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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방예산은 52조 8401억 원이다. 전년 대비 2조 6874억 원(5.4%) 오른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가장 시급한, 공공병원 확충을 위한 예산과 비교된다. 제동장치가 사라져 천정부지로 오르는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증강의 문제점을 연재기사로 싣고자 한다. [기자말]
국방부와 군은 북한 및 주변국 위협 대비, 상륙작전 능력 증대, 해양수송로 보호 등을 위해 항공모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공모함은 북한 위협과 주변국 위협을 대비하는 데 군사적 효용성은 없는 과잉전력이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원돼 미·중 간 군사적 대결에 휩쓸리고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에 동원돼 한국 안보를 도리어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전력이라고 본다.

이는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함재기를 포함해 8조 원을 상회할 막대한 도입 예산과 연간 1000억 원을 넘어설 운영유지비는, 코로나에 신음하는 국민경제와 민생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다.  
 
항공모함 사업은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
▲ 항공모함 도입 관련 예산 항공모함 사업은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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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국회는 기획재정부가 전액 삭감했던 항공모함 예산을 2021년도 예산 예비심사 과정에서 되살려냈다. 항공모함 도입 관련 토론회 및 연구 용역비 명목으로 1억 원을 배정한 것이다. 해군의 몸집 불리기 사업이자 예산 낭비인 항공모함 사업을 중단시킬 책임이 있는 국회가, 도리어 항공모함 도입에 앞장선 셈이다.

북한 위협에 대비하려 항공모함을 도입해야 한다?

남한 해군력은 함정 240척에 총 25만 5천 톤, 북한 해군력은 함정 800척에 총 11만 1천 톤으로 남한 해군이 총 톤수에서 약 2.3배의 압도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2020 일본 방위백서>). 미 군사전문가 더니간은 1983년 이래로 남북한 해군전력 비교에서 남한에 줄곧 북한의 2배 이상의 지수를 부여해 왔다(<How to make war, 1983/1988/1993/2003>). 2003년 이후로도 남북한 해군력 간 격차는 더욱 커졌다. 이런 사실은 남한 해군이 북한 해군의 위협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북한 위협 대비를 명분으로 한 항공모함 도입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는 걸 말해 준다.
 
북한의 함정 숫자는 남한의 3배지만, 함정 톤수는 남한이 북한의 2.3배로 남한의 해군력 우위가 확연하다.
▲ 남북 해군력 비교 북한의 함정 숫자는 남한의 3배지만, 함정 톤수는 남한이 북한의 2.3배로 남한의 해군력 우위가 확연하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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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북한 위협을 내세워 항공모함을 도입하려는 것은, 국방부가 스스로 밝혔듯 대북 상륙작전 등 공세적 전력 운용에 그 의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항공모함이 전투기 20대와 공격헬기 10대를 탑재하더라도, 상륙 지원을 위해 휴전선 이북 동해나 서해에서 작전할 경우 북한의 해안포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는 방어가 어렵다. 이에 따라 북한군 사거리를 벗어난 공해상이나 휴전선 이남에서 작전해야 하는데, 이때는 상륙부대 수송과 엄호라는 군사적 효용성을 발휘할 수 없으며, 탑재 전투기에 의한 상륙 엄호 역시 남한의 1개 육상기지에서 발진한 전투기의 지원에도 미치지 못해 군사적 효용성은 거의 사라진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해군은 "전투기 운용기지를 육상과 해상으로 다양화하는 것은 방어와 군사력 운용의 융통성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2020.10.5. 페이스북)라고 반박 주장한다.

전투기 운용기지를 해상으로 다양화한다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 등의 공격으로 남한 육상 공군기지와 전투기 등이 무력화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주장이나, 북한 미사일과 방사포 공격으로 남한 공군기지와 전투기가 무력화될 확률은 매우 낮다.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가 남한의 공군기지 공격에 모든 전력을 쏟을 순 없으며, 설령 북한이그렇게 무모한 전력 운용을 하더라도 기능 불능에 빠질 남한 공군기지와 손상될 전투기가 항모라는 해상기지가 필요할 만큼 절대다수일 수는 없을 것이다. 공군기지나 격납고가 자체 방호력을 갖추고 있고 훼손된 활주로도 바로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한 곳곳에 산재한 고속도로 등이 대체 활주로를 제공한다.

이처럼 북한 위협을 구실로 한 항공모함 도입은 방어적 측면에도 공세적 측면에서도 효용성이 없는 불필요한 과잉전력이다. 이에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다코다 한국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동·서해의 과밀한 전장 환경을 고려하면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는 매우 나쁜 접근법"(VOA, 2019.10.3.)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변국 위협에 대비하려 항공모함 도입이 필요?

일본의 해군력은 함정 140척에 50만 톤, 중국의 해군력은 함정 750척에 197만 톤으로 총 톤수에서 일본은 남한의 약 2배, 중국은 남한의 약 7.7배, 일본의 약 4배다(<일본 방위백서 2020>, 43쪽).

