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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으로 분단된 지 60여 년이 지났습니다. 분단된 땅에서 태어나 살아 온 젊은 세대들은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묻습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 같은 물음에 답하고자 학교마다 평화통일 수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충남도교육청과 함께 평화통일 교실 안 풍경을 들여다보았습니다.[편집자말]
지난 달 24일  천안여상이  ‘도전! 평화통일 골든벨, 통일은 랜선을 타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천안여상 박정수 수석교사(왼쪽)와 원동인 사회 교사.
 지난 달 24일 천안여상이 ‘도전! 평화통일 골든벨, 통일은 랜선을 타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천안여상 박정수 수석교사(왼쪽)와 원동인 사회 교사.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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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임시 설치한 대형 화면을 꽉 채운 얼굴들. 모두 31명의 학생이 한 화면으로 만났다. 마스크를 썼지만, 눈웃음과 눈빛에는 즐거움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행사를 진행하는 교사들의 얼굴도 웃음 반 긴장 반이다. 지난달 24일,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 한 교실에서 시도된 '도전! 평화통일 골든벨, 통일은 랜선을 타고' 행사 시작 표정이다.

"지난해에는 강당에 모여 TV에 나오는 골든벨처럼 진행했어요. 올해는 수업도, 행사도 비대면이라 지난 4월부터 안내를 하고 반별로 예선전을 거쳐 통과한 학생 31명이 온라인으로 만났습니다." (박정수 수석교사)

먼저 이제천 교장이 경쟁을 뚫고 올라온 학생들을 격려했다.

"우리 학교는 어느 학교보다 통일 교육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행사가 학생들의 통일 의지를 다지고, 통일의 역군으로서 필요한 통일 지식과 활동 방향을 인식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본선에 진출한 31명에게는 미리 O, X 부채와 화이트보드를 나눠줬다. OX 퀴즈는 30문항으로 4명이 남을 때까지 퀴즈대회를 벌이고, 4명의 결선은 주관식으로 진행된다. 주관식 문제는 화이트보드에 답을 쓰면 된다. TV방송과 비교해도 거의 손색없는 완벽한 준비다.

치열한 접전에 패자부활전... 흥미진진 통일골든벨
 
본선에 진출한 31명에게는 미리 OX 부채와 화이트보드를 나눠줬다. O,X는 30문항으로 4명이 남을 때까지 퀴즈대회를 벌이고, 4명의 결선은 주관식으로 진행됐다.
 본선에 진출한 31명에게는 미리 OX 부채와 화이트보드를 나눠줬다. O,X는 30문항으로 4명이 남을 때까지 퀴즈대회를 벌이고, 4명의 결선은 주관식으로 진행됐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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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소개가 끝나자 본격 퀴즈대회가 시작됐다. 첫  OX퀴즈 문제는 인권 문제다. 첫 문제는 쉬울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문재인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해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 시도 중 현재 성사되고 있지 않은 것은 영상 편지 교환이다.'

미리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이 풀기엔 첫 문제부터 난이도가 꽤 있었다. 정답은 O. 박 수석 교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이산 1세대를 중심으로 영상 편지를 제작해 '이산가족 정보통합시스템'에 보관했다가 향후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영상 편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영상 편지 교환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첫 문항부터 탈락자가 많이 발생했다.

5번 문항까지 이어지자 탈락자가 더 늘었다. 6번 문항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한 '6.15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이다. 비교적 관련 지식이 있다는 기자마저도 아리송하다. 마음속으로 O를 선택했다. 정답은 X. '6.15 남북공동선에 따라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건설, 경의선 동해선 복원이 실행됐다'는 부연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가 됐다.

10번 문항은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질문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유엔군 사령부가 서해 5도인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청도, 우도를 따라 그은 해상경계선이다'라는 문제를 줬다. 정답은 O.

17번 문항은 '평양에서 세계 여러 나라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영화축제가 열린다'이다. 정답은 O. 22번 문항은 '북한에는 자전거에도 번호판이 있다.' 정답은 O.
 
서로에 대한 소개가 끝나자 본격 퀴즈대회가 시작됐다. 첫  O, X문제는 인권 문제다. 첫 문제는 쉬울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서로에 대한 소개가 끝나자 본격 퀴즈대회가 시작됐다. 첫 O, X문제는 인권 문제다. 첫 문제는 쉬울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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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골든벨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하고 있는 천안여상 박정수 수석교사(오른쪽)와 원동인 사회 교사.
 통일 골든벨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하고 있는 천안여상 박정수 수석교사(오른쪽)와 원동인 사회 교사.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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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문항으로 '패자부활전'을 거듭해 최종 결선에 올랐다.

최종 결선 4명을 대상으로 겨룬 주관식 4번은 '북한 말 가운데 '대중육체훈련보급실'은 무엇을 나타낼까요'다. 정답은 '헬스클럽'.

"전체 문제 중에서 3분의 1 정도만 예비문제를 줘요. 미리 공부하도록 알려주고 민주평화통일위원회와 통일교육원에서 모은 자료들을 기반으로 공부를 하라고 합니다." (원동인 사회 교사)

이날 금상은 김시현(1학년 11반), 은상 이은솔(1학년 10반), 동상 이소라(1학년 10반) 학생과 변서빈(1학년 6반) 학생에게 돌아갔다.

"쌍방향으로 한 대회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너무 잘 진행됐던 것 같아요. 흥미진진했고, 문제를 풀면서 아는 지식이 많아졌어요." (1학년 6반 김성연)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통일 골든벨로 우리나라 남북한 역사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남북한 역사와 북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됐어요." (1학학년 11반 김시현)

"유튜브로 생중계 하려 했는데 시간대가 수업 시간과 겹쳐서 생중계를 접었어요. 전교생이 유튜브로 참관하며 진행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점이 너무 아쉬워요." (박정수 수석교사)


"통일은 아주 작은 아기새"
 
찬안여자상업고등학교 전경. 이제천 교장은  “어느 학교보다 통일 교육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찬안여자상업고등학교 전경. 이제천 교장은 “어느 학교보다 통일 교육을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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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는 1학기에는 '평화통일 나라 사랑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학생들이 도안한 디자인 중 심사를 통해 작품을 선정, L자 화일로 만들어 전교생에게 나눠주었다. 지난해에는 골든벨 행사 외에도 외부 강사 6명이 1학년 전체 반에 들어가 통일 강의를 했다. 내년에는 통일 골든벨과 함께 통일 음식 만들기, 통일 에코백 만들기, 통일 골든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제천 교장이 "어느 학교보다 통일 교육을 중시한다"는 얘기가 실감이 됐다.

기자가 임의로 2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즉석 O, X 여론조사를 해보았다. 이 중 70% 가까운 20명이 '통일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원하지 않는다' 6명, '중립' 3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3명의 학생에게 '통일은 OOO이다'는 의견을 물었다.

이은솔 학생 : "통일은 하나가 되는 것이다."

황채련 학생 : "통일은 아주 작은 아기 새다. 아기 새는 처음엔 힘들어하지만 많은 연습 끝에 훨훨 나는 것처럼 통일도 처음에는 힘들고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교류가 쌓이면 나중에는 쉬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김우린 학생 "통일은 평화다. 이산가족의 아픔 때문이라도 통일이 되어야 한다."

태그:#충남도교육청, #통일교실, #평화통일, #천안여상, #통일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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