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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
 대전교육청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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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돈을 받고 손님과 잠을 자는 사례를 미래직업으로 제시했다가 비난을 받고 있는 대전 유성A 중학교 진로진학 수업과 관련, 대전지역 여성·학부모단체들이 대전교육청을 향해 진로교육에 대한 전면 재점검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등은 3일 성명을 통해 "대전시교육청은 극단적인 성상품화를 직업으로 제시한 학교 진로 교육 전면 재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달 25일 TJB의 보도로 알려졌다. 대전 유성의 A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진학 수업에서 여성이 돈을 받고 손님과 잠을 같이 자는 일본의 사례를 신종 직업으로 소개하는 영상자료를 사용해 논란이 된 것.

해당 영상자료는 유튜브 영상을 활용하는 수업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그대로 노출됐고, 이용금액까지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의 이의제기와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학교 측은 '해당 교사가 수업 전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삭제한 편집본 영상을 만들었지만 수업에서 실수로 편집본이 아닌 원본을 재생하며 발생한 일이다"라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여성단체들은 성명에서 "학교 측의 해명대로라면 수업 도중 교사가 문제가 된 장면을 충분히 발견할 여지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교사가 영상 재생을 중단 조치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교사나 학교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납득이 가능한 설명과 진심 어린 사과, 성인지적 관점의 후속교육을 실시했어야 했다"며 "동시에 교육청 역시, '학교 측에 영상교육에 앞서 내용 재점검을 요청하고 교원 대상 성인지 감수성 연수를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미온적 대응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소이네야'는 일본어로 '함께 자는 방'이라는 뜻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10~20대 연령의 여성종업원이 남성손님 옆에서 잠을 자고 비용을 받는 영업 방식"이라며 "복장별, 부위별 신체접촉에 따라 추가 금액이 책정되며 성적으로 노골적인 복장일수록, 소위 '수위가 높은' 신체부위일수록 남성손님은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소이네야'에 대해서는 일본 사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소이네야'를 직업이라고 바라보는 관점 이면에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할 수 있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으며, 따라서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관점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이는 '극단적인 성상품화'이며 '인권침해 '그 자체다. 이는 성매매와도 구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현재 해당 수업에서 사용된 영상인 '미래의 새로운 직업들'은 채널에서 삭제됐다. 그러나 삭제 전 확인한 댓글에 따르면 다수의 교사들이 진로지도 자료로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며 "인권 침해적 행위를 직업으로 소개하는 영상을 학생들의 진로지도 자료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상황은 몹시 우려스럽다. 교사 개개인의 주관적 선택에 기대어 학교 진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위험한 교육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인지관점과 인권관점에서의 학교 진로진학교육의 재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했다"며 "대전시교육청은 해당 중학교의 진로교육 시 문제영상 노출의 진상을 명확히 조사하여 후속교육을 실시하고, 대전지역 각 학교의 진로교육 자료 활용 실태에 대해 전면 점검하고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태그:#대전교육청, #대전여성단체연합, #진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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