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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농무부(USDA)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9억 8천만 마리의 소가 사육되었고 평균 매일 80만 마리의 소가 도축된다. 이 글을 다 읽을 때 쯤 대략 5분 뒤면 약  2800 마리의 소가 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많은 소와 다른 동물들이 먹는 사료의 양은 전 세계 곡식 40%로 87억 명의 인간이 먹는 양과 맞먹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 77억 명 인구를 넘어가는 수치다.

또한 2002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연구에 따르면 가축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하며 모든 교통 수단에서 비롯되는 13%를 넘어선다. 2009년 FAO연구를 보완하여 연구된 월드워치에 따르면 다소 더 충격적인 51%라는 수치를 얻는다.

2014년 개봉된 <소에 관한 음모>는 미국 거대 육가공 기업의 로비가 어떻게 질병 연구 기관뿐만아니라 환경 단체까지도 소고기 섭취가 초래하는 부정적에 대한 의견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지 보여준다. 예로 당뇨병 예방 기관이 소고기 육가공 업체에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그의 홈페이지에 유엔, 미국 환경 보호청 등에서 제공하는 소고기 섭취에 따른 에너지 사용과 환경 파괴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인포그래픽을 제공하고 있다. 예로 햄버거 하나를 먹으면 한 사람이 두 달동안 쉬지 않고 목욕하는 물을 쓰는 것과 같으며 육가공, 유제품 생산에 쓰이는 물은 지구상 깨끗한 물의 3분의 1에 달한다. 지구 표면 45%를 가축이 차지하고 있으며 사막화가 된 토지 3분의 1이 가축에 의해 초래되었다.

1992년 출간된, 미국의 사회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과도한 육식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범일뿐만아니라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리프킨은 콜럼버스가 바하마 제도에서 처음으로 원주민을 잔인하게 학살한 인물이었고 동시에 미국에 첫 번째로 소를 소개한 인물로 기록한다.

그 후 16세기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유럽인은 원주민 학살뿐만아니라 유럽종인 보바인을 북미, 중남미에 데려오는데, 소를 키우는데 필요한 사료, 사료에 쓰일 곡식을 키우는데 뿌린 농약으로 수 많은 토종 야생동식물도 원주민과 함께 멸종한다.

1871년부터 1873년 미국 정부는 소 사육과 원주민 통제 효율을 높이기 위해 4백만 마리의 버팔로를 학살한다. 미국 역사학자 록산느 던바 오티즈의 <미국 원주민의 역사>에 따르면 학살된 전체 버팔로의 수는 8천만 마리에 이른다. 
 
기원 후 토지 사용 변화와 방목의 기하급수적 증가
 기원 후 토지 사용 변화와 방목의 기하급수적 증가
ⓒ Our World in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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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대학교 기반 'Our World In Data'의 위 표는 전 세계 토지 사용과 방목을 위해 쓰인 땅(초록색)의 급격한 증가를 보여준다. 방목에 쓰인 토지량의 증가 시점은 버팔로 학살이 시작된 19세기 말, 1878년 냉동 기술 개발로 처음으로 남미의 신선한 소고기를 프랑스로 운반할 수 있었던 시점과 나란히 한다.

식민주의와 육식 소비가 얽힌 불편한 관계는 초국적 기업의 그늘 아래 더 깊고 넓게 펴저왔다. 리프킨에 따르면, 1966년부터 1983년까지 <오퍼레이션 아마조니아>가 실행되는 동안 아마존 밀림 4만 제곱미터 혹은 전체 아마존 밀림 면적의 38%가 파괴되었고 대부분 소 사육에 활용되었다.

당시 세계 은행, 미국, 유럽, 일본의 다국적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했고 그 중 폭스바겐과 미쯔이가 있다. 그 와중 브라질 원주민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여 20세기 초 수백만명이던 원주민 인구가 1980년대 들어 20만명으로 줄었다.
 
1인당 제공되는 고기의 양으로 국가별 1인당 육식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
 1인당 제공되는 고기의 양으로 국가별 1인당 육식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
ⓒ Hannah Ritchie and Max 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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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표는 나라별 1인당 제공되는 고기 양으로 고기 섭취가 가장 많은 곳일수록 더욱 붉은 색을 띤다. 이 붉은 지역은 유럽을 포함하여 유럽인들이 원주민을 학살하고 몰아낸 후 정착한 지역(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중남미 등)임을 알 수 있다.

2021년 소띠의 해를 맞아 육식이란 문화는 제국주의의 산물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미래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일뿐아니라 원주민 학살, 농민의 가난(토지가 방목과 사료 곡식에 의해 쓰이기 때문에 사람이 먹는 곡식과 콩의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을 동반한다는 불편한 사실을 한 번 쯤 되짚어 보는 건 어떨까? 

태그:#신축년, #소고기, #제국주의, #콜럼버스, #원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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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평화학 연구를 했다. 주요관심분야는 농촌 문제, 유럽중심주의, 오리엔탈리즘, 탈식민주의, 언론, 환경문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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