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대중문화, 그 중에서도 영화계가 받은 충격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작년에는 두 편의 천만영화(<극한직업>,<기생충>)를 포함해 100만 관객을 넘긴 한국 영화가 30편이나 있었지만 올해는 100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 숫자가 정확히 반토막(15편)이 나고 말았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그 와중에도 지난 여름에 개봉했던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코로나 정국에도 전국 4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유일하게 4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됐다. 두 편의 천만영화를 포함해 수많은 흥행작을 가지고 있는 이정재와 황정민의 티켓파워가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데뷔 후 단 두 편의 드라마에만 출연했던 황정민은 11일 첫 방송되는 JTBC 금토드라마 <허쉬>를 통해 8년 만에 세 번째 드라마에 출연한다. 그리고 12년차 베테랑 기자 역의 황정민과 함께 <허쉬>를 이끌어갈 또 한 명의 주역도 최근 필모그래피가 만만치 않은 배우다. 최근에 개봉한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무려 17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소녀시대의 센터에서 배우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임윤아가 그 주인공이다.

가수와 배우 활동 병행이 쉽지 않았던 소녀시대의 센터
 
 임윤아는 <왕은 사랑한다>를 끝으로 3년 넘게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

임윤아는 <왕은 사랑한다>를 끝으로 3년 넘게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 ⓒ MBC 화면 캡처

 
초등학교 6학년때 SM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된 임윤아는 5년이 넘는 연습생 생활을 거쳐 2007년 소녀시대 멤버로 데뷔했다. 임윤아는 소녀시대로 데뷔하기 전부터 2004년 동방신기의 <마법의 성>, 2007년 슈퍼주니어의 < Marry U >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을 정도로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끼를 과시했다.

임윤아는 소녀시대가 데뷔한 직후부터 팀 내 센터 포지션을 도맡으며 노래의 분량과 상관없이 항상 무대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담당했다. 2007년 드라마 < 9회말2아웃 >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임윤아는 2008년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서 주인공 장새벽 역에 캐스팅됐다. <너는 내 운명>은 4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임윤아는 장년층 시청자들에게 '새벽이'로 불리며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던 임윤아의 연기자 활동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임윤아가 <너는 내 운명> 이후 출연했던 <신데렐라맨>과 <사랑비>, <총리와 나>는 흥행과 비평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유진, 성유리, 정려원, 황정음 등 1세대 걸그룹 출신 배우들은 대부분 가수 활동이 끝나거나 중간에 팀을 나와 연기자로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임윤아는 소녀시대가 본격적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팀이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드라마 촬영을 병행했다. 연기 하나만 바라보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데 임윤아는 가수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느라 제약이 너무 많았던 셈이다.

그렇게 가수와 배우 활동을 힘들게 병행하던 임윤아는 2016년에 출연한 중국드라마 <무신 조자룡>이 중국에서 온라인 누적조회수 100억뷰를 돌파하며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임유아는 tvN의 < THE K2 >와 MBC의 <왕은 사랑한다>에 잇따라 출연하며 다시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임윤아가 소녀시대의 센터가 아닌 배우로서 재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가 아닌 기대를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한 두 편의 영화를 통해서였다.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에서 청년기자로 변신
 
 임윤아는 작년 여름 <엑시트>를 통해 10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배우로 우뚝 섰다.

임윤아는 작년 여름 <엑시트>를 통해 10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배우로 우뚝 섰다. ⓒ CJ 엔터테인먼트

 
임윤아는 2017년 1월 영화 <공조>에서 강진태(유해진 분)의 처제 박민영 역을 통해 영화에 데뷔했다. 물론 <공조>는 두 남자배우의 케미로 재미를 뽑아내는 작품이었지만 임윤아는 <공조>에서 북한특수부대 출신 림철령에게 반하는 역할을 잘 소화하며 적은 분량에도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첫 영화를 통해 780만 관객을 동원한 임윤아는 2년 후 여름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작년 여름 극장가의 승자가 된 '재난액션 코미디' <엑시트>였다. <엑시트>에서 조정석과 찰떡호흡을 과시한 임윤아는 첫 영화 주연작이었음에도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고 손익분기점이 350만이었던 <엑시트>는 3배에 가까운 940만 관객을 동원했다. 임윤아는 <엑시트>를 통해 청룡영화제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엑시트>를 통해 흥행파워를 확인한 임윤아는 11일 첫 방송되는 JTBC 금토드라마 <허쉬>로 2017년 <왕은 사랑한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월급쟁이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 드라마를 표방한 <허쉬>에서 임윤아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 대신 뉴스를 챙겨보던 기자 DNA를 타고난 매일한국의 인턴기자 이지수 역을 맡아 '청년기자'의 애환을 보여줄 예정이다.

황정민은 허구한 날 술만 마시는 한량 같지만 기자로서의 능력은 물론 경력, 체력, 정신력, 친화력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이 완벽한 매일한국의 12년차 베테랑 기자 한준혁 역을 맡아 윤아와 연기호흡을 선보인다. 이 밖에 베테랑 배우 손병호가 편집국장 나성원을, 유선이 사회부 차장 양윤경을, 김원해가 디지털 뉴스2팀 팀장 정세준을, 박호산이 디지털 뉴스부장 엄성한을 연기하며 <허쉬>를 빛낼 예정이다.

최근 박정민, 이성민과 함께 영화 <기적>의 촬영을 마친 임윤아는 3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허쉬>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임윤아는 <허쉬>에서 좀처럼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는 대선배 황정민과 연기호흡을 맞출 기회를 얻었다.

임윤아는 <허쉬>에서 좀처럼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는 대선배 황정민과 연기호흡을 맞출 기회를 얻었다. ⓒ <허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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