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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운동.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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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당시 나는 계단을 내려가다가 갑자기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잠시 그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에 무시했다.

하지만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나는 차례로 관절이 망가져갔다. 목 디스크, 어깨의 회전근개 파열, 발목 인대 손상, 허리 디스크 어디 하나 온전한 곳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기껏 삼십 대 초반의 나이에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억울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계속 화를 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좋든 싫든 평생 사용해야 할 내 몸이었고, 어떻게든 회복을 해야 했다.

운동을 시작했다

다른 일들에 밀려 운동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시작하길 몇 년간 반복했다. 그러다가 5년 전 큰 마음먹고 하루에 4~5시간씩 운동에 매달렸다. 체력은 바닥이었지만 죽기 살기로 했다.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운동하고 쓰러져서 자는 매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오전에 2~3시간, 오후에 2시간씩 매일 1년 반을 운동했다. 요가,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벨리댄스, 발레, 헬스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다. 관절이 이미 여러 군데 망가졌기 때문에 관절에 부담스럽지 않은 운동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플라잉요가를 하던 중 갈비뼈가 다쳤다. 가슴에 해먹이 조여져 있는 상태에서 무리한 동작을 시도했던 탓이다. 나을 때쯤 다시 교통사고가 났다. 그렇게 두어 번 갈비뼈에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 통증은 상당히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운동은 점차 나에게 멀어져 갔다.

홈트레이닝을 떠올리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미루길 여러 번. 더 이상 1년이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 탓만 할 수는 없었다. 동영상을 찾아 따라해 보려 시도했지만, 뭔가 막막했다. 유튜브를 거의 이용하지 않던 나로서는 더욱 답답했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듯이 찾아보면 되겠지 싶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수많은 영상들이 있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어떤 것을 선택을 해야 할지 풍요 속의 빈곤이랄까? 머리만 아팠다.

문득 예전부터 나에게 홈트를 추천해주었던 지인 생각이 났다. 동영상을 보면서 운동하면 좋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때는 왠지 내키지 않았었다. 안 그래도 하루 종일 컴퓨터를 보는데, 운동할 때까지 전자기기를 보면서 하기가 싫었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걷는 게 낫지 생각했지만, 날이 더워서 날이 추워서 비가 오니까 확진자가 많으니까 핑계가 쌓여 운동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그에게 연락을 했다.

"그때 알려주셨던 유튜브 채널이 뭐였죠?"

다행히 그는 다시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스트레칭을 위주로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단순한 스트레칭이었지만 오랜만에 해서인지 쉽지 않았다. 20여 분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시간은 엄청 길게 느껴졌다. 기껏 20분 동안 하는 스트레칭을 한 후, '더 이상 못해'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드러누웠다. 그래도 드디어 시작했다는 마음에 뿌듯했다.

그렇게 나에게 홈트가 왔다. 다음날은 스트레칭 강사의 다른 영상을 따라했다. 관련된 추천 영상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있었다. 오늘은 다른 강사의 운동을 따라 해볼까? 매일 새로운 강사를 만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우울한 날은 발랄한 강사의 목소리로 기분이 좋아졌고, 화가 난 날은 차분한 강사의 목소리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뭔가 쳐지는 날은 파이팅 넘치는 운동을 따라 하며 기분을 전환할 수 있었다.

나에게 맞는 홈트를 찾아가다

무릎이 유독 아픈 날에는 '무릎'이라는 검색어를 찾아보았다. '무릎'까지만 입력하면 '무릎 무리 안가는 유산소 운동', '무릎강화운동', '무릎스트레칭' 등 각종 연관 검색어가 주르륵 나온다. 그 중 나는 '무릎강화운동'을 선택했다. 트레이너, 물리치료사, 의사, 병원 등 다양한 곳에서 제공하는 무릎운동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운동 동영상을 하나둘 찾다보니, 유튜브를 접속하면 운동 관련된 동영상들이 쫙 펼쳐졌다. 그 중 '시니어 운동'이라는 영상이 있었다. 슬프게도 이미 내 관절은 시니어에 해당하니, 이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시니어 근력운동', '시니어 스트레칭', '시니어 홈트' 관련된 검색어도 찾아보았다.

두어 달 홈트를 하다 보니, 나름대로의 규칙도 생겼다. 어떤 영상을 선택하고 그 영상을 따라 하다가도, 아픈 관절에 무리가 주는 동작이 나오면 즉시 멈췄다. 강사가 힘든 동작을 할 때 나는 아픈 관절을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그 동작이 끝나고 다음 동작이 시작될 때 다시 따라했다. 연속해서 관절에 부담스러운 동작이 나올 때는 아예 다른 영상을 택했다. 그러다보니 어떤 날은 영상을 4~5개 띄워놓을 때도 있었다. 

운동을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막상 시작해보면 욕심이 생긴다. 운동 자체에 대한 욕심도 있고, 그 운동을 통해 건강해지려는 욕심도 있다. 강사가 하는 동작을 나도 시도해서 해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도 운동을 하면서 얻는 기쁨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몸 상태가 안 좋을수록 그 수위 조절을 잘 해야 한다.
특정 동작을 성공한 기쁨은 잠시이고, 일단 무리를 하고 나면 한동안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매일 운동을 하다가 다치면, 마음이 급해진다. 완전히 나을 때까지는 적어도 그 부위에 무리가 되는 운동은 그만해야 하는데, 조금 나으면 괜찮겠지 싶어 다시 운동을 시작한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면 그 부위는 아예 영영 아프게 된다. 

나 홀로 홈트를 하면서도 운동에 대한 욕심이 없진 않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여러 사람들과 운동을 할 때와 같은 압박감은 덜하다. 

"선생님, 제가 갈비뼈를 다쳐서요. 이 동작은 못해요"라고 말을 하지만 강사가 다음날 깜빡 잊고 "왜 동작 안하고 있나요?"라고 물어볼 때가 있다. 소심한 성격상, 한두 번도 아니고 매 수업시간마다 이야기하기도 좀 그랬다. 

어떨 때는 강사가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여러 사람이 같은 동작을 할 때 나만 멀뚱멀뚱 있기가 왠지 민망해서 비슷하게라도 따라 하려다가 다친 부위에 부담이 갈 때도 있었다.

영상을 보면서 혼자 따라 하는 홈트는 자칫 지루하고 꾸준히 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무리하지 않고 내 상태에 맞게 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관절염 환자들은 근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욱 운동을 많이 해야 하지만, 통증 때문에 제약이 많아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나에게 맞는 홈트를 찾아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시도해보자. 코로나 시대를 건강하고 현명하게 보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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