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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잡숴봐~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끝이여. 맛있다니까~''

우리 집에는 그 흔한 전자레인지가 없다. 신혼 때부터 없었고, 앞으로는... 글쎄,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별문제 없이 20년을 살아왔으니까.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간편 식품들이 대형 냉장고에 즐비하다. 소시지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뭘 골라야 할지 고민이다. 우리는 어쩌다 한번 5개입 한 팩만 산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드세요. 5분이면 됩니다."

다양한 식품의 간편함이 '솔깃 솔깃' 유혹한다. 전자레인지가 없으니 그에 맞는 음식을 덜 사게 된다. 일 년 중 손에 꼽을 정도다. 막상 구입해도 적은 양을 사게 된다. 
 
전자레인지 없어도 지금까지 별문제 없이 20년을 살았다.
 전자레인지 없어도 지금까지 별문제 없이 20년을 살았다.
ⓒ envato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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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은 우리가 문명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적게 먹는다.

전자레인지가 주는 장점도 있을 거다. 하지만 '우웅~' 하며 울리는 소리와 마치 전자 빔이 나와 뭔가를 쏘는 듯한 느낌이 좋지 않다. 

지난 200여 년 동안 인류 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자동차는 자율주행차까지 이르렀고, 우주 탐사선은 태양계를 벗어났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인류 역사 중 세 가지 혁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지, 농업, 과학 혁명이다. 이 책에서 그는 인류의 발전으로 우리가 과연 얼마나 행복해졌는가를 묻는다.

나는 그가 말하는 혁명이 가져다준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가 잃은 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전구 발명 이전의 세상은 어땠을까.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자연의 흐름에 맞춰서 살았을 거다.

오늘날, 늦은 밤까지 깨어있는 삶은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휴식이 필요한 시간에 몸을 혹사시키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어떠한가. 미해양 대기청의 2015년 보고서에 의하면 일본 대지진 당시 약 450만 톤의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갔다. 쿠로시오 해류로 인해 모인 쓰레기가 섬을 이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이들 중 미세 플라스틱을 어류가 먹고 사람이 또다시 섭취하게 된다. 소리 없이 이미 우리 식탁에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빠! 왜 우리 집은 전자레인지가 없어?''

둘째 녀석이 묻는다.

"가영아, 편리하다고 해서 전부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란다. 우리 가족은 전자레인지가 없는 만큼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덜 먹지. 냉동식품은 기름진 음식이 대부분이야. 그리고 식품이 냉동될 때 영양소가 줄어든단다. 제일 좋은 방법은 엄마가 하는 것처럼 삶거나 생으로 먹는 거야.

무심코 함께 돌리는 플라스틱 용기에도 몸에 좋지 않은 물질이 나올 수 있어. 만약 전자레인지를 쓰게 된다면 전용 그릇을 써야만 해. 때로는 불편함이 현명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한단다."


딸아이는 '끄덕끄덕' 하지만 여전히 전자레인지가 우리 집에 있었으면 하는 눈치다. 마트에 왔다. 냉동식품 코너에 들어서자 만두, 치킨너겟, 동그랑 땡, 떡갈비가 손짓한다.

''한 번만 잡숴봐~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끝이여. 맛있다니까~''

오늘도 애써 돌아서며 외면한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 동시 송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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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속에서 행복을 찿아가는 가영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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