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멩덴

다니엘 멩덴 ⓒ 나무위키


KIA가 많은 구단들이 탐내던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출신의 우완투수 다니엘 멩덴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연봉42만5000+옵션27만5000)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월19일 애런 브룩스와 총액 120만 달러, 9일 프레스턴 터커와 총액 105만 달러에 재계약한 KIA는 투수 멩덴 영입까지 마치면서 내년 시즌 활약할 3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쳤다.

1993년생으로 만27세의 젊은 투수 멩덴은 2016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5년 동안 60경기(선발 48경기)에 등판해 17승20패 평균자책점4.64의 성적을 기록했다. 멩덴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오클랜드의 3루 주루코치를 역임했던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 그리고 오클랜드에서 활약했던 KIA의 에이스 브룩스와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다.

기복 심한 '11승 투수' 가뇽과 재계약 포기

지난 2001년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한 KIA는 'KIA 타이거즈'라는 이름으로 두 번(2009년,2017년)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구단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KIA 역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해,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이 우승에 아주 큰 역할을 했다.

KIA는 2008년 평균자책점 1위였던 에이스 윤석민이 2009년 9승에 머무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KIA는 잠재력이 폭발한 신예 양현종과 27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의 맹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에이스 로페즈는 1차전 승리에 이어 5차전에서는 완봉승을 따냈고 7차전에서는 동점상황에서 구원등판해 0.2이닝을 던지는 'MVP급' 활약을 펼쳤다.

2017년에는 특급 에이스로 성장한 양현종과 함께 막강한 선발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우완 헥터 노에시(푸방 가디언스)와 좌완 팻 딘이 있었다. 2016년 15승을 기록했던 헥터는 2017년 201.2이닝을 소화하며 20승5패3.48의 성적으로 양현종과 22년 만에 '동반20승'을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서 아쉽게 두 자리 승수를 채우지 못한 팻 딘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투구로 승리투수가 되며 이듬 해 재계약까지 따냈다.

KIA는 올 시즌 빅리그 출신의 두 우완 투수 브룩스와 드류 가뇽으로 외국인 투수를 구성했다. 브룩스는 오클랜드 시절부터 윌리엄스 감독과 인연이 있는 투수였고 가뇽 역시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전화를 해 영입의사를 밝힌 것에 마음이 움직여 KIA행을 선택했다. 예년에 비해 다소 주춤했던 양현종(11승10패4.70) 대신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한 브룩스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1승4패2.50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가뇽 역시 28경기에 등판해 159.2이닝을 던지며 브룩스,양현종과 함께 나란히 11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적은 피홈런(7개)과 많은 삼진(141개)에 비해 심한 기복으로 인해 안정감이 떨어졌고 피안타율(.264)도 다소 높아 브룩스만큼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KIA구단은 가뇽과의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면서 시장에 가뇽을 능가할 투수가 나타나길 기다렸고 멩덴이라는 좋은 대안이 나타나자 가뇽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멩덴 영입한 KIA, '에이스' 양현종도 잔류할까

멩덴은 1993년생의 젊은 나이에도 5년이라는 풍부한 빅리그 경력을 가진 투수로 KIA 외에도 국내 여러 구단들이 탐내던 선수다. 빅리그 3년 차였던 2018년 7승6패4.0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멩덴은 2019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에 들어갔다. 올 시즌에는 12.1이닝을 소화해 3.6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구속이 저하되고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만족스런 활약을 하지 못했다.

멩덴은 빅리그에서 4점대 중반, 마이너리그에서는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미국 무대에서도 구위가 검증된 투수다. 팔꿈치 수술 후 구속이 떨어진 것이 불안요소지만 젊은 선수인 만큼 향후 구속이 회복되거나 오히려 수술 전보다 구속이 더 빨라지는 경우도 있어 KIA는 이 부분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윌리엄스 감독과 브룩스 등 오클랜드 시절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도 멩덴의 KBO리그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KIA는 올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만약 양현종이 예정대로 해외 무대로 진출하게 된다면 KIA는 외국인 원투펀치 브룩스와 멩덴에 대한 의존이 매우 커지게 된다. 실제로 내년 시즌 KIA 선발진에서 양현종이 빠지면 커리어 내내 한 번이라도 두 자리 승수를 따냈던 토종 투수는 아무도 없다(내년 선발 투수로 나설 확률이 높은 임기영은 9승, 이민우는 6승이 개인 최다승이다).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최소 23억 원, 최대 46억 원의 보상금이 필요한 양현종이 해외진출이 여의치 않아  KIA에 잔류할 경우 내년 시즌 KIA는 브룩스,양현종,멩덴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로이카를 구축하게 된다. KIA는 올 시즌을 통해 필승조 전상현,박준표의 건재와 루키 정해영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따라서 브룩스와 멩덴, 그리고 KIA에 잔류할 양현종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충분히 가을야구,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KIA는 올 시즌 상위권 팀들과 하위권 팀들의 심각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에 .507의 준수한 승률(73승71패)을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참고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승률 5할을 넘긴 팀은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었다). 외국인 선수 터커와 브룩스, FA 최형우를 잔류시킨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전력변화가 없었던 KIA의 이번 겨울 실질적인 첫 번째 보강은 '거물 외국인 투수' 멩덴을 영입한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 맷 윌리엄스 감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