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스토브리그의 FA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0일에는 FA 내야수 허경민이 7년 총액 85억 원의 대형 계약으로 원소속 팀 두산 베어스에 잔류했다. 11일에는 FA 내야수 최주환이 4년 총액 42억 원에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11일까지 FA 계약을 맺은 4명의 선수는 모두 내야수다. 16명의 FA 승인 선수 중 6명을 차지하고 있는 투수 중에서는 11일까지 계약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6명의 FA 투수 중에서 유일한 우완 선발 투수는 이용찬이다. 1989년생으로 2007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FA 자격을 처음 취득하면서 A등급(연봉 4억 2천만원)으로 분류되었다. (A등급 선수는 연봉 300% 또는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 200%를 보상)

이용찬은 올해까지 통산 342경기에 등판해 53승 50패 90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26세이브로 세이브왕과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프로 데뷔 초기에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최근 몇 년간 이용찬은 선발 투수로 뛰어 왔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8.44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989에 그쳤다. 6월 초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뒤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이용찬의 이탈로 인해 두산은 정규 시즌 3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운 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만일 그가 정규 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건재했다면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시나리오에 근접했을 것이다. 

▲ FA 이용찬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이용찬의 이번 FA 신청은 의외라는 목소리가 컸다. 그가 FA 신청을 2021시즌 종료 이후로 1년 미루고 완벽한 몸 상태를 실전에서 입증하는 것이 선행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설령 재활을 완료해도 내년 5월 복귀가 예상되어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는 쉽지 않은 처지였다.

하지만 이용찬의 FA 신청은 선수 본인의 입장을 감안하면 당연하다는 시선도 있다. 한 살이라도 나이가 젊을 때 FA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시장에서도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은 성공 가능성이 커 부담이 덜하다는 의견도 있다. 

부상 및 재활을 제외하더라도 이용찬의 시장 가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선발은 물론 마무리를 두루 거쳤으며 국가 대표 경력까지 갖춘 점을 감안하면 국내 투수가 귀한 KBO리그에서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투수에게 가장 유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만큼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지표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공수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으로 뒷받침해왔던 두산 야수진의 도움을 따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만일 이용찬이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그 같은 도움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두산은 모 기업의 경영난으로 인해 내부 FA 단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였다. 하지만 두산은 허경민에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액을 투자해 잔류시켜 야구단 운영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입증했다. 과연 이용찬 역시 두산 구단의 잔류 의지의 대상이 될지 궁금하다. 

FA 선수의 몸값은 단지 한 팀만 나서서는 치솟지 않는 법이다. 원소속 구단을 포함해 여러 팀이 영입 의지를 보여야만 시장 가치가 상승한다. 과연 이용찬의 FA 최종 기착지는 어느 팀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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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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