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도 화수분이 아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충분하게 보상해서 억울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너무 인색한 것 같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며, 여권을 중심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1차 때처럼 전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들이 나오자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보편과 선별을 이분법으로 구분하지 말자면서도 보편 지급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홍남기] "선별 지원이 바람직... 곳간만 지키려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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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며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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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재정에 집착해서 곳간만 지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 굉장히 일부만 보는 시각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10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전국민 지원보다는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계속 이야기했었다"라며 "(재난지원금) 지급이 불가피하다면 전국민 지원보다는 피해계층에 집중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국민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이 아니다. 괜찮다는 말씀이 아니다"라면서도 "정부의 재정도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한정된 재원이라면 그와 같이 피해계층에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것이 경제 전체적으로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입장에서, 또 경제를 위해서는 많으면 많은 돈을 전국민에게 나눠주면 효과는 극대화된다"라고 말한 뒤, "그러나 재원에 제약이 있다면,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극대화될까에 대한 판단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위기 겪으면서 소득이 나아진 분도 있다. 저희 같은 공무원처럼 임금에 변동이 없는 분들도 계시다"라며 "코로나 위기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계층과 소상공인같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계층을 똑같은 기준으로 전국민에게 주는 재원보다는, 똑같은 재원으로 주더라도 더 피해를 입은 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우리 경제 전체적으로 낫지 않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의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도 "아직 3차 지원금이 지급이 안 된 상황이고, 금년도에 558조원이라는, 9% 늘어난 소위 막대한 예산이 있다"라며 "이와 같은 예산이 아직 집행 출발단계이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논의하는 건 시기적으로 좀 이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방역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이번에 3차 지원금을 준 이후 피해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 경제가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 것인지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호의적 반응이 대체적으로 많은 데 대해서도 "재난지원금을 줄 때는 모두 적자국채로 충당해야 된다"라며 "적자국채에 대한 부담이 재정에도, 국가신용등급에도, 경제에도 영향 미치는 부분이 있다. 이와 같은 적자의 누적이 우리 미래세대들이 부담해야 할 채무"라고 꼬집었다. "전국민지원이냐 선별지원이냐에 대한 단순 질문이 아니라, 이런 걸 다 감안했을 때 '모든 국민에게 다 똑같이 드리는 것이 맞습니까?'라고 의견을 묻는다면 조금 더 다른 통계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결코 재정이 곳간만 지키려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이 작년도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여력을 발휘해서 지원을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우리나라, 전세계에서 보상 가장 적어... 과감하게 지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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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감한 재정 지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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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여름에 지원하기로 한 선별지원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지금도 선별하고 있다. 그게 현실이다."

반면, 지난 9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차, 5차(대유행)는 피할 길이 없다. 집단면역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사실 방법이 없다"라며 "파도는 점점 크게 올 것이다. 그때마다 사실 '견뎌라, 견뎌라' 할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과감하게 재정을 지출할 때가 됐다"라는 것.

이 지사는 "우리나라가 참고 인내하고 협조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전세계에서 가장 적게 했다"라며 "이제는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면서 인내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일반적인 원칙이 있다. 공동체 전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우리 공동체 전체가 해준다"라며 "국가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충분하게 보상해서 억울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국가재정이) 너무 인색한 것 같다"라고 정부의 현재 지원책이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특히 "모두가 피해를 입기 때문에 그 중 일부를 고르는 것이 쉽지가 않다"라며 선별지원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소득 기준으로 하위) '50%할 거냐, 70%할 거냐, 80%할 거냐' 할 때, '그러면 50.01%는 뭐냐?' 이래서 한참 시끄러웠다"라며 "언제나 경계선은 생길 수밖에 없고 거기서는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선별지원의 어려움도 꼬집었다.

이재명 지사는 "규제를 직접적으로 받는, 정부 정책의 필요 때문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정부가 입힌 대상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한다"라며 "이건 선별-보편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두 가지를 배타적으로 보지 말고, 필요한 곳은 그만큼 하고, 모두가 어려우니 모두에게도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소비를 전체적으로 증가시키는, 소비승수효과가 큰 쪽의 지원방식이 소득지원 효과 더하기 경제활성화 효과 두 가지가 동시에 있다"라며 보편지원의 장점도 언급했다.

그는 필요한 곳의 선별지원을 하면서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 형태에 대해서는 "정말로 어려운 사람을 골라내서 지원할 때, 지역화폐 형태로 줘서 '다 써라' 이렇게 할 수 없잖느냐"라고 말했다. 또 "전국민에게 줄 때 '석 달 안에 다 써라, 그것도 너희 동네에서 써라'라고 해야 그 동네 골목이 살잖느냐"라고도 말했다. 선별지원과 보편지원의 지급 형태를 다르게 가야 한다는 뉘앙스였다.

그는 일본이 지난해 1인당 10만엔씩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한 예를 들며 "통계적으로 아직까지 10%밖에 쓰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에 더 어려울 때 쓰려고 다 집에 갖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전국민에게 지원할 경우, 사용 시한을 정해둔 지역화폐가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