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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유조선의 나포 사유로 '반복적 환경 규제 위반'을 제시하면서 사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케미 나포와 관련해 선사인 디엠쉽핑 관계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접촉한 해역은 공해상"이라며 "환경 오염은 일으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한국케미가 공해상에서 나포 후 이란항으로 향하는 장면이 CCTV에 찍힌 모습. 오른쪽 동그라미는 혁명수비대 고속정 모습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유조선의 나포 사유로 "반복적 환경 규제 위반"을 제시하면서 사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케미 나포와 관련해 선사인 디엠쉽핑 관계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접촉한 해역은 공해상"이라며 "환경 오염은 일으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한국케미가 공해상에서 나포 후 이란항으로 향하는 장면이 CCTV에 찍힌 모습. 오른쪽 동그라미는 혁명수비대 고속정 모습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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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중동 해상에서 급보가 들어왔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4일 오후 페르시아만 입구인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한국 선적 유조선 '한국케미'를 나포한 것이다.

이 배에는 우리 국민 5명을 포함해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선원 등 모두 20명이 승선해 있어 우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외교부는 사건 직후부터 이란 당국 및 주한 이란 공관과 협의을 벌이고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우리나라와 이란과는 특별한 외교적 현안이나 갈등이 없는 가운데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이란측의 의도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그중 유력한 것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의 석유수출 대금이 한국의 은행에 장기간 묶여 있는 데 대한 '보복'이라든지, 바이든 미 행정부의 출범에 앞선 '기선제압용'이라는 것 등이다.

그러나 외교부는 일단 이번 사건이 한국에 대한 이란의 불만에 따른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기술적인 문제... 해양오염 고소 들어왔다"

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정확한 배경은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서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어떤 예단을 내리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어제 주한이란대사와 통화를 세 번 하고 오늘은 직접 초치해 만났다"며 "우리측의 강한 유감을 전달한 뒤 억류된 선박과 선원들을 조속히 풀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전하는 이란측의 나포 이유는 "완전히 기술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즉 해당 선박이 해양오염과 관련된 활동을 여러 번 했고 이란해양청으로 고소가 들어와 사법절차를 개시한 사건이니 오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나포된 '한국케미'호측은 해양오염과 관련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이미 양국 외교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공감했고, 오늘 중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도 한국대사와 이란 아태차관보 사이의 협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제재 피해 의약품 수출... 코로나 백신 구입 도와주기도
 
외교부 직원들이 5일 장관주재회의에서 호루무즈해협에서 이란혁명수비대에게 나포된 한국 유조선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외교부 직원들이 5일 장관주재회의에서 호루무즈해협에서 이란혁명수비대에게 나포된 한국 유조선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외교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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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이란 동결자산에 대한 '보복설'에 무게를 두지 않는 것은 대략 2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우리 정부가 최근 양국간 인도적 교육을 촉진하고 확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으며, 이것은 이란측도 인정하는 분위기란 것이다.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양국간 워킹그룹회의를 8차례 개최해 20여 건의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의 수출이 이뤄졌고, 이란측도 전세계에서 우리만이 의약품을 보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해 왔다는 것이다.

둘째, 코로나19 백신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이란이 백신을 확보하고 대금을 한국 원화로 납부하는 데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미 재무부와 협의해 특별승인을 받았다.

또한 지난 연말 국내 제약사가 생산한 독감 백신을 이란으로 보내는 데도 우리 정부의 역할이 컸다. 제재 대상인 화물기 항공사가 독감백신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미국측을 설득해줬기 때문이다.

이 당국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번주 일요일(10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최 차관의 방문 전에 억류 선원들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담당 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을 이란 현지에 급파해 이란 측과 해결을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아중동국과 해외안전관리기획관실 직원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태그:#이란, #유조선, #한국케미, #혁명수비대,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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