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올해 웹 예능의 급성장은 연예계의 주목할 만한 현상 중 하나다. 기존 지상파와 케이블 TV의 인기를 위협할 만큼 유튜브 공간을 중심으로 열혈팬들을 형성하고 화제몰이에 성공하는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코미디TV의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아래 '운동뚱')은 기존 TV 예능 <맛있는 녀석들>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모범적인 모바일 예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근수저(근육 금수저)' 김민경의 재발견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종목을 쉽게 터득하면서 고수 이상의 능력을 발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성원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운동뚱>이 최근 살짝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확산이 프로그램 제작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코로나 단계 격상... 선수촌 입성 불가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지난 9일 공개된 <운동뚱> 39회는 지난주에 이어 김민경의 자전거 도전기 두 번째 시간으로 꾸며졌다. 당초 <운동뚱>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 선수촌에 입성해 수업을 받는 내용을 다뤘다. 그동안 성공리에 각종 스포츠를 습득한 김민경의 놀라운 능력은 "태릉(선수촌) 가야 한다"라는 시청자들의 바람으로 이어졌고 이는 현실로 성사되기에 이른다(2017년 최종 완공된 진천선수촌은 현재 기존 태릉 대신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기자 말).

​사이클을 도전 목표로 삼고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의 지도를 받았지만 의외로 김민경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역시나 그녀는 자전거 한 번 타본 적이 없는 생초보 도전자였다. 페달 하나 밟기 힘들어 했고 계속 넘어지면서 눈물을 흘릴 만큼 기존 <운동뚱>에서와는 사뭇 다른 고난을 겪었다. 

다음을 기약했지만 이번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국가가 운영하는 진천선수촌 역시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해진 것. 이에 <운동뚱>은 나름의 해결 방안을 들고나왔다. 바로 '영식이형'으로 불리는 이영식 PD가 직접 자전거 코치로 나서 김민경을 지도하기로 한 것이다.   

자전거를 유튜브로 배웠어요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맛있는 녀석들> 촬영 때마다 '뚱4'(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 출연진들에게 구박받고 힘으로 제압 당하는 등 담당 PD로서 체면을 세우지 못했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단단히 준비를 하고 등장했다.  

그런데 생각만큼 자전거 수업이 쉬울 수 있겠는가? '영식이형'이 과감히 직접 지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유튜브의 힘이었다. 인기 자전거 채널의 동영상으로 속성 과외를 받은 이 PD는 이를 바탕으로 김민경을 가르치는 1일 코치로 의기양양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실수 남발의 연속이었다.  

​페달 한 개 분리하는 작업에만 20분 이상 허비할 만큼 허점 투성이었다. 그렇다고 굴하는 법은 없다. 이 PD가 유튜브로 습득한 특이한 자전거 교육법은 바로 '탁탁슈~웅'(?)이다. 페달을 모두 제거한 자전거에 올라타 두발로 지면을 '탁탁' 치고 그 힘으로 몇미터씩 앞으로 나아가는(슈~웅) 방법은 조금씩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결국 1시간 30분만에 김민경은 자전거 타기에 성공, 제작진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다음엔 철인 3종 가나요?​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스포츠 소재 방송에선 체육 시설 및 지도자가 없을 경우 말 그대로 촬영 접어야 한다. 그런데 <운동뚱>은 이를 반전의 계기로 활용했다. 다른 PD들처럼 자주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긴 했지만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지는 않았던 이영식 PD를 전면에 내세운 게 신의 한 수였다.   

​그동안 <운동뚱>이 보여준 미덕은 주인공 김민경을 응원하는 시청자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영식 PD의 깜짝 코치 변신도 이와 마찬가지다. 전문 체육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음을 일깨워줬다. 그러면서 제작진과 출연자 사이의 돈독한 믿음도 키우는 등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도 마련했다.  

​웹 예능 전성시대를 맞아 <운동뚱>은 가장 모범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제약이 덜하다는 이유로 부적절한 소재 혹은 비속어가 남발되는 일부 웹 예능과 다르게 <운동뚱>은 기존 TV의 화법을 고수하면서도 출연자가 맘껏 자신의 재능을 뽐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내용은 <맛있는 녀석>들의 연장선상에 놓인 <운동뚱>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요리 재료가 돼줬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자전거 타기를 끝마친 김민경에겐 또다른 과제가 부여될 전망이다. 이에 우리의 '영식이형'은 "철인 2종 남았네"라며 힌트를 제공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수영과 달리기(마라톤)에 나서게 될 김민경의 한숨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를 흐믓하게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응원 또한 비례해서 커질 것이다. 이런 게 <운동뚱>만이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웹예능 운동뚱 김민경 이영식 맛있는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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