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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겨울철엔 빨래 널기가 참 어렵다. 한낮의 기온이 두 자릿수 영하를 유지하니 베란다에 널 수도 없다. 그렇다고 거실에서 말리면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더군다나 빨래의 세제 성분이 실내 공기에 섞여서 그걸 마시게 되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 하지만 어찌하랴. 실내에서 말리는 수밖에.

요 며칠 아내가 TV 홈쇼핑을 보다가 솔깃솔깃 하고는 중대 발표를 했다.

"아자~ 아~ 까짓거 빨래 건조기 하나 들여놓읍시다."
"집도 좁은데 굳이 그걸 살 필요가 있을까? 놓을 데나 있어?"


이미 뒷 베란다에는 세탁기와 김치 냉장고가 자리 잡고 있었다. 거실에 놓을 수도 없고. 딸아이 방을 하나 희생할 수도 없고. 좋은 방법이 없을까? 27평 아파트가 얼마나 여유가 있겠는가. 결국 앞 베란다로 위치를 정했다.

토요일 오전, 드디어 건조기가 도착했다. 아내는 열렬히 환영했다. 빨래를 넣고 표준 건조에 맞췄다. 우~웅 돌아가는 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3시간 후. '짜잔' 건조기에서 한아름 꺼낸 빨래는 포근함이 느껴졌다.

네 식구가 둘러앉아서 빨래를 개다가 ' 이야~ 우와~'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 그렇구나.  뽀송뽀송 하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수건이 정말 부드러웠다. 건조기의 물통을 꺼내자 가득 물이 차 있었다. 빨래에서 저렇게 많은 양의 물이 나오다니. 먼지 필터를 열었다. 세상에나. 먼지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니까 잘 마르지 않았던 거구나. 그래서 빨래가 푸석푸석했구나. 빠른 건조도 만족했지만 건조대에 너는 과정을 생략하니 편했다. 몇 시간 전에 빨아서 바로 입을 수 있으니 신기했다.

"돈이 좋긴 좋네.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했을까?"

주위에서 써본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하는 걸 직접 겪어보니 정말 그랬다. 그러나 일주일 동안의 행복이 근심으로 바뀌는 상황이 발생했다. 연일 계속된 모스크바보다 춥다는 영하의 날씨가 빨래 건조기를 얼려 버렸다.

빨래 건조기가 얼었다
 
 빨래 건조기가 얼었다면.... 방법이 있다.
 빨래 건조기가 얼었다면.... 방법이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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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있는 건조기에 자꾸 오류가 났다. 물 비움 메시지가 떠서 물통을 비웠는데도 조금 돌아가다가 멈추고 계속 물을 비우라고 나왔다.

'배수 확인. 물통 혹은 배수 호스를 확인하세요.'

'누수 상태를 확인 후 2~3분 후에 동작 버튼을 눌러 재동작 하세요.'

이게 무슨 날 벼락이란 말인가. 아니 구입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배수를 확인하고 누수인지를 살펴보라니' 상상조차 하지 않은 일이었다. 

"여보~ 사용 설명서 어디에 뒀지?"

읽어봤지만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5도 이하의 환경에서는 건조기 내부의 잔여 물이 얼수도 있다며 해결 가이드를 카톡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결빙은 제품 하자가 아니기 때문에 A/S기사님 방문 시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고도 했다.

스스로 해결. 자가진단. 원인. 해결 방법을 순서대로 읽어 내려갔다. 

'음. 그렇군. 이건 이해가 안 가네.'

읽어 봐도 모르겠다. 어쩌지. 네이버에 폭풍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나와 똑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블로그에서 해결 방법을 찾았다. 알기 쉽게 설명이 있었다. 

건조기의 배수는 두 가지 방법이다. 첫째는 세탁기와 똑같이 호스를 사용하기. 둘째는 물통으로 물이 빠지는 것. 호스를 사용하는 경우, 호스에 남은 물이 있나 확인한 후 분리해서 따뜻한 물에 녹여준다. 물통을 사용하는 경우, 물통을 빼낸 후 그 공간에 뜨거운 물을 400ml 정도 부어준 후 1시간 정도 기다린다. 

나는 두 번째 방법으로 했다. 알고 보니 간단했다. 건조기 내부를 해동시켜주면 되는 거였다. 배수되지 않은 잔여 물이 얼어서 펌프가 작동을 하지 않았다. 동작 버튼을 누르고 조금 있자  '따다닥'  얼음 깨지는 소리가 났다. 잠시 후 물통으로 물이 고이는 소리가 들렸다. 

'휴우~ 이제 됐구나.'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다.

'잘 돌아갑니다. 미션 해결됐습니다.'

만일 물통으로 배수하는 빨래 건조기가 얼었다면 내가 했던 방법으로 해보시길 바란다. 

"날씨가 추우면 또 얼 텐데 어떻게 할까? "
"모시고 살아아죠. "
"방이나 거실로 데려올까? "


우리는 그분께 다시는 추위에 떨지 마시고 얼지 말아 달라며 두툼하고 푹신푹신한 이불을 덮어 줬다. 결혼할 때 장모님이 사주신 이불이란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 동시 송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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