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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곧 있으면 코로나가 국내에서 확산된 지 1년이 된다는 마음에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여간 씁쓸하다.

2021년 새해가 씁쓸한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2011년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며 촛불을 든 지 딱 1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무려 10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변한 게 있다면 촛불을 들었던 대학생들만 달라졌다. 2011년 촛불을 들었던 1980년대 생에서 1990년대 생으로.
 
코로나 위기 속 등록금 인상안을 철회하라.
 코로나 위기 속 등록금 인상안을 철회하라.
ⓒ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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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대학가에 두 가지 소식이 들렸다. 첫 번째로는 서울대학교에서 등록금을 1.2% 인상한다는 발표였다. 서울대 측은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됐고, 등록금이 2009년부터 인하 또는 동결돼 재정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인상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코로나로 학교 공간도 사용하지 못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즉각 반발했고,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 극복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한국장학재단이 올해 학자금 금리를 지난 학기 1.85%에서 1.7%로 낮춘다는 것이었다. 0.15%를 낮춘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학생·학부모의 학자금 대출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서라고 밝히면서, 이로 인해 약 128만 명의 대학생에게 연간 약 85억 원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결코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서울대의 인상 안처럼 대학교가 등록금을 올려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보단 코로나 시국에 가중된 대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피해는 오로지 대학생의 몫
   
'학자금 금리 0%를 요구합니다'
 "학자금 금리 0%를 요구합니다"
ⓒ 청년정당 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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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청년정당인 미래당은 '코로나 빚 이제 그만, 학자금 금리 0%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발언에 나선 대학생 강현길씨는 "코로나로 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수업의 질이 떨어져 학생들이 등록금 환불을 요구했지만 정부도, 대학도 책임지지 않아 피해는 대학생들이 입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0년에 대학생 3천여 명이 등록금 환불 소송을 걸어 사회적 이슈가 됐으나, 당시 홍남기 부총리는 "대학 자율의 문제일 뿐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학 측 또한 "온라인 수업에 따른 환불 조치라는 규칙은 학교 내 없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이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지원사업'으로 4년제 대학 138곳, 전문대 99곳에 1000억 원을 투입했지만, 대학생들은 1인당 고작 10만 원(4년제 대학생 평균 지원금액)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4년제 대학교 평균 등록금이 672만 원을 감안하면 지원이라고 표현하기가 민망한 액수에 불과했다. 

코로나로 인한 긴급 대학생 지원책 마련해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학생 단체 회원들이 2020년 6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학생 단체 회원들이 2020년 6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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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선 한 달가량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당은 단축영업을 하고 있고, 카페는 테이크아웃 판매만 하고 있다. 식당과 카페는 대학생들이 많이들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자리였지만, 단축영업으로 인해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코로나로 인해 대학생들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대학생들의 가장 많은 소비 부분을 차지하는 등록금은 인상될 처지에 놓여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학자금 금리를 0%로 낮춰 모든 대학생에게 이자를 면제해주고,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이자 지원 제도' 예산을 대학생 수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취업성공패키지, 청년고용지원금 범위를 일시적으로 확대해 등록금을 벌기 위해 휴학한 휴학생,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대학생까지 넓히는 대학생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종 코로나 백신 소식이 들려오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면서 각계각층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고, 우리나라 정부도 유례없는 '재난지원금'을 두 차례 지급했고, 3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빚을 지는 것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사회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대학생은 모두 46만 명이며, 학자금 대출도 갚지 못하는 연체자는 5년 새 1.7배 증가했다. 정부가 대학생 지원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태그:#대학등록금, #반값등록금, #학자금이자, #한국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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