중국은 육·해·공 전력에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승수를 갖고 있지만, 러시아와 인도 등 16개의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유사시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 크게 제한된다. 일본은 한국보다 공군 전력은 비슷하고 육군 전력은 크게 뒤지기 때문에 해군력 우위만을 갖고 한국을 침공할 수는 없다. 또 한국 해군이 방어를 위해 한국 수역에서 싸울 경우 얼마든지 일본 해군을 격퇴할 수 있다. 육상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전투기들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의 지원은 거의 무의미하다. 항공모함 탑재기 F-35B의 대수와 전투력이 공군이 보유한 F-15/16/35A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대중, 대일 공세를 위해 중국과 일본 수역에 들어가 싸울 경우 항공모함은 괴멸될 것이다. 해군 자체 전력도 중국, 일본에 크게 열세인 데다가 공군 지원도 중국과 일본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때도 한국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의 지원은 무의미하다. 함재기 대수와 전투력에서 일본과 중국의 육상과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 전력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열세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주변국 위협에 대비해 항공모함 도입이 필요하다는 군의 주장도 방어적 측면에서나 공세적 측면에서나 전혀 타당성이 없는 주장이다.

군은 또한 독도나 이어도 등에서 주변국들과 분쟁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항공모함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해양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것은 외교적 해결이 필요한 수역을 군사대결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일본이 독도를, 중국이 이어도를 군사적으로 점령한다면 이는 오히려 패착이 돼 국제사회에서 정치·외교적으로 패배하게 된다. 
 
2019년 10월 30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협상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중단 2019년 10월 30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협상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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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해 항공모함이 필요하다는 해군의 주장 또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미국은 해상수송로를 위협할 수 있는 나라로 중국을 상정하지만, 중국도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로 스스로 해상수송로를 차단할 까닭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상수송로가 차단된 적이 없다.

중국이 해상수송로를 차단할 것으로 가정하더라도, 이때는 한국 해군이 제아무리 원양해군을 양성해도 이를 돌파할 수 없을 것이다. 국방비가 한국의 4배 이상인 중국을 상대로 해군력의 격차를 만회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설령 한국이 중국보다 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게 되더라도, 연근해에서 싸우는 중국 해군을 원정에 나선 한국 해군이 이길 수는 없다.

미중 대결과 태평양 미군 및 미국 본토 방어에 동원될 수도 있는 항공모함

미국은 중국의 패권 도전을 막기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미국·일본·인도·호주 중심의 콰드와 여기에 한국 등을 결합한 콰드 플러스라는 지역 다자 집단방위체(군사동맹)의 구축을 꾀하고 있다. 바이든 정권하에서도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다자 집단방위체 구축은 지속될 것이며,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이 그 중심 전력이 될 것이다.

뉴욕 주립대 에릭 프렌츠 교수는 최근 '한국과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글을 통해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군사적 지원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한국 해군의 F-35B를 포함한 단거리 이륙 및 수직 착륙 항공기 발진이 가능한 항공모함 개발 계획은 이 방향에서 필수적인 단계"라고 주장했다(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0.10.12.). 이는 한국이 항공모함을 도입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원할 것을 노골적으로 촉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여기서 미국 지원이란, 동북아와 동·남중국해 등에서 벌어지는 미·중 간 군사적 분쟁에 한국군이 개입해 미군과 손잡고 중국과 대결하라는 얘기다.
  
평통사는 2021년 예산심의 기간 내내 청와대 앞에서 항공모함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 항공모함 사업 중단 촉구 평통사는 2021년 예산심의 기간 내내 청와대 앞에서 항공모함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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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항공모함은 미국 방어에도 동원될 수 있다. 미·중, 북·중 유사시 항공모함 전단의 전투기나 미사일을 이용해 중국과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지와 이동발사대 등을 타격해 미국 방어 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중국과 대만 유사시 미국은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 개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한국 항공모함 전단의 공세 전력은 중국군 공격과 미군 방어에 긴요할 것이다. 한국군 항공모함 전단의 이지스 구축함은 SM-3 블록 ⅡA 요격미사일로 미국을 향한 북·중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에 이른바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를 개정해 현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의 적용 범위를 '한반도 유사시'에서 '한반도 및 미국 유사시'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제52차(2020.10)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 11항에 "2020년 말까지 '2016 위기관리 합의각서'를 최신화해야 할 필요성에 주목했다"는 내용을 반영 시켜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의 개정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만약 미국의 요구대로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가 개정된다면, 북·미, 미·중 유사시 한국군은 미국을 공격하는 중국과 북한을 공격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될 수도 있다.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은 즉 북·미, 미·중 유사시 한국이 북한과 중국과 원하지 않은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항공모함 도입은 동북아 군비경쟁 부추겨... 평화 위해 군축 나서야

동북아 국가들의 항공모함 도입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해군력 증강과 항공모함 등의 전진 배치에 맞서 중국이 선도하고 일본과 한국이 그 뒤를 따르게 되면서 해군력을 둘러싼 한·중·일 간 군비경쟁을 한층 격화시키게 될 것이다.

다수 언론은 '대형수송함-Ⅱ' 사업이 '항공모함' 사업으로 공식화되고, 도입 시기가 앞당겨진 배경에는 일본의 경항공모함 도입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조선일보, 2020.8.5.). 문 대통령은 올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경항모는 우리 바다는 물론 국민이 다니는 해상로를 보호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가 작전계획(5015)에 따라 항공모함을 대북 선제 공세 전력으로 운용하면 침략전쟁을 부정한 헌법(5조)과 유엔헌장(2조 4항)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군비경쟁에 따른 군사적 대결의 격화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냉전 지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에서 대결을 한층 격화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게 된다.

압도적 우위의 대북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항공모함 도입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해군력 경쟁에 가세하기보다는, 군축을 선도함으로써 국방예산 삭감과 판문점선언, 평양 선언, 군사 분야 합의서 이행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디딤돌을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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