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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마흔두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이 공감과 소통 자치1번지 광주시 서구 금호1동 주민자치회에 들어섰습니다.
 12월 24일 마흔두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이 공감과 소통 자치1번지 광주시 서구 금호1동 주민자치회에 들어섰습니다.
ⓒ 금호1동 주민자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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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광주시 서구 금호1동 주민자치회에 마흔두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이 들어섰습니다. 동 단위 주민자치회에 꼬마평화도서관이 들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평화 살림 밑절미가 튼튼한 빛고을에 광주과학기술진흥원과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그리고 선운중학교에 이어 네 번째로 들어선 꼬마평화도서관입니다. 관장은 주민자치회 박태순 회장이 맡았습니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울 때라 서둘러 마친 개관식에는 서대석 서구청장과 주민자치회 박태순 회장, 김성희 금호1동 행정복지센터장이 함께했습니다.

쉼터를 만들어주실 거죠? 
 
왼쪽부터 박태순 주민자치회장, 서대석 광주시 서구청장, 김성희 금호1동행정복지센터장
▲ 서구 1호점 꼬마평화도서관 개관 왼쪽부터 박태순 주민자치회장, 서대석 광주시 서구청장, 김성희 금호1동행정복지센터장
ⓒ 금호1동주민자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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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강물처럼!"

개관행사에서 서대석 광주시 서구청장이 평화 등에 적바림한 말씀입니다. 작게나마 내디딘 걸음걸음이 거듭 이어져 언제나 평화가 강물처럼 넉넉하니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서대석 구청장은 광주 1호 꼬마평화도서관 관장이기도 합니다. 광주과학기술진흥원 원장으로 있던 2016년 6월 8일 광주과학기술진흥원 안에 열여덟 번째 꼬마평화도서관 문을 열었거든요.

호동이네 마을이라고 하는 금호1동은 지난해 제18회 주민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은 소통·공감 자치 1번지입니다. 이웃이 서로 숨결을 나누며 아이들이 지닌 고민까지 아우를 수 있어서 이룬, 값진 열매입니다.

호동이네 마을에서 평화 살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호동이네 별밤 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이웃이 어깨동무하고 별빛 아래서 노래도 같이 듣고 얘기꽃을 피우고, 마을 살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 바람을 일으킨답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프로그램은 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타도록 한 '누구나 자치! 자치야 학교 가자!'란 것입니다. 그동안 금호1동에서는 마을 살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을 사람에게 뜻을 묻는 총회를 마을을 돌면서 가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살림 의제가 기성세대 틀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생각 끝에 학교를 돌면서 아이들이 뜻을 낼 수 있는 총회도 열기로 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은 우리 마을에 무엇이 있으면 좋겠으며 어떤 것이 바뀌면 좋겠니?"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도 저는 학교에 가서 학원을 돌고 돌아 집으로 와요. 내일도 모레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동무끼리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와요. 우리끼리 취미생활도 하고, 마음껏 웃고, 수다도 떨고, 답답함을 날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어요. 쉼터를 만들어 주실 거죠?

숨통을 틔어달라는 말씀입니다. 새뜻하지요? 이 말씀에 따라 마을 사람들은 금호1동에서는 아이들이 쉬면서 뜻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센터 '품다'를 엽니다. '품다'와 주민자치회가 어깨동무하여 아이들이 스스로 아우르는 남다른 프로그램 '놀면서 똑똑해지는 보드게임'을 엽니다. 이어서 나온 말씀은 무엇이었을까요?

"마음 놓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마을 사람들은 '마을이 안전을 직접 책임진다'라 외치면서 십시일반으로 주머니를 털어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안전 가방 덮개를 나눠주었습니다. '안전 가방 덮개 나눔 운동'입니다.

나라 곳곳에 꼬마평화도서관 생기기를

아이들은 이 모든 물음을 투표로 결정지어 내놨습니다. 투표는 민주주의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뜻을 펴고 투표하면서 자치가 몸에 뱁니다. 남미에 있는 코스타리카에서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때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똑같이 모의투표를 한다고 합니다. 일찍부터 제 뜻을 펼치는 버릇을 몸에 젖도록 하는 것이지요. 호동이네 마을 초·중학교에서도 구의원이나 시의원을 뽑는 모의투표를 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토토북)
  <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토토북)
ⓒ 토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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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식을 마치고 서대석 서구청장이 읽은 그림책은 <틀려도 괜찮아> (토토북·2006)였습니다. 이 책에서 선생님은 말합니다.

"틀려도 괜찮아, 교실에선. / 너도나도 자신 있게 / 손을 들고 / 틀린 생각을 말해. / 틀린 답을 말해. // 틀린다는 걸 두려워하면 안 돼. / 틀린다고 웃으면 안 돼. / 틀린 의견에 / 틀린 답에 // 이럴까 저럴까 // 함께 생각하면서 / 정답을 찾아가는 거야 / 그렇게 다 같이 자라는 거야."

'틀리기'는 뜻을 모아가는 마당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틀리기, 아이들이 한껏 누려야 할 특권입니다.

꼬마평화도서관 문을 열게 된 것도 자치회에서 마을 살림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뜻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개관식을 알리는 펼침막에는 서구 1호점 '꼬마평화도서관' 개관이라고 쓰여 있었더군요. 뭉클했습니다. '아! 2호점과 3호점이 생길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싹 텄기 때문이지요. 광주시 서구 2호, 3호를 넘어 나라 곳곳에 어서어서 꼬마평화도서관이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평화가 강물처럼 사람 가슴 가슴에 넉넉하니 흐르고 흘러, 한반도 구석구석에 빠짐없이 깃들기를 빕니다.

태그:#꼬마평화도서관, #평화는 살림, #투표, #주민자치,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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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이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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