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코로나 19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작금의 상황과 별개로, 우리 주변의 청년들은 벌써부터 몸살을 앓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이미 몇 천만원씩의 학자금 대출에 숨 가빠하는 이들이 많은가 하면, 다행히 좋은 직장에 취업한다고 해도 불투명한 미래와 함께 부모찬스가 없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내집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미래가 암울하다는 말을 곧잘 하곤 한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자조섞인 푸념은 심지어 중학생들에게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됐다. 꿈이 없는 청춘은 그 자체로 고통일 수밖에 없다. 닥터 위고는 '미래를 창조하기에 꿈만큼 좋은 것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 절박한 상황의 20대 청년들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아름다운 작당(이하 아작)'을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로 꼼짝도 하기 힘든 연말에 좋은 강연과 후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작당 프로젝트.
 코로나로 꼼짝도 하기 힘든 연말에 좋은 강연과 후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작당 프로젝트.
ⓒ 진로와소명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어 연말에 집콕해야 하는 우울할 법한 상황에서, 이 유쾌한 작당에 함께 해 보면 어떨까 싶다. 12월2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저녁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온라인 강연과 북콘서트는 2030 청년들의 정서적·경제적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아작의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려는 사람은 각 강연의 온라인 강연에 참가 신청을 하면서 최소 1만원부터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후원에 동참하면 된다. 물론 1만원 이상 더 많은 금액을 후원하는 것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으며, 강연을 듣지 않으면서 후원만 하는 것도 가능하다.

12월24일(목)에는 전성실(나눔연구소 소장, <살아있는 것도 나눔이다> 저자)의 강연이, 25일(금)에는 정진(국제라이프코치, <아무도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던 것들> 저자)의 강연, 26일(토)에는 김현중(브런치 작가, <서른 넘어 찾아온 다섯 가지 기회> 저자)의 강연, 27일(일)에는 서민규(오리지널 콘텐츠 공방 GX 대표, <회사 말고 내 콘텐츠> 저자)의 강연, 28일(월)에는 김경아(진로와소명연구소 성교육 팀장, <성을 알면 달라지는 것들> 저자)의 강연, 29일(화)에는 최은정(위드유치료교육연구소 대표, <육아 고민? 기질 육아가 답이다!> 저자)의 강연, 30일(수)에는 백예인(그림책나루작은도서관 대표, <영어, 10살에 시작해도 될까요?> 저자)의 강연, 마지막으로 31일(목)에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은진 소장의 강연이 이어진다. 광주 극동방송 라디오 진행자이자 적극적 부모역할 교육 강사인 서유지님이 8일 내내 진행을 맡았다.
 
온라인 강연과 북콘서트에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강사들에 대한 소개.
 온라인 강연과 북콘서트에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강사들에 대한 소개.
ⓒ 진로와소명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진로와소명연구소 소장이면서 사형제의 엄마이기도 한 정은진 소장을 zoom으로 인터뷰하였다.

- 먼저 '아작'을 통해 조성된 후원금으로 도움을 받게 될 세 청년을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 청년은 제가 운영하는 '진로와소명학교'에 몇 년 전에 왔던 사람입니다. 20대 남성인 이 친구는 너무 이 학교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자신에게 돈이 충분히 없다고 해서, 제가 반값 정도로 할인을 해서 듣게 해 줬습니다. 자라온 환경을 감안할 때 너무 잘 컸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기통찰의 수준이 30대 이상인 것처럼 여겨지는 청년이라서 매우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초에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고, 다니던 교회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마치 천애고아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후원도 하고 여러 도움을 주었지만 자립할 수 있게 하려면 저 혼자만의 도움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국비지원을 받아서 기술을 배우려는 계획이 있지만 생활비와 약간의 교육비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후원하려고 할 때 프로그램의 장기성, 경제적 안정성, 그리고 정서적인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청년은 20대 여성인데, 부모가 생존해 있지만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은 받지 못하고 비난만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회에서 교육전도사(파트사역)로 일하면서 월 80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데,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이 친구는 처음에 제가 진행하는 '온북코칭(온라인북코칭)'에 들어왔다가 '진로와소명학교'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청년에게는 매월 23만원씩 내고 있는 월세 정도만 1년 동안 부담해 줘도 조금 숨을 돌리면서 자기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세 번째 청년은 월드비전을 통해 알게 됐는데요. 월드비전의 <꿈꾸는 아이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캠프를 열었는데, 그 첫 번째 캠프에 참석한 아이였어요. 처음에 이 친구가 고2 때 자살시도를 해서 가정형 Wee센터(교육청에서 운영하며 학교안전망구축사업의 2차 안전망 역할을 하는 곳)에 의뢰됐었어요. 현재는 고시원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올해만 해도 자살을 하고 싶다는 문자를 저한테 여러 번 보냈었고, 실제로 약을 먹은 적도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볼 때 이 친구가 세 명 중에 가장 취약하다고 봅니다."
 
