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21 18:39최종 업데이트 21.01.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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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로,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50여 국에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특히 여러 질환을 갖고 있거나 노령인 인구에서 중증의 증상으로 발전하고 사망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대부분의 나라는 노인층을 우선순위로 두고 접종을 시작했다. 물론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의료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기대보다 빠르게 개발된 백신들이 이미 여럿이라 계획대로 접종이 진행된다면 올해 말까지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보도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임상시험의 안정성과 별개로, 다양한 연령과 건강 상태를 가진 인구 전체가 백신 접종을 할 때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지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백신 관련 사망자들

최근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직후 사망한 사람들이 있다는 보도가 세계를 주목하게 했다. 1월 14일 자 ​노르웨이 일간지 <다그블라데트(dagbladet)>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1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노르웨이 의약청은 백신 관련 부작용에 대한 29건의 보고를 받았는데, 이 중 13건이 사망, 9건은 중증 부작용, 나머지 7건은 가벼운 부작용에 해당했다. 사망자 모두 요양원에 살던 쇠약하고 연령이 높은 환자들이었다. 모두 80세 이상이었고, 일부는 90세 이상이었다. 


의약청장 슈타이나 마츤(Steinar Madsen)은 ▲ 사망자들이 매우 쇠약하고 고령인 점 ▲ 개발된 백신들의 위험성이 낮은 점을 들어 특별히 약한 환자들을 제외하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백신 권고사항은 수정하기로 했다. 이미 심각한 병을 앓고 있거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는 백신 접종이 야기할지 모르는 위험에 비해 이익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의사의 개별 진단을 거쳐 접종하도록 했다. 또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백신 접종을 할 때의 장점과 위험을 설명하고 이들이 접종할지 말지 선택하도록 했다. 노르웨이 의약청은 동시에 사망한 13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사망 이유

노르웨이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관찰되는 사항을 주기적으로 종합해 발표해 왔다. 이번 백신 접종 이후 사망에 관해서도 13명의 사망자를 조사한 내용을 1월 19일 홈페이지에 노르웨이어와 영어로 발표했다. 내용은 이들의 사망과 백신의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공중보건연구소의 주임 의사 사라 빅스모엔 와틀(Sara Viksmoen Watle)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체를 봐야 합니다. 요양 시설 거주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의 증상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서 우선순위가 된 것이죠. 이들 중 대다수는 이미 다른 중증의 질환을 갖고 있거나 여생이 길지 않습니다. 요양 시설 거주자의 기대 수명은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노르웨이 요양 시설에서는 매주 약 3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이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것으로 볼 근거가 없는 만큼 노르웨이 의약청은 이것을 mRNA 백신에 의해 흔히 일어나는 반응인 고열, 구토감, 설사 등의 증상이 쇠약했던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다른 백신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의약청장 마츤은 이렇게 말했다.

"이 같이 백신 접종 후에 몸에 나타나는 흔한 증상들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위험하지 않고, 이는 다른 백신에서도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노인층에게는 이미 가지고 있는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놀랄 일도 아니고 우려할 일도 아닙니다. 이런 일은 드물게 일어나고, 이미 심각한 질병을 가지고 있는 매우 쇠약한 환자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화이자-바이오앤텍의 코로나19 백신 ⓒ 연합뉴스

 
노르웨이 당국은 접종 이후 사망한 사람들을 계속 조사하는 한편 백신 접종을 계속해왔다. 1월 18일 기준 총 4만 8680명이 접종을 마쳤다. 노르웨이의 요양 시설에는 대략 4만여 명의 거주자들이 있으며, 이들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원하는 사람들은 조만간 모두 접종할 수 있을 거라고 노르웨이 당국은 말한다.

1월 20일 기준 전 세계 50여 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누적 숫자는 5200만 명에 달한다(ourworldindata.org). 현재까지는 예상 밖의 부작용이나 통계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망률의 증가와 같은 것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백신 접종이 한창인 독일의 경우 총 61만 회 이상의 접종이 이루어졌는데, 이 중 325개 사례에서 불쾌한 수준의 반응이, 51개 사례에서 이보다 심각한 수준의 반응이 보고됐다고 1월 15일 자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이 전했다. 심각한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10만 명 당 8명꼴이었던 셈이다.

영구적 손상을 초래하는 수준의 부작용을 겪은 사람은 1명, 사망한 사람은 7명으로 보고되었다. 사망자들은 모두 79세에서 93세 사이로 일부 환자는 이미 심한 질병들을 앓고 있었던 만큼, 백신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지 않고 있다.

부작용 모니터링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입을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의료 관계자들과 일반인들 모두 백신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부작용을 온라인으로 제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정보원과 상관없이 모든 제보는 동일한 데이터베이스에 취합되고, 노르웨이 보건 당국이 모든 제보된 사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의약청은 이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유럽연합 의약청과 합동으로 확인 미상의 부작용이 있는지 모니터링한다. 다른 나라에서 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모니터링도 여기에 포함된다.

백신 안전성에 관한 논란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크게 우려할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의 스티븐 에반스(Stephen Evans) 약물 역학 교수는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백신이 개발되고 임상시험을 마친 것 역시 희망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백신들 사이에 부작용에 대한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연성이 보인다는 증거가 포착되면 조사해야 할 겁니다. 우리가 왜 서로 다른 백신이 필요할 거라고 말했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주는 거죠. 널리 사용하면서 쌓이는 관찰 결과를 통해 어떤 백신이 어떤 사람들에게 더 좋은지 알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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