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는 최종 성적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재일 교포 이외 외국인 감독=매년 PS 진출' 징크스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개막을 앞두고 투타 전력상 하위권으로 전망되었음을 감안하면 KIA는 선전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규 시즌 마지막 달의 첫날인 10월 1일만 해도 5위였던 KIA의 6위 마감에서 뒷심 부족을 아쉬워하는 시선도 있다. 

KIA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주된 이유는 부상 선수들의 속출이다. 투타에 걸쳐 핵심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올시즌 KIA는 이른바 '완전체'로 경기를 치른 적이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 불펜의 핵심 전상현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어깨 부상 등으로 인해 두 번에 걸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1군 엔트리 말소도 두 번 더 있었다. 합계 4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전상현의 부상은 공교로운 시점에 발생해 KIA를 더욱 어렵게 했다. KIA는 시즌 도중에 야수진 보강을 위해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와 트레이드를 했다. KIA가 내놓은 매물은 모두 투수로 홍건희, 문경찬, 박정수였다. 

하지만 이들이 KIA를 떠나 불펜에 공백이 형성된 가운데 마무리 투수를 맡은 전상현이 부상을 되풀이했다. 이로 인해 KIA는 셋업맨 박준표가 임시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올 시즌 KIA는 풀타임 마무리 없이 시즌을 치른 셈이었다.  

▲ KIA 전상현 프로 통산 주요 기록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전상현은 분명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4라운드 38순위로 KIA에 입단한 전상현은 2019년 두각을 나타냈다. 57경기에 등판해 60.2이닝을 던지며 1승 4패 15홀드 평균자책점 3.1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70으로 필승조의 일원이 되어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다. 

올해는 47경기에서 47.2이닝을 던지며 2승 2패 15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2.45 피OPS 0.618을 기록했다. 9이닝당 평균 탈삼진은 지난해 9.20개로 인상적이었으나 올해는 12.08개로 더욱 상승했다. 높은 탈삼진 비율은 전상현이 마무리에 특화된 선수임을 방증한다. 

하지만 마무리로 시즌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구성이 중요하다. 언제 등판할지 몰라 항시 대기하며 급하게 몸을 풀고 가장 압박감이 심한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것이 마무리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10월 말 뒤늦게 정규 시즌이 완료된 가운데 윌리엄스 감독은 11월 30일까지 매우 독특한 마무리 훈련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기술 훈련이 시행되는 것과 달리 윌리엄스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서 기술 훈련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다. 

대신 상담 및 교육을 제외한 시간은 체력 훈련으로만 채웠다. 올 시즌 KIA를 괴롭혔던 줄 부상 악령이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비롯된 체력 부족 탓으로 진단했다고 풀이된다. 체력이 떨어지면 몸을 무리하게 쓰게 되어 부상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KIA의 2021년 지상과제는 가을야구가 될 전망이다. KBO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돌부처'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전상현이 KIA의 뒷문을 건강히 지키며 광주 돌부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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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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