- 아작의 후원목표을 1500만원으로 잡으셨던데, 후원금은 어떻게 사용하실 계획이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세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1년간 직접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요. 정서적인 지원체계가 거의 없고 스스로 도움을 받기 위해 어딘가를 찾아갈 최소한의 힘조차 없는 상태에 놓인 친구도 있기 때문에, 이런 친구에게는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는 대상이 필요하거든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다각적으로 필요하지만 그분들의 선의에만 기댈 수는 없기 때문에, 브릿지 역할을 하게 될 분들에게도 소정의 수고비를 드리면서 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취약계층의 아이들에게 일회성으로 큰 금액을 지원하게 되면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는가에 대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매달 정해진 금액 만큼씩 지원하고 경제적인 부분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 제 구상입니다. 10만원씩 150명을 돕는다면 더 거창하고 근사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한 사람이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취지에서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 얼핏 보면 국가에서 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보여지는 영역을, 굳이 소장님이 발벗고 나서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국가에서 복지체계를 통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따로 있고,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청년들은 부모가 멀쩡히 살아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고, 국가 예산으로 지원을 받으려 할 때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어려운지에 대해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많은 청년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발버둥치고 있는데, 특히 이 세 청년이 이렇게 벼랑에 내몰리게 된 공통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계층이동의 사다리>의 저자 루비페인은 '가난이란 한 개인이 자원(resources) 없이 지내는 것'이라고 정의를 했는데, 저는 이 정의에 매우 동의합니다. 그녀는 자원을 재정적 자원, 정서적 자원, 지적 자원, 영적 자원, 신체적 자원, 지원시스템, 관계 역할 모델, 계층의 불문율 지식으로 설명했습니다. 제가 여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 중에서도 정서적인 자원의 부족과 관계역할 모델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고, 이 청년들도 같은 이유에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 소장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꿈꾸는 아이들'과 '진로와소명학교'에 대해 여쭤보지 않을 수 가 없는데요.
"꿈꾸는 아이들은 월드비전 국내사업팀의 대표적 사업이에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까지는 복지관에 잘 오다가 중학교 때부터는 창피해서 잘 오질 않아요. 그래서 월드비전에서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꿈을 지원해 줘야겠다는 취지에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프로젝트를 위해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사람을 찾다가 저에게 연락이 오게 됐어요. 꿈꾸는 아이들은 매년 이루어지는 진로, 인성 프로그램을 필두로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비전 원정대, 방학 때 진행되는 캠프, 꿈지원금을 받기 위해 세우는 계획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져 있어요. 제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성인 한 명과 아이들 열 명이 최소 6년에서 8년 동안 함께 가는, 이른바 좋은 어른과 함께 하는 '장기성'이었어요. 아이들만 좋아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교육도 1년에 두 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중1이었던 아이들이 이번에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고, 이 사업은 완전히 자리를 잡고 월드비전 국내사업팀의 메인 프로젝트가 된 상태입니다.

정소장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3040 진로와소명학교' 역시 앞에서 거듭 언급한 '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 학교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는 일 년에 여덟 번 정도만 대면으로 진행되었으나, 온라인으로 전환된 이후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진행되었으며 8년 동안 37기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참가자가 폭발적으로 늘어서 대기자까지 많이 생겼다고 정소장은 전한다. 

특히 경단녀(경력단절여성)들이 이 학교를 거치면서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찾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번 아작 프로젝트의 강연자 중 세 명은 이 학교를 마친 후 책을 쓰게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진로와소명학교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니 정소장 역시 선교사로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단절되었던 경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 남동생이 "누나의 재능이 너무 아깝다면서 예전에 상담을 했던 사람이니까 그걸 살리되, 그냥 상담 말고 진로에 대한 영역으로 특화했으면 좋겠다"고 코칭을 해서 그 덕을 봤다면서 웃는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사를 정리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사형제의 엄마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많은 일들을 감당하면서 도대체 육아는 언제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다음에 다시 만나면 정소장에게 이 부분을 꼭 물어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고 펼치도록 돕기 위해 애쓰는, 개발자이자 상담자로서 정소장의 미래와 그의 도움을 받아 차곡차곡 꿈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앞날이 무척 기대된다."  
 
정은진 소장이 처음 청소년을 상담할 때부터 책상 위에 붙여 놓았던 마더 테레사의 시.
 정은진 소장이 처음 청소년을 상담할 때부터 책상 위에 붙여 놓았던 마더 테레사의 시.
ⓒ 유영수

관련사진보기

 
진로와소명연구소 정은진 소장.
 진로와소명연구소 정은진 소장.
ⓒ 진로와소명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정은진 소장은?

부산대학교 교육학과와 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한 저자는 직선 인생이 아닌 곡선 인생을 응원하며 함께 길을 찾아가는 안내자이자, 자신의 큰 즐거움과 세상의 깊은 필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살고 있는 실천가이다.

대명그룹 행복지원센터 연구소장을 역임하였고, 10년 전 진로와 소명연구소를 설립하여 삶의 핵심 주제인 진로와 소명, 인간관계와 결혼, 자녀양육과 부부관계 등을 탐구하고 있다. 20대를 청소년들과 함께 울산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보내고,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사형제의 엄마로 살면서 홈스쿨링 과 공교육을 넘나들었으며, 오늘도 품앗이 교육공동체를 통해 다양한 교육적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과 시간의 한계를 넘어 온라인에서 자녀양육의 실전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소그룹 자녀양육 코칭 〈양육의 지혜 - 실전편〉, 개인의 성장과 부모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온라인 라이프 북코칭 〈온북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장년기의 혼란과 마주하는 3040 아버지들을 위 한 과정 〈Life Re:structure 워크숍〉, 취약계층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월드비전 꿈꾸는 아이들 자아탐색 과정〉, 가정형 위센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꿈캠프〉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하고 있으며. 3040 직장인들을 위한 소그룹 커리어코칭 〈진로와소명학교〉를 8년간 진행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작당 프로젝트에 동참하실 분은 신청 링크 https://forms.gle/dxTnhKfasm181dqu5를 통해 도움을 주시거나, 진로와소명연구소로 직접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태그:#아작, #아름다운작당, #20대의미래, #크리스마스의기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