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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방예산은 52조 8401억 원이다. 전년 대비 2조 6874억 원(5.4%) 오른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가장 시급한, 공공병원 확충을 위한 예산과 비교된다. 제동장치가 사라져 천정부지로 오르는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증강의 문제점을 연재기사로 싣고자 한다. [기자말]
국방예산이 2020년 사상 최초로 50조 원을 돌파했다. 2007년도 24조 4972억 원이었던 국방예산이 불과 14년 만에 2배로 뛴 것이다. 2021년도 국방예산은 52조 8401억 원(전력운영비 35조 8437억 원, 방위력개선비 16조 9964억 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2조 6874억 원(5.4%)이나 오른 것이다.

반면에 코로나 시대인데도 지방의료원 거점 병원(증축 설계비)에 책정된 예산은 고작 15억 원이었다. 그뿐인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 등 특별고용지원업종 노동자 해고를 막기 위한 고용유지지원금은 절반 가까이 삭감되었다. 2021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고작 1.5%로, 1988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다. 고용유지와 민생 안정에는 인색한 정부와 국회, 여야가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증강에는 한없이 너그러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 군비증강 실태는 숨이 가쁠 정도다. 북한 위협, 주변국 위협,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명분으로 한 전력증강 속도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그러나 북한과 주변국 위협을 명분으로 한 남한의 군비증강은 타당성이 없다고 본다. 과장된 안보 위협 평가에 기초한 초공세적인 군사전략 수립과 공세 전력 도입, 군비확장은 군비경쟁을 격화 시켜 도리어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예산을 낭비할 뿐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폭증하는 국방예산 증가율에 대한 통계
 문재인 정부 들어 폭증하는 국방예산 증가율에 대한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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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변국 위협 상투적 부풀리기와 국방예산 팽창

북한의 잠재적 전쟁수행능력과 국방비가 남한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열세라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재래식 전력에서 남한은 이미 북한의 남한에 대한 전면적 무력공격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갖추고 있으며, 오히려 남한이 우위에 있다. 정경두 전 국방장관도 "핵을 제외한 모든 재래식 군사 분야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인 우위"(2020.9.15.)에 있다고 말했다. 남한의 첨단 고성능 재래식 전력은 북한 핵전력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그런데도 무기 도입이 계속되고 국방예산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국방예산 확보와 몸집 불리기로 기득권을 유지·확대하려는 국방부와 군의 상투적인 북한 위협 부풀리기에서 비롯된다.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 평가도 객관적이고 합당한 근거에 토대하고 있지 않다. 중국은 육·해·공 전력에서 남한을 무력침공 할 수 있는 승수를 갖추고 있지만, 인도·러시아·베트남 등 16개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남한과 무력분쟁 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 제한된다. 러시아는 재래식 전력에서는 남한을 무력침공 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일본은 공군력에서는 한국과 비슷하고 육군 전력에서는 남한에 크게 뒤지기 때문에 해군력 우위만을 갖고 남한을 침공할 수 없다. 이에 '주변국 위협' 역시, 국방예산 확보와 몸집 불리기, 미국의 인도·태평양 패권 전략에 편승하려는 국방부의 자가 발전적 주장에 불과하다.
 
초공세전략 도입에 따른 국방예산 늘리기
 

한미연합군의 군사전략은 제동장치 없는 전력증강과 국방비 증액의 직접적 원인이다. 한미연합군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4D(탐지→교란→파괴→방어) 작전개념에 따른 작전계획 5015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공격한다는 초공세적 작전이다. 그러나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에 의거한 선제공격은 모험주의적이며 실효성은 없이 비용만 든다.

대북 선제공격은, 설령 제한적인 핀포인트 공격이라고 해도 필히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미 남한은 물론 일본과 미국까지 보복할 수 있는 핵과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조건에서 대북 선제공격은 남북한의 모든 생명과 자산, 미·일의 일부 생명과 자산을 담보로 하는 무모한 짓이다.

한미가 제아무리 대북 정찰능력을 강화해도 산악지대 등을 이용해 은폐‧엄폐돼 있는 고정식 발사대와 수백 대에 달하는 이동식 발사대를 모조리 탐지해 발사 전에 파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선제공격론은 실효성이 없는 전략이다.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을 실행하기 위한 이른바 3축 체계(킬 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 도입에 2019~2023년 동안 32조 원, 2021년도에만 5조 8070억 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안보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을 고집할 경우 앞으로 고성능 첨단무기 자체 개발과 미국산 고성능 첨단무기 도입에 들어가게 될 비용이 얼마가 될지 산정하기조차 어렵다.

최첨단 고성능 초공세무기 도입에 따른 국방예산 팽창

2021년도 방위력개선비(무기도입비)는 16조 9964억 원에 달한다. 예산의 대부분은 대북 선제공격용 첨단 고성능 무기체계 도입에 사용된다. 공군  F-35, KF-X, 해군의 항공모함, 중형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육군의 KTSSM(전술지대지유도무기), 현무-2 탄도미사일, K-2 전차, 대형 공격용 헬기, 해병대의 상륙기동헬기 등 열거하기조차 벅찰 정도다. 2021년에 이들 선제공격 무기도입을 위한 예산만 F-35A 1조 2083억 원, 중형잠수함 5258억 원, K-2 전차 3094억 원 등 4조 1660억 원에 이른다.

