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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전남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투표 독려 이벤트 안내 게시글
 2020년 12월 전남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투표 독려 이벤트 안내 게시글
ⓒ 전남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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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월 13일 오전 9시 30분] 

2년 만에 부활해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전남대 총학생회가 탄핵 기로에 섰다. 11일 전남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총학생회 탄핵 관련 의견을 묻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총학생회 선거 당시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실시된 '경품 이벤트'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2월 전남대 총학생회(아래 전대총학) 선거가 2년 만에 투표율 50%를 넘기고 성사됐다. 전대총학은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할 경우 선거가 무산되는 구조로 지난 2년간 투표율 미달 등을 이유로 총학생회 구성에 실패해왔다.

투표율 미달로 또다시 선거가 무산될 것을 우려한 전남대 중앙운영위원회는 투표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추첨을 통해 'LG그램(노트북)', '아이패드' 등의 경품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벤트 진행에 힘입어 총학생회 투표율은 2년 만에 50%를 넘겼고, '바로' 선본의 임기안·한채영 후보가 각각 2021년도 전남대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다. 당시 선거 출마자 중 임기안 총학생회장 후보는 "경품 추첨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전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학생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경품 추천을 진행하기로 한 2020년 12월 5일, 경품 추첨을 다음 날인 6일로 연기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예정대로 6일 경품 추천이 진행됐으나 추첨 과정을 생중계한 방송 품질이 문제가 됐다. 송출된 화면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품질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추첨 코드가 삭제되는 등의 장면이 포착되어 논란이 불거졌다.

학생들의 분노는 당첨자 명단 공개 직후 터져나왔다. 2020년 당시 현직 전남대 중앙운영위원이자 자연대학 학생회장인 A씨가 경품('아이패드')에 당첨된 것이다. A씨가 경품 추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일부 학생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거세졌음에도 임기안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한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했다. 그는 그사이에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재학생을 고소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임기안 총학생회장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 코드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조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라며 "추후 제대로 된 논란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생들의 비판에 대해 한동안 침묵을 유지한 총학생회장이 그대로 임기를 수행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총학생회장 탄핵을 위한 연서명에 나섰다. 제안자는 탄핵 발의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지는 대로 학생총회를 소집할 것을 약속했다. 일부 학과에서는 총학생회장 탄핵과 관련된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의 원인이 총학생회 선거 구조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전남대 학생은 "기권표 없이 선거가 치러졌다"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남대 총학생회 선거에는 '기권표'가 존재하지 않았다. 총학생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함께 치러진 단과대학 선거에만 참여하고자 해도 총학생회 선거에 참여한 후 확인을 눌러야만 단과대학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해당 학생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야만 국회의원 선거권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며 "사실상 강제로 투표율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발의를 준비 중인 탄핵안에는 "주권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권표가 구현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 대한 회의록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라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지난 2019년도에 치러진 전대총학 선거 때에는 기권표 선택이 가능했다.

태그:#전남대 총학생회,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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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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