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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이 책의 원제는 <공감의 힘(The Power of Empathy)이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이 책의 원제는 <공감의 힘(The Power of Empathy)이다.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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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 관련 서적이 요즘 부쩍 늘어났다. 아마도 2010년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가 출간된 이후 일이 아닌가 한다. 리프킨은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라는 신조어를 가지고 21세기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생물학에서 '거울 신경세포'가 발견됨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관한 광범한 논쟁이 생겨난다.

'공감 뉴런(empathy neuron)'이라는 별명을 얻은 '거울 신경세포'는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전제를 뒤흔들었다. 토머스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같은 고전적인 명제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그 결과 공감은 문학과 예술은 물론, 심리학과 철학, 사회학과 정치학 같은 광범하고 다채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제공하고 있다.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 이론에 기초한 적대적 경쟁은 21세기 인간과 세계에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경쟁보다는 공감에 기초한 유대감을 지향하는 존재라는 주장을 리프킨은 제기한다. 세계주의자 리프킨은 <공감의 시대>에서 인간의 본성을 분석하면서 공감에 기초한 문명과 새로운 세계 경제 패러다임의 등장을 고려한다.

공감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의 두 지은이 가운데 한 사람인 아서 시아라미콜리는 27세 되던 해에 동생 데이비드를 잃는다. 대학을 중퇴하고 군대에 다녀온 데이비드는 비슷한 무리와 어울리면서 음주와 마약에 중독된다. 아서는 상담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매사추세츠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였다.

차량 절도 범죄에 연루된 데이비드는 암스테르담으로 도주하여 치사량이 넘는 헤로인을 주사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유일한 형제를 잃은 아서는 오랜 세월 방황을 거듭한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대학원의 심리학 관련 강의에서 배려, 이해, 경청, 인정 같은 기본적인 소통에 대해 말하는 교수와 학생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아픈 경험에서 배운 아서는 공감이 절망에 빠진 인간과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확신한다. 그에 따르면, 공감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이며, 외로움과 두려움, 걱정과 절망의 해독제다. 상대를 위로하는 것에 머무는 동정과 달리 공감은 상대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상대방을 이해할 때 우리가 동원하는 일차적인 수단은 언어다. 공감은 언어에 덧붙여 상대의 표정과 몸짓까지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분석한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판독해내는 능력도 공감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동정이 즉각적인 반응이라면, 공감은 일정한 정서적 거리를 두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

지은이들이 제시하는 공감을 표현하는 일곱 가지 방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 가운데서 중요한 몇 가지를 소개한다. '답정너'를 최대한 회피하면서 열린 결말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생산적인 대화를 인도하는 것이다. 대화 상대방이 정해진 답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대화는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합리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공감은 속도를 줄여서 제대로 된 시각으로 감정을 돌아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감정이 들끓는 고조의 순간을 지나침으로써 차분하게 자신을 살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감에 도달하려면 빠른 의사 결정과 성급한 판단을 최대한 회피해야 한다. 분노에서 벗어나 미소를 지어보는 것 또한 공감을 표현하는 아주 좋은 본보기에 속한다.

대화하면서 우리가 흔히 빠져드는 함정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일반화하는 것이다. 지은이들의 견해를 들어보자.
 
"스스로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련과 고난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응답한다면, 오래 지속되는 위안을 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117)
 
공감을 표현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소통에 담겨 있는 근본 메시지다. 서로가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관심을 가지고 상호 이해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나아가 공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감 어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지은이들은 강조한다.

공감이 싫어하는 것들

한 전직 대통령은 지금 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툭하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던지곤 했다. '조르바'도 아닌 그가 해보지 않은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자신의 지극히 제한된 몇몇 경험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5천만의 정치 지도자였던 것이다. 

그런 말과 쌍벽을 이루는 것이 "라떼는 말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투의 언어를 공감은 가장 싫어한다. 공감에서 중요한 수단은 이타적인 경청이다. "라떼는" 이나, "해봐서..." 같은 편견적인 듣기와 달리 공감적 듣기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포기한다. 공감적 듣기는 상대가 충분히 설명하고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낼 기회를 주는 것이다.

공감은 무엇보다 이분법적인 판단이나 논리를 거부한다. 왜냐하면 이분법적인 판단과 행동은 세상을 흑과 백으로 축소하여 공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이다. 내 편과 네 편을 나누고, 친구냐 적이냐로 명쾌하게 상대를 구별하면 공감은 사라져 버린다. 공감은 모호성과 양면 가치가 공존하는 회색지대를 떠돌아다니는 존재다.

지은이들이 소개하는 공감 어린 대화법을 보자.
 
"당신 이야기를 내가 잘 듣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내가 오해를 하고 있다면 고쳐주세요. 놓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해주세요. 지금까지 듣기로는..." (157)
 
어떻게 공감할 것인가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뭐가 중요하고 사소한지, 그 경계를 어떻게 구분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양자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의 지은이들은 일관성 없는 행동과 마찬가지로 사소한 것이 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말한다.

나한테 사소하게 보이는 것도 상대에게는 중요한 것일 수 있음을 간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소하고 하찮게 보이는 것 때문에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사람과 관계와 사랑을 잃곤 한다. 그것은 자기 주관성의 한계에 갇혀 상대의 표정과 몸짓을 온전하게 포착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공감하려면 유심히 관찰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책을 읽다가 딱 멈추고 공감을 다시 생각한 대목은 이렇다.
 
"내 앞에서 걷지 말아요. 내가 따라갈 수 없을지도 몰라요. 내 뒤에서 걷지 말아요. 내가 길을 인도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내 옆에서 걸어요. 그냥 친구가 되어줘요." (393)
 
 
이렇게 공감한다면 우리는 이웃과 공동체, 국가와 지구를 두루 사유하고 함께 가꿔가는 지구촌의 건강한 시민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아서 시아라미콜리-캐서린 케첨 지음, 박단비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공감 수업

아서 P. 시아라미콜리, 캐서린 케첨 (지은이), 박단비 (옮긴이), 위즈덤하우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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