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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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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가정통신문 한 장으로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뒤로 다시 교문이 닫혔으니,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조차 가물가물하다. 교사에게 방학 전과 후가 다른 점이 있다면, 원격수업 영상을 탑재하고 출결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뿐이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테다. 제때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켜서 수업 영상을 클릭하는 번거로움만 사라졌을 뿐, 방학했다고 일상이 달라질 건 딱히 없다. 지난해는 집과 학교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교사와 친구의 역할을 대신했다.

이번 방학은 특히 교사에게 각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다음 해 수업을 위해 교재 연구나 교수법 관련 연수에 참여했던 여느 해와는 조건과 환경이 아예 다르다. 국어 교사도, 수학과 영어, 심지어 음악과 체육 교사도 자기 교과 공부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학교 안팎에서 내실 있는 원격수업을 준비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이름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 지금까지는 대개 수업 영상을 공용 플랫폼에 탑재한 다음 수강 여부를 확인하고, 담임교사가 결석한 아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업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식이었다.

제때 클릭만 하면 수강한 것이 된다.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며, 추후 지필고사 성적으로 유추해보는 방법뿐이다. 과제물 점검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직접 수행했는지조차 알기 힘들어, 수업을 위한 수업, 과제를 위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아무런 효과도 없는데 헛심만 쓰는 꼴이라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수업 영상의 내용이 부실한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수업이 사설 '인터넷 강의'처럼 재미있으면 보지 말라고 해도 찾아서 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냥 수업을 예능처럼 만들어달라는 요구다.

백 보 양보해서, 모든 수업이 예능이 되고 교사가 유튜버가 되면, 아이들이 원격수업에 집중하게 될까. 장담하건대, 그럴 가능성은 없다. 설령 잠시 관심을 끌 수 있을지언정, 얼마 못 가 더 자극적인 수업을 바라게 될 것이다. 요즘의 유튜브 방송처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대안으로 제시된 이유다. 적어도 수업 시간에 맞춰 접속해야 하고, 카메라 앞일지언정 교사와 눈을 마주쳐야 하므로,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는 분명 있다. 강의는 물론, 동시에 질문과 답변도 가능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기본값' 될 것

이번 방학 중 교사 대상 연수는 죄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관련된 것으로 채워졌다. 다른 연수는 아예 관심 밖이다. 특성상 이론이 아닌 실습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대개 연수마다 대상 인원이 많아야 20명 안팎이다. 나이 든 교사일수록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플랫폼의 종류도 여럿이라, 한두 개 연수만 받는 교사는 드물다. 어떤 것이 자신이 담당하는 교과와 활용 방식에 더 적합한지 찾기 위해서라도 쇼핑하듯 두루 들여다보려는 것이다. 어떤 것을 활용하든, 올해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행하겠다는 건 교육부의 확고한 방침이다.

교육부는 모든 학교에서 실시간 화상 수업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방학 중에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도 교육청에서도 방학에 앞서 관내 모든 초중고와 함께 '모의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공용 플랫폼에 동시 접속해 속도와 끊김 여부 등을 사전 점검하는 절차다.

노트북 화면으로나마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반갑다. 고등학생 정도 되면, 수업하는 교사보다 플랫폼에 적응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서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며 화상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명석한 몇몇 아이들은 운영상 문제점과 보완책을 내놓기도 한다.

처음이라 그런지 도중에 이따금 화면이 멈추고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지만,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 반복 연습을 통해 활용법에 익숙해진다면, 작년처럼 영상을 미리 준비해 탑재하는 방식은 이내 사라질 것으로 본다. 교과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기본값'이 될 것이다.

수업 장비를 갖추기 위한 학교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모든 교실에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기를 설치하고, 수업용 태블릿 피시 등 각종 기자재를 서둘러 보급하고 있다. 기존의 노트북 한 대만으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비를 들여 수업용 기자재를 마련하는 교사도 적지 않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 피시에다 고성능 웹캠과 무선 마이크, 전자펜 등으로 '완전 무장'을 한 이들을 교무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어느새 교실의 칠판과 분필은 낯선 물건이 돼버렸다.

겨울방학이 지나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느닷없는 개학 연기로 우왕좌왕했던 작년 봄의 학교는 잊어라. 공용 플랫폼은커녕 호주머니 속 스마트폰조차 원격수업에 활용할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던 어리숙한 교사는 이제 없다. 더는 비대면 수업이 두렵지 않다.

젊은 교사들 사이에선 비대면 수업이 익숙하다는 말도 나온다.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로 여기고 유튜브에 길들어진 요즘 아이들에게 훨씬 더 효율적인 수업 방식이라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등하교에 허비하는 시간의 낭비까지 줄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아이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바다. 작년 가을 무렵까지만 해도 학교에 가고 싶다며 안달하던 아이들조차 이젠 원격수업이 더 좋다고 말한다. 등교하는 게 귀찮다는 거다. 지난 '모의 훈련' 때 화면에 비친 아이들의 옷차림만 봐도 알 수 있다. 잠옷 바람의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 물러난 학교를 미리 가볼 수 있었으면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방역을 위해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실시되는 26일 오후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방역을 위해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원격 수업이 실시된 지난해 11월 26일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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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순 없다고들 한다. 학교 교육도 예외일 리는 없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학교가 다르다면, 아마도 그건 비대면 수업의 보편화를 두고 하는 말일 테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사활을 건 이번 겨울방학이 변곡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몽니'를 부리는 교사들도 있다.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할 이 시간에, 비대면 수업은 시늉일 뿐 수업이 아니라며 버젓이 반기를 드는 모양새다. 그들은 그러잖아도 스마트폰 중독 위기에 직면한 아이들의 증세를 비대면 수업이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 단언한다.

심지어 다른 곳은 몰라도 학교만큼은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습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학창 시절 또래 친구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단체 생활 속에서 사회성을 함양할 때를 놓치는 건 코로나에 감염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뜻을 함께하는 교사들이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내한다면, 아이들의 등교가 마냥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강조한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학년별로 오전, 오후로 나누어 등교시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수업 시수와 시간을 줄이고 시간표를 조정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차꼬를 채워놓을 게 아니라면 집보다 학교가 차라리 안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고등학생 자녀조차 통제가 안 된다는 학부모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등교를 막는 건 집단 감염의 우려보다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사고 있다.

그러자면, 교사들의 고통 분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장 수업 부담이 늘어날 것이고, 퇴근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가족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참담한 고통을 떠올린다면, 그들 앞에서 차마 견뎌낸다는 표현조차 민망하다는 이도 있다.

그들의 주장과 선의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현실성이 없다고 여기는 교사가 아직은 대다수인 것 같다. 솔직히 나도 그렇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연수를 받으며 수긍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수업이 학교의 일상이 될 것이라는 강사의 오프닝 멘트.

그런데도 비대면 수업은 수업이 아니며,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교문을 열자는 주장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구글과 '줌'에 접속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는 현실이 학교 교육의 본령에 대해 자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물러난 뒤의 학교를 미리 가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연 교실의 칠판과 분필은 태블릿 피시와 전자펜 등에 밀려 사라지게 될까. 하긴 교문이 무시로 닫힌 탓이지만, 지난해 손에 분필을 쥐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이러다 교사도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도무지 비대면 수업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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