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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18일 세종청사 앞에서 ‘보 해체 시기 확정’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18일 세종청사 앞에서 ‘보 해체 시기 확정’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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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월 18일 오후 7시20분]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8일 세종보와 죽산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 상시개방 등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물관리에 관한 우리나라 최고 의결기관인 위원회가 사실상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이 실패했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위원회는 보 해체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주민 등이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4대강 재자연화 공약' 이행을 위한 첫 삽을 뜰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보 해체 시기 등을 확정하고 공약 이행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가물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충남도립대 허재영 총장)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18일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시의 환경부 회의장 등에서 3원 영상회의로 3차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의 젖줄인 4대강에 보가 설치된 이후 수질과 강의 생태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면서 "2017년부터 여러 보의 수문을 개방하여 수질과 생태계 변화 등을 면밀하게 관찰해 왔고, 그 결과 녹조가 줄어들고, 모래톱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4대강사업의 폐해를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정 총리는 "보에 가두어진 물을 이용하여 1년 내내 농작물을 재배하기도 하고, 배를 띄워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를 열고 있다"면서 "보 처리방안은 강의 자연성 회복과 주민들께서 원하시는 물 이용이 균형을 이루도록 결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회는 금강-영산강에 설치된 5개의 4대강 보 처리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의결했다.

"세종보는 해체하되, 시기는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 성과 및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하여 결정.
공주보는 부분 해체하되, 시기는 상시 개방하면서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하여 결정.
백제보는 상시 개방하되, 변화 관측 지속 및 물 이용 대책 마련.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되, 물 이용 장애가 없도록 개방 시기 설정 및 용수공급대책 추진.
죽산보는 해체하되, 시기는 자연성 회복이라는 장기적 안목과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공무원과 지역 정치인들의 외압으로 세종보 자연성회복안이 후퇴할 것을 우려하며,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 원안 확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공무원과 지역 정치인들의 외압으로 세종보 자연성회복안이 후퇴할 것을 우려하며,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 원안 확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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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등은 이날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4대강 보의 해체와 상시 개방이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보 해체 시기 등을 못 박지 못해서 결국 집권 4년차인 문재인 정부에서 16개의 4대강 보 중 한 개도 해체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실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은 이미 예고돼 왔다. 금강-영산강유역 물관리위원회는 작년 8월 금강 유역의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 영산강 유역의 죽산보 해체와 승촌보 상시개방의 의견을 정리해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는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019년 2월 22일에 발표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환경단체들은 금강유역 물관리위원회가 금강 보 처리 방안을 의결하면서 붙인 '단서 조항'을 우려했었다. 세종보 해체의 경우 '시기는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 성과 및 지역 여건 등 고려', 공주보 부분해체의 경우 '시기는 상시 개방하면서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하여'라는 단서조항이 붙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런 독소조항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보 처리방안이 결정돼도 금강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이번 회의 때 금강 보 처리 방안을 심의의결하면서 이 단서 조항을 뗄 것을 주문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세종보를 철거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목적에 부합한다"면서 "구체적인 내용도 기한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채 급하게 진행되는 선도사업은 세종보 해체를 미루기 위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었다.

이들은 금강유역물관리위가 올린 '지역 여건' 등의 단서조항에 대해서도 "수년에 걸친 모니터링 데이터를 축적했고, 무엇보다 세종보와 공주보 상시개방으로 드러난 자연성 회복은 보 해체의 당위를 마련했고 수차례에 걸친 지역주민 의견 수렴과 국민의식조사도 마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까지도 환경단체들은 총리 공관과 국가물관리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보 해체 시기를 정할 것을 압박해왔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도 1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보 해체 시기 관련 독소조항 삭제하고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 확정하라"면서 "금강과 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 시기 명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물관리위원회는 해체 또는 부분 해체 등의 시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주민 등이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했다"면서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역주민・지자체・전문가·시민단체·관계부처 등과 협의하여 해체 또는 부분해체 시기를 정하고 향후 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또 "환경부는 관계부처‧기관과 협의하여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 검토과정에서 제안된 물 이용 대책, 수질‧수생태 관측, 지역관광 및 주변 상권 활성화 관련 대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강유역환경회의는 이날 발표한 '국가물관리위원회,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확정발표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통해 "2018년 8월,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환경부 '4대강자연성회복을위한조사평가단'을 설치하였고, 당시 청와대는 환경부가 4대강 16개 보 처리 방안을 제시하고, 향후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하겠다고 공언한 지 2년 5개월 만에 공을 또 다시 유역 주민들에게 떠남겼다"고 성토했다.

금강유역환경회의는 또 "지역관광 및 주변 상권 활성화 관련 대책 등을 환경부가 전면에 서서 관계부처‧기관과 협의하여 추진한다면 본격적인 강 개발 부서로 전락될 수도 있다"면서 "2년 넘게 태업 끝에 보 처리 확정을 도돌이표로 만든 국무총리와 환경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하나. 보 해체 시기 결정을 위한 민관 공동위원회 구성에 착수하라.
하나. 금강 보 처리 시기 관련 독소조항 삭제하고, 검증 지표 수립하여 명시하라.
하나. 세종 구간 선도사업 기만이다, 계획수립 중단하고 관계기관 업무협약 해지하라."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도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인데, 그동안 4대강재자연화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의사결정 노력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보면 MB정권 시절에 4대강사업에 저항했던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지난 2019년 2월에 금강-영산강 보처리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던 홍 원장은 "남은 1년의 임기 동안에라도 최소한 4대강 16개 보 중 세종보 한개라도 해체하기를 바란다"면서 "해체비용도 3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기에 예비타당성조사에도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늦게나마 보 해체를 확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구체적인 해체 시기를 정하지 않아 '선언'에 그치는 게 아닐지 우려스럽다"면서 "4대강재자연화 공약을 내건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에 한 개 보라도 해체하기 위해 환경부는 빠르게 철거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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