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을 넣고 기뻐하는 맨유의 폴 포그바(앞 3명 중 맨 오른쪽)

득점을 넣고 기뻐하는 맨유의 폴 포그바(앞 3명 중 맨 오른쪽) ⓒ 로이터/연합뉴스

 
13분 동안 3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또 다시 역전드라마를 써내며 저력을 발휘했다.
 
맨유는 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20-21 잉글랜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6승 1무 3패(승점 19)를 기록하며, 단숨에 4위까지 뛰어올랐다.
 
솔샤르의 용병술, 후반 분위기 대반전 이끌다
 
이날 홈 팀 웨스트햄은 3-4-3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파블로 포르날스-세바스티앙 알레-제이로드 보웬을 최전방에 놓고, 허리는 아르투르 마수아쿠-토마스 수첵-데이클런 라이스-블라다미르 쿠팔이 배치됐다. 스리백은 아론 크레스웰-안젤로 오그본나-파비안 발부에나, 골키퍼 장갑은 우카쉬 파비안스키가 꼈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은 에딘손 카바니, 2선은 앙토니 마시알- 도니 반 더 비크-메이슨 그린우드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폴 포그바-스콧 맥토미니, 포백은 알렉스 텔레스-해리 매과이어-빅토르 린델뢰프-아론 완 비사카, 골문은 딘 헨더슨이 지켰다.
 
전반은 맨유의 졸전이었다. 결정적인 슈팅 기회는 웨스트햄이 좀더 많았다. 전반 9분 쿠팔의 패스에 이은 보웬의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웨스트햄은 보웬, 보르날스의 돌파를 앞세워 맨유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반 중반 포르날스의 슈팅은 맨유 골대를 강타했다. 맨유는 좀처럼 세밀하게 공격을 조립해나가지 못한 채 엇박자를 드러냈다.
 
선제골은 웨스트햄의 몫이었다. 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라이스의 머리를 거쳐 수첵이 오른발로 마무리지었다. 전반 40분에는 알레가 헨더슨 골키퍼까지 제치고 마지막 슈팅 상황에서 미끄러지지 않았다면 무게추는 웨스트햄으로 완전히 기울 수 있었다.
 
확실한 반전이 필요했다.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바니, 반 더 비크 대신 브루누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하며 공격 라인을 개편했다.
 
솔샤르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은 적중했다. 맨유는 후반 20분부터 13분 동안 골 폭풍을 몰아쳤다. 페르난데스가 중앙 공간으로 패스했고, 포그바가 오른발 인사이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맨유는 3분 뒤 곧바로 역전을 만들었다. 왼쪽에서 텔레스의 크로스를 받은 그린우드가 절묘한 터치에 이은 왼발 터닝슛을 성공시켰다.
 
맨유의 기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후반 26분에는 페르난데스의 스루패스에 이은 래시포드의 슈팅이 골대를 팅겨나왔다.
 
맨유는 마침내 후반 33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마타의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 한 방으로 래시포드에게 일대일 기회가 만들어졌다. 래시포드는 골키퍼 나온 것을 보고 오른발 칩슛으로 연결해 웨스트햄을 좌절시켰다.
 
맨유, 올 시즌 6승 중 역전승 4회… 우승 경쟁 본격 돌입
 
이날 맨유는 부분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지난 3일 UEFA 챔피언스리그 파리생제르맹과의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르느라 많은 체력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솔샤르 감독은 맨유의 에이스 페르난데스를 벤치 자원으로 분류했다. 래시포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주전 두 명의 공격 자원이 빠지자 맨유는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에는 웨스트햄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준 채 끌려다니기 바빴다.
 
솔샤르 감독은 빠르게 대처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페르난데스, 래시포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시알을 최전방 원톱으로 이동시키고, 래시포드를 왼쪽으로 배치했다. 2선을 래시포드-페르난데스-그린우드로 꾸렸다.
 
후반 들어 맨유의 공격력은 한층 살아나기 시작했다. 페르난데스는 양질의 전진 패스를 넣어줬고, 래시포드는 빠른 스피드를 통해 웨스트햄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페르난데스는 포그바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래시포드는 후반 32분 중요한 추가 득점을 엮어내며 웨스트햄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맨유는 웨스트햄에 무려 19개의 슈팅을 허용할만큼 상당히 고전한 경기였지만 패배를 승리로 바꾼 것은 고무적이다.
 
올 시즌 맨유는 뒷심이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6승 가운데 무려 역전승만 네 차례다. 10월 18일 뉴캐슬과의 5라운드에서는 전반 2분 만에 실점했지만 이후 4골을 몰아쳤다. 11월 7일 8라운드 에버튼전 역시 전반 19분 베르나르드에게 첫 골을 내준 뒤 페르난데스가 25분과 32분 연속골을 넣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최고의 경기는 1주일 전 벌어진 사우샘프턴과의 10라운드였다. 맨유는 전반에 0-2로 리드를 내줬지만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된 카바니가 2골 1도움을 올리며, 3-2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번 웨스트햄을 포함해 총 네 번의 역전승에 힘입어 승점 12을 따낸 셈이다.
 
이로써 맨유는 4위까지 뛰어오르며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1위 첼시와의 승점차가 3점에 불과하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시절의 맨유는 역전의 명수로 불린 바 있다. 1998-9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2골을 터뜨린 2-1 역전승은 '캄 누의 기적'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도 맨유는 수많은 역전승을 거두며 오랫동안 황금기를 보냈다.
 
승부처에서 강한 맨유의 저력이 다시 발휘된다면 올 시즌 일을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퍼거슨 은퇴 이후 암흑기를 보낸 맨유가 리그 우승으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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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페르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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