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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은 현재 친환경 전기차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은 리튬 매장지로 유명하다. 칠레 또한 현재 리튬 개발이 활발한 지역 중 한 나라인데 북부지역 아타카마 소금 사막의 염수호(소금 호수)에서 리튬 채굴을 진행 중이다.

리튬 개발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전기차를 위한 리튬 개발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유린한다면, 과연 우리는 '전기차 시대'를 온전하게 환영할 수 있을까?
  
인공위성 사진으로 찍힌 아타카마 소금 사막 염수호에서 리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 칠레 아타카마 소금 사막 염수호 인공위성 사진으로 찍힌 아타카마 소금 사막 염수호에서 리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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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냐 리튬이냐... 리튬개발에 반발하는 원주민 공동체

미국 과학잡지 'UNDARK'에 따르면 현재 칠레 과학자들과 원주민 공동체에서는 리튬 개발에 반발하고 있다. 리튬 생산 과정으로 인해 사막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의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타카마 사막 호수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방식은 염수호의 염수를 펌핑해 거대한 염전에 옮긴 뒤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것처럼 태양열로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개발 방식으로 인해 사막 표면에는 단단한 소금 껍질이 생기고, 염수호의 표면이 낮아지면서 주변 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UNDARK'는 보도했다. 가뭄이 심해지고, 토양 수분과 초목이 감소했으며 주간 기온이 상승했다. 그로 인해 주변 수자원이 감소했다.

이 지역은 칠레 원주민들이 사는 지역 중 하나다. 자연환경에 의존하며 살아온 원주민들은 리튬 개발의 영향으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오스트리 비엔나 대학 연구원 미겔 앙겔 마라수엘라(Miguel Angel Marazuela)는 '기업들이 염수를 너무 빨리 끌어올려 환경의 균형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20년간 원주민 공동체에 자문을 제공해온 알론소 바로스 변호사는 UNDARK에 "이는 상당히 식민지 상황이다"라고 대답했다. 원주민 공동체가 처해 있는 상황어 어떤지 보여주는 발언이다.

실제로 칠레를 포함한 남미 원주민들인 백인들의 탄압으로 인해 척박한 환경으로 이주했던 역사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목적으로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다시 한 번 침탈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칠레 정부는 염수호를 물이 아니라 광물(미네랄)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자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엘버말(Albemarle)과 칠레 기업 SQM 또한 정부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염수호 소유권은 정부가 가지고 있지만, 운영권은 민간 기업들이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발 과정에서 너무 많은 수분이 증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최소한 염수호의 물이 덜 빠져나가게 추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헌의회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칠레는 10월 27일 국민투표를 통해 기존 헌법인 피노체트 헌법을 폐기했고, 내년 4월 제헌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총 155석으로 이뤄지는 제헌의회 의석 중 17석이 원주민 공동체들에게 할당됐다.

이번 제헌의회에서는 그동안 칠레 사회의 근간이 되었던 신자유주의 체제를 뜯어 고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10월 초 Cadem 여론조사에서 칠레인들의 70% 이상이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원한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당연히 일반 국회보다 원주민들의 발언권이 강해진 상황에서 원주민 생활권과 재산권, 환경권 등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리튬 개발 문제 또한 공식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이유로 여러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환경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칠레에서 리튬 개발로 인한 환경 변화와 수자원 고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칠레는 친환경 자동차와 원주민 생존권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시민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태그:#리튬, #칠레, #원주민,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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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사, 사회복지 관련 글을 쓰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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