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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극단 문제와 관련해 국회 앞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대책위 관계자
 광주시립극단 문제와 관련해 국회 앞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대책위 관계자
ⓒ 광주시립극단 대책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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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예술회관 산하 광주시립극단의 여름 공연 <전우치>를 둘러싼 갑질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공연 연습 기간부터 공연 기간 내내 극단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있었다는 광주시립극단 단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지난 10일 사과 입장을 표명했으나 문제를 제기했던 단원들은 광주문화예술회관의 사과가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고 반발했다. 

현재 피해 단원들은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꾸려 활동하고 있으며, 극단 조연출이자 피해자 A씨는 22일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A씨는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사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언론 인터뷰에서 유감을 표명하는 식으로 대응했다"며 이는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불안한 안전 환경에 신체 평가까지

지난 6월 22일 광주시립극단이 <전우치> 공연 준비에 착수했다. 이날부터 연습에 참여한 배우들은 극단 측에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배우들은 한 달 가까이 된 7월 14~15일에야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었다. 연습을 시작하고도 계약이 미뤄진 것이다. 

또한 극단 측은 계약을 맺은 이후에도 배우들에게 계약서 사본을 주지 않았다. 조연출 A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A씨에게만 사본이 교부됐으며, 다른 배우들은 A씨의 추가 문제제기에 따라 8월 공연 하루 전에야 계약서를 받았다.

<전우치> 공연을 준비하던 배우 13명 중 4명이 연습 및 공연 과정에서 부상을 입을 정도로 극단의 안전 환경은 좋지 못했다. 배우 B씨는 골절 부상을 입어 몇몇 장면에서 빠지게 됐다. 

상임연출 및 마술감독은 B씨가 부상을 입어서 출연 분량이 줄어들자 '무대 화약 장치의 제조, 설치, 사용'을 지시했다. 해당 업무는 취급 자격 없이는 할 수 없다. 공연 리허설 과정에서 불꽃이 바람에 날려 손가락에 1도 화상을 입은 배우가 있었을 정도다. 

여성 배우 C씨는 골절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결정한 직후 무대감독에게 "살을 좀 빼지 그랬냐"라는 말을 들었다. 3주 후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C씨는 무대감독에게 또다시 "살이 더 찐 것 같다"라는 신체 평가를 들었다. 

피해자들, 한 번도 제대로 사과받지 못했다
 
광주시립극단 대책위가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립극단 대책위가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광주시립극단 대책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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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극단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광주시립극단은 광주문화예술회관 산하 8개 예술단 중 하나입니다. 광주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예술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처우는 열악합니다. '광주시립예술단 설치 조례'는 예술단에 '상임단원'과 '비상임단원'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단 측은 저희를 상임도, 비상임도 아닌 '객원단원'으로 규정하고 노동자로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광주시립극단에는 상임단원 5명을 제외한 전원이 객원단원입니다." 

- 극단 구성원의 다수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거군요. 
"시립극단에는 매년 2차례의 정기 공연이 있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공연에 합류하면 저희들은 공연 준비를 위해 2~3개월간 공연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합니다. 그럼에도 극단은 저희를 '객원단원'으로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저희들이 '노동자'가 맞다는 공식적인 판단을 내린 후 광주시 및 광주문화예술회관 측에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 광주시립극단 갑질·성희롱 사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극단 측이 단원들을 대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수의 출연진이 계약서 미작성, 보험 미가입 상태로 공연을 해왔습니다. 저는 다른 업무를 맡은 상황에서 '음향 오퍼레이터' 업무까지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7월 15일, 계약서를 작성하기 10분 전에 상임연출이 저를 불러서 '음향 오퍼레이터' 업무를 시켰습니다. 계약서에는 업무 내용이 기입돼있지 않습니다. 음향 오퍼레이터는 공연 진행 과정에서 상황에 맞는 음악을 차례로 재생해야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음향 오퍼레이터' 업무는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다며 거절하자 폭언과 욕설을 들었습니다. 출연진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너 급여 XXX만 원이지? 너 오퍼레이터까지 시키려고 준거야'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제 급여가 모두에게 공개된 것입니다." 

- 다른 배우들은 어땠나요? 
"다른 배우들도 지속적인 폭언과 인격모독에 노출됐습니다. 특히 연습 도중 발가락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3주간 입원했던 배우가 돌아오자, 무대감독이 '그러게 살을 좀 더 빼지 그랬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입니다."

"폐쇄적 연극계, 사태 해결 위해 노력 기울일 것"

- 회관 측 사과는 받으셨나요?
"8월 14일 회관 측에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며칠 후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그 자리에서 무대감독이 본인의 가해 행위를 모두 인정하고 공간 분리 조건을 수용했습니다. 반면 상임연출은 조연출인 저에 대한 강요 부분은 인정했지만 괴롭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의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을 약속했던 무대감독은 사건의 공론화 이후 입장을 바꾸고 성희롱에 대한 인정을 철회했습니다.

얼마전 광주문화예술회관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과문에는 저희가 요구했던 사항이 하나도 포함돼있지 않았습니다. 사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언론 및 방송 인터뷰에서 유감을 표명하는 식의 대응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받지 못했습니다. 광주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하는 등의 2차 가해 행위를 지속했습니다.

지난 4개월간 저희들은 마음 속에 '용서'를 품고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다른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용서'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 최근 대책위에 대한 사찰 의혹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10월 저희들이 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는 모습을 광주문화예술회관 운영실장이 시청 입구 기둥 뒤에 숨어서 촬영을 했습니다. 이를 항의하자, 운영실장은 '동향파악을 위해서였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저는 민간인 신분이었습니다. 운영실장이 저의 1인시위 장면을 촬영한 시간은 본인의 업무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성희롱 가해자인 광주시립극단 무대감독은 다른 공연의 배우로 출연했습니다."

- 싸우는 과정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나요? 
"극단 측은 저희들이 노동자가 아닌 객원단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월에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의 질의를 받은 임승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이 '(조연출과 배우들이) 비상임단원에 해당한다며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이기 때문에 노동자성이 인정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추가 조사를 마친 노동청 측은 광주시와 광주문화예술회관 측에 저희들이 노동자가 맞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노동청은 저희들이 당한 일이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이 맞다는 판단을 내어놓았습니다. 추후 관련 민형사 소송을 검토해볼 생각입니다." 

- 이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지역 연극계는 폐쇄적입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원 팀'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극계 미투' 사건이 터졌을 때에도 광주 연극계는 가해자의 잘못을 덮는 데 급급했습니다. 힘이 센 몇 사람에게 안좋은 모습을 보이게 되면 연극 출연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예술인들이 본인들의 기본적 권리를 잃어가면서 작품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은 문화예술계의 부조리를 모두 포함한 사건입니다. 불공정계약,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성희롱, 안전 관리 책임 위반 등이 한 극단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번 일을 잘 해결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 연극계에 종사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저와 대책위, 그리고 이 문제에 공감하는 예술계 동료들과 함께 예술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우선 광주문화예술회관의 불법적인 운영 및 광주시립극단의 부조리 정상화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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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 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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