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이 됐다.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5시, '2020-2021 프리미어 리그' 17라운드 사우샘프턴과 리버풀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리버풀은 2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하며 사우샘프턴에 1-0 패했다.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은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최근 리그 12경기 무패를 달리며 1위(승점 33점)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월드 클래스' 반 다이크를 비롯해 조 마팁, 조 고메즈가 부상을 당하며 중앙 수비수가 전멸했다. 리버풀은 15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 무승부에 이어 뉴캐슬과도 비기며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승점 동률의 2위 맨유가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 '부상 병동' 리버풀은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하락세의 사우샘프턴을 만났다. 사우샘프턴 역시 베스테르고르, 레드몬드 등이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우샘프턴은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며 4경기 째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클롭 리버풀 감독은 전멸한 센터백 라인에 핸더슨과 파비뉴를 긴급 수혈했다. 최전방은 마네, 피르미누, 살라을 투입하며 4-3-3 포메이션으로 사우샘프턴 원정에 나섰다. 사우샘프턴은 월콧, 잉스를 최전방에 배치한 4-4-2 포메이션으로 리버풀을 상대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양 팀 공격수의 친정팀 상대로도 주목을 받았다. 리버풀의 경우 사우샘프턴에서 이적해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한 마네가 있었으며, 사우샘프턴은 리버풀에서 주전 경쟁을 밀리며 이적한 잉스가 있었다. 마네와 잉스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친정팀의 골문을 조준했다.
 
'대어' 리버풀을 낚은 사우샘프턴
 
득점은 매우 이른 시간 터졌다. 전반 2분, 사우샘프턴의 프리킥 상황 워드-프라우스의 크로스가 순간 침투하는 잉스를 향했다. 차단에 실패한 알렉산더 아놀드를 뒤로하고 볼을 받은 잉스가 침착히 슈팅을 성공시키며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세트피스 상황 집중력으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잉스였다.
 
이후 흐름은 리버풀이 가져갔다. 리버풀은 점유율과 함께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며 공격을 전개했지만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아놀드와 로버트슨의 크로스는 정확도가 떨어졌으며, 살라와 마네의 돌파 역시 사우샘프턴의 수비진에 수차례 차단됐다. 리버풀은 전반전 6개의 슈팅 중 한 차례도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하는 등 고전했다.
 
한편 사우샘프턴은 전반 29분 제네포의 부상으로 뜻밖의 악재가 발생했다. 나단 텔라를 투입한 사우샘프턴은 특유의 끈끈한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2선과 3선의 간격을 좁게 유지한 채 수비에 집중한 사우샘프턴은 효율적인 압박을 보여주며 리드를 지켜나갔다.
 
후반전도 마찬가지였다. 리버풀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지만 여전히 사우샘프턴의 수비진을 뚫진 못했다. 오히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압박을 가해 공격권을 따내는 사우샘프턴의 역습이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도 있었다. 리버풀은 샤키리, 밀너 등을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소득은 없었고, 결국 경기는 1-0 사우샘프턴의 승리로 끝났다.
 
'3경기 무승' 리버풀, 위기가 현실이 됐다
 
이날 패배로 리버풀은 2위 맨유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한 것은 물론 '3경기 무승'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반 다이크의 부상 이후에도 리그에서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던 리버풀은 13경기 만에 시즌 2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센터백들의 줄부상으로 불안했던 흐름이 결국 패배로 이어진 상황이다.
 
염려되는 것은 리버풀의 위기가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선수단 보강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이 '구멍'을 메우지 못한다면 향후 경기 경쟁력을 가져가기 힘들다. 한때 리버풀 전술의 핵심이었지만 최근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풀백 로버트슨과 아놀드에 대한 부담 역시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경기력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이른 시간 득점에 성공한 사우샘프턴이 끈적한 두 줄 수비와 효율적인 압박을 보여주는 사이 리버풀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음에도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로버트슨과 아놀드의 크로스는 정확도가 떨어졌으며, 중원 자원 역시 상대의 압박에 쉽사리 볼을 전진시키지 못했다. 이날 리버풀은 본래 본인의 강점인 측면에서 많은 공격을 시도했지만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고군분투한 마네가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함께 출전한 피르미누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측면 살라는 몸싸움에서 밀리며 수차례 소유권을 잃었다. 리버풀은 이날 17개의 슈팅 중 11개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상대 수비를 붕괴시킬 기습적인 슈팅이나 돌파 장면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날 리버풀의 공격은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리버풀은 다음 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맨유는 최근 리그 10경기 8승 2무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리버풀로선 매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리그 선두 자리를 놓고 벌일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리버풀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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