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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5일 '뉴스위크' 일본어판. 혐한의 심리학(嫌韓の心理?)이란 제목이 달렸다.
 2019년 10월 15일 "뉴스위크" 일본어판. 혐한의 심리학(嫌韓の心理?)이란 제목이 달렸다.
ⓒ 김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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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의 위기는 사회적으로 혐한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한국과 재일동포에 대한 편견으로 나타난다. 혐한으로 인한 상처를 짜깁기 위해 혐한 심리에 주목하려고 한다.

2019년 10월 15일 <뉴스위크> 일본어판에는 '혐한의 심리학'이라는 특집기사가 실렸다. 혐한현상과 관련해 독일의 사회학자 아도르노의 이론이 소개됐다.

아도르노에 의하면 권위적 인격이란 권위를 향한 복종, 타자에 대한 불신, 반민주적인 이데올로기(특히 전체주의) 등을 수용하기 쉬운 성격을 말한다. 취약한 자아밖에 갖지 못한 현대인이 자기 방어를 위해 권력에 복종하고 타자에게는 불관용으로 엄격해진다는 이론이다.

이에 더해 사회적 지배지향성이란 집단간에 피라미드와 같은 상하관계로 나타나는 위계질서를 말한다. 우월의식을 가진 민족은 외국인에 배타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로는 집단적 자기도취가 있는데, 집단적 나르시시즘이란 다른 외부 집단보다 자기가 속한 집단에 다른 집단보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평가를 하는 것을 말한다. 관련한 조사에서는 집단적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은 혐한 경향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혐한의 정도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해방후 한국과 식민지시대의 조선과는 다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식민지시대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1941년 조사결과로는 조선인과 일본인은 적어도 표면적으로 협력적인 관계였고, 이 때문에 일본인의 조선인에 대한 태도도 동맹세력인 독일과 이탈리아에 이어 긍정적인 평가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패전후 한반도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되면서 부정적인 태도가 확대하게 된다.

한국전쟁후 1990년대 중반까지 일본은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한 결과, 한국과는 소득에서 차이가 났다. 미디어를 통해 혐한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한국에 대한 우월의식이 잠재돼 있었다.

1990년대 냉전종결과 함께 한국이 소련과 중국, 동유럽 국가와 수교를 하면서 외교적 반경이 넓어지는 가운데, 일본과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으로 역사청산 문제가 대두됐다. 이는 일본과의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었음을 뜻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한류문화가 유입되고 월드컵을 공동주최하는 등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일본 주력의 수출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 경제분야에서 경쟁이 심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심화된다. 즉, 역사문제로 인한 갈등에 경제분야의 경쟁이 더해진다.

한때 세계 반도체 사업을 장악했던 일본이지만, 한국의 반도체 분야의 약진에 대해 부러워하면서 본받아야 한다는 점과 이를 넘어서려는 의식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2019년 반도체 부품에 대한 수출규제가 이뤄진 것이다.

해방후 한국에서는 식민지 지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배경으로 반일교육이 강조됐다.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간 교류와 친선이 계속됐다 하더라도, 우리 내면의 반일은 숨길 수 없었다. 이를 의식해 일본 내에서도 혐한 기류가 형성돼 맞대응해 온 것도 사실이다.

냉전시대에 일본 보수우파는 한국을 지지하는 구도였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한국 헤이트'라고 표현되는 혐한에 기울어지는 사람도 늘어난다. '헤이트'는 증오한다는 뜻이지만, 일본에서는 특정 외국인을 미워하는 정도가 심하다는 표현으로도 쓰여지고 있다. 과거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의미로 이들을 '샤이 헤이트 코리아'로 부를 수 있다.

최근 '샤이 헤이트 코리아'가 증가한 이유가 있다. 원래 넷우익이라는 인터넷 미디어나 일부 보수계 잡지나 중소출판사 등 한정된 미디어를 통해 혐한의 보급 루트가 형성돼 있었다. 그런데 혐한 콘텐츠가 대중잡지나 지상파를 통해 점점 확대돼 전파되면서 일반인들이 받아들이는 개념으로 일본 대중에게 정착됐기 때문이다.
첨부파일
GBW 20-11-30 (5).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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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혐한, #지한,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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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그 내면에 자리잡은 성숙도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하면서 관찰하고 있는 일본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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