 자체가 목적이다. 어느 집에서 어느 부모를 만나든 그건 태어난 다음의 일이다. 일단 인생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나머지 죽을 때까지 삶은 보너스 게임으로 마음껏 즐기고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 19-20p
 
 
"왜 태어났니~?"로 시작하는 짓궂은 생일 축가를 들어본 경험이 있는가? 나는 그럴 때마다 정말 내가 왜 태어났을까 의문이 들었다.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뭐하나 특별나게 잘난 것도 없는 나에게 '왜'라는 말로 존재의 정당성을 따져 묻는 질문은 목에 들이댄 칼처럼 너무나 막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태어난 것 자체로 이미 목적을 달성했으니 나머지는 그냥 덤으로 즐겁게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는 잔뜩 긴장하고 살던 나에게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A, 수용(Accept)은 부정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 주의할 점은 적응하기 위해 수용하라는 것이지, 수용만 하기 위해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2. 나를 웃게 한 C, Choose
 
함께 산다는 것이 마음까지 함께한다는 보장을 해주지는 못한다...언제나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심각하게는 자살에서부터 작게는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든든하고 확실한 치료제가 된다...그렇다면 어떻게 곁지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내가 다가서면 된다. 그런데 지금부터가 아주 중요하다. 아무렇게나 다가서면 자칫 곁지기가 아니라 원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토커가 대표적인 예다. 스토커의 특징을 잘 생각해 보면 어떻게 다가서야 하는지 답이 금방 나온다. 스토커는 상대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기 생각대로 밀어붙인다. 상대가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가지는지 아무 관심이 없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관심이 없다. 그냥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것이 스토커다. 스토커는 우리에게 잘 다가서는 방법을 반대의 방법으로 알려주는 반면교사다. 그래서 잘 다가서는 법은 안티스토커 방법이다. 상대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다가서는 것이다. - 116-117p
 
 
C는 좋은 선택(Choose)을 말한다. 자신의 처지를 고려하여 스트레스의 해소와 해결에 필요한 자원을 차분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이 책은 몸, 마음, 관계를 위한 다양한 차원의 현명한 선택 방법을 알려준다. 스토커를 뒤집어 '안티스토커' 방법을 발견해낸 저자의 재기발랄한 지혜가 나를 웃게 했다.

3. 무릎을 탁 치게 만든 E, Encourage
 
누가 나에게 스트레스를 스트렝스로 바꾸는 방법을 한 가지만 이야기해 달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이 일 덕분에 나는 무언가 배운다'는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 ... 삶에서 나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에서도 배우겠다는 마음을 내면,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의 스승이 되어 나에게 다가선다. 좋은 일보다 더 강렬하게 더 많이 배우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이다. ... 지혜로운 사람은 좋은 일에서도 배우고 안 좋은 일에서도 배운다. 어리석은 사람은 좋은 일은 웃으며 흘려보내고 안 좋은 일은 화내면서 흘려보내 평생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 140-142p
 

선택 후에 마지막으로 에이스가 행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격려(Encourage)다. 자신을 신뢰하며 사랑하고 있음을 격려를 통해 스스로에게 기쁘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 일 덕분에 나는 무언가 배운다'는 마음가짐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마음의 여유와 용기를 주는 최고의 격려라는 것을 무릎을 탁 치며 깨닫게 되었다.

스트레스는 삶이라는 내 집에 수시로 찾아오는 '골치 아픈 손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어차피 이번에만 오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여러 모습으로 변장하고 평생 찾아올 단골손님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살려는 헛된 희망을 버리고, 그보다는 스트레스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러준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시선이 본바탕이 되어 읽는 내내 위로받는 것처럼 따스했다. 스트레스를 맞이하는 현명한 주인장이 되고 싶다면 <아픔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지은이 이서원은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 '이서원의 사람사이(www.saram42.kr)' 대표이다. 부부 및 부모 상담전문가로 26년간 활동해왔으며, 현재 서강대 신학대학원 겸임교수이자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감정식당>진행자, <힘들 땐 전화해>고정 패널이다. 공공기관과 휴먼서비스 기관에서 가족 관계 향상 및 분노 조절을 주제로 20년 넘게 강사로 활동해왔으며, 상처받고 고통 받는 시민들을 위한 치유상담모임 '붕대클럽'을 이끌고 있다. 감정을 요리해 위로하고 평화로운 삶으로 회복하게 하는 '감정식당'을 콘셉트로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말과 마음 사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나를 살리는 말들>이 있다.

아픔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 - 스트레스를 스트렝스로 바꾸는 방법

이서원 (지은이), 샘터사(2021)


태그:#이서원, #아픔에서더배우고성장한다, #스트레스, #감정식당, #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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