고성능 무기 도입은 국내 개발이든 외국산 구매든 천문학적 액수가 들어갈 뿐 아니라 도입 뒤에도 운영유지비가 든다. 또 부품과 기술 도입, 정비 과정 등에서 외국(미국과 일본 등)에 종속된다. 국내개발 중인 KF-X 사업 예산은 무려 18조 원에 이르며 운영유지비에 얼마가 소요될지 가늠조차 어렵다. F-35A는 40여 대 도입 비용으로 8조 원, 운영유지비는 무려 40~80조 원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10년~20년 후엔 국방예산 대부분을 무기 운영유지비에 쏟아야 할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국방부 앞 월례집회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국방예산의 삭감과 군사적신뢰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 국방부 앞 월례집회에서 국방예산 삭감과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을 요구하는 평통사  국방부 앞 월례집회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국방예산의 삭감과 군사적신뢰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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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체제 유지에 따른 국방예산 팽창

2021년도 국방예산 중 병력 유지비(인건비)는 20조 5800억 원으로 전체 국방비의 39%를 차지한다. 인건비 비중이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군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주된 원인의 하나라고 본다. 50만 명 넘는 대병력을 유지하는 한, 저비용 고효율의 정예군으로의 탈바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국방개혁 2.0이 병력감축 최종 목표를 50만 명(상근예비역을 포함하면 51.6만 명)으로 높여 잡는 것은 북한 체제 붕괴와 점령이라는 초공세적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병력, 특히 육군 병력을 유지하려는 데서 기인한다.

지상군 작전사령부(지작사)의 창설(2019.1)은 애초에는 군단을 지휘만 하는 구조로 계획돼 예산 절감과 인력감축이 기대되었으나 실제로는 반대 결과를 낳고 있다. 지작사는 8개 군단, 지상정보단, 화력여단, 공병단, 정보통신여단, 군수지원사령부, 2개 향토사단, 근무지원단 등 육군 병력의 4분의3을 거느리는 한국군 사상 초유의 초대형 공룡부대가 되었다.

지작사의 몸집 불리기도 초공세적 대북 작전 수행을 명분으로 한다. 군이 군단과 사단 수 감축에는 매우 소극적인 반면에 특임여단(참수부대), 신속대응사단, 화력여단, 지상정보단을 속속 창설하는 것도 대북 초공세적 전략에서 비롯된다.

대미 종속성에 따른 예산 팽창

국방예산이 비효율성을 면치 못하는 요인 중 하나는 국방예산의 대미 종속성 때문이다.

2021년 전력유지비(15조 2637억 원) 중 주한미군을 위해서 편성된 예산은 방위비분담금 1조 389억 원을 포함해 주한미군시설부지지원, 카투사 인건비 등 1조907억 원이다. 특별회계로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비로 7398억 원이 편성돼 있다. 또 전력유지비에는 한미연합사 유지비용 112억 원을 포함해 해외파병, 한미연합 연습 및 해외연합훈련에 919억 원이 편성돼 있다. 군수지원 및 협력 분야 외화예산은 15억 달러(1조 8150억 원)로 그 중 약 80%는 한국군 장비를 미국에서 정비하는 비용 등으로 미국을 위한 예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예산을 모두 합치면 총 3조 3744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력 유지비의 무려 22%에 해당한다.

주한미군과 미국을 위해 쓰이는 막대한 예산은 한국군 부대 운영과 교육 훈련, 장비정비 등에 쓰일 예산을 축내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2021년도 방위력개선비 중에서 미국산 무기도입 비용만 약 3조 원에 달한다. 국방예산의 이런 대미 종속성도 결국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과 미 증원군에 크게 의존하도록 만드는 초공세적 대북 군사전략과 작전이 원인이다.

미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 본토 방어에 한국군 동원 가능성과 국방예산 팽창

2021년 방위력개선비에는 한국군의 역외·원양작전을 위한 전력 구축 비용이 대거 포함돼 있다. 항공모함, 대형 구축함, 중형 잠수함, 공중급유기, 조기경보 통제기 등이 대표적인 무기체계다. 2021년도에 이들 무기도입을 위해 배정된 예산만 1조 1303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전력은 대북 방어 보다는 한국군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중 대결에 동원되고 미국 방어를 위해 쓸 무기체계들이라고 본다. 대표적인 역외·원양작전 전력인 항공모함 도입비는 최소 8조 원을 상회한다. 해군이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SM-3 요격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최소 100km 이상으로 남한 방어용이 아니며, SM-3 BlockⅡA는 미국을 겨냥한 북‧중의 ICBM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1발당 가격이 무려 325억 원에 달한다. 한국군이 미·중 대결과 미국 방어에 동원될 무기체계를 도입할수록 한국 안보는 그만큼 더 위태로워질 것이다.
   
국방부 앞 월례집회에서 대북 선제공격 전략인 맞춤형 억제전략의 폐기를 요구하는 평통사 회원
▲ 국방부 앞 월례집회에서 대북 선제공격 선략의 폐기를 요구하는 평통사 국방부 앞 월례집회에서 대북 선제공격 전략인 맞춤형 억제전략의 폐기를 요구하는 평통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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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공세전략→방어전략 전환... 국방예산 삭감-평화체제 구축의 길 열어야

선제공격은 헌법과 유엔헌장에 위배된다. 헌법 5조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헌장 2조 4항은 "모든 회원국은 그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해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양립하지 아니하는 어떠한 기타 방식으로도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간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도 유엔헌장도 선제 무력공격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연히 대북 선제공격을 표방하는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 및 작전계획 5015는 위헌이자 국제법 위반이다.

한국군의 초공세전략을 합리적 방어 충분성에 따른 방어전략으로 전환하면, 비대한 군조직을 줄여 20~30만으로 대폭 감축, 정예군화가 가능하다. 한국군 무기체계도 미디엄급 무기체계로 바꿔 과잉 전력을 감축할 수 있다. 그 결과 전력운영비(병력운영비·전력 유지비)와 방위력개선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국방예산을 절반 이하로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래야 국가 경제와 민생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군사분야 합의서를 이행해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의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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