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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비행기 타기 어려워진 요즘, 해외 대신 국내 신혼여행지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신혼부부들에게 자랑스레 소개하고픈, 우리 동네의 멋진 풍경과 즐길거리를 소개합니다.[편집자말]
입동이 지나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도 지났다. 아침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영하의 날씨가 계속된다. 이제 늦가을 풍경이라곤 찾아보기가 힘들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겨울 바다를 즐겨 찾는다. 수평선이 보이는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서다. 하얀 포말을 그리며 밀려오는 파도도 보고 싶다. 내친김에 갈매기들과 재미있는 먹이 주기 놀이도 하고 싶다. 최근에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는 해돋이 명소 포항 호미곶을 지난 11월 25일 찾아보았다.
 
새천년기념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호미곶광장 모습
 새천년기념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호미곶광장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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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최고의 전망대, 새천년기념관

학창 시절 한반도 지도를 그릴 때 동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오게 그리던 곳이 바로 호미곶이다. 한반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보았을 때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토끼 모양이라고도 불렸는데 이는 일본강점기 때 우리나라를 비하하기 위해 한일 모든 교과서에 실린 잘못된 기록 때문이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에 들어서면 맨 먼저 새천년기념관이 눈에 들어온다. 2009년 12월 28일 개관한 새천년기념관은 새천년 국가지정 일출 행사 개최를 기념하고, 민족화합을 통한 통일 조국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고자 세워졌다.

1층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조도시 포항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은 한 개인이 전 세계를 다니며 평생 수집한 화석을 전시한 박물관이다. 수만 년 전 지질시대 바다에 살았던 생물체의 화석을 전시한 곳이며, 3층에는 시청각실과 예술작품 수준의 신비로운 수석을 전시해 놓았다.
 
포항 호미곶광장 새천년기념관 모습
 포항 호미곶광장 새천년기념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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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새천년기념관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4층 전망대이다. 이곳에서는 호미곶의 장엄한 일출과 가슴이 탁 트일 듯한 동해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호미곶의 주요 사진 포인트 중 하나이다. 둥근 모습의 기념관은 해돋이 모습을 형상화하여 만들었다.

뒤로는 영일만과 영일만항을 드나드는 대형 화물선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멀리 영덕항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동해안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힌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니 꼭 드론으로 주변을 촬영한 듯 멋진 모습이다.

해맞이광장 주변 조형물 및 볼거리

전망대에서 내려와 호미곶의 상징인 '상생의 손'이 보이는 곳으로 가 보았다. 상생의 손은 바다에 세워진 오른손과 광장 중심부에 세워진 왼손으로 나눌 수 있다.
  
호미곶광장 바닷가 상생의 손 모습
 호미곶광장 바닷가 상생의 손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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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변산반도에서 채화한 일몰 '마지막 불씨'와, 독도 해상과 호미곶에서 채화한 일출 '시작의 불씨', 날자 변경선이 통과하는 남태평양 피지섬에서 채화한 일출 '지구의 불씨'를 합화(合火) 한 '영원의 불씨'도 있다. 이 영원의 불씨를 해맞이광장 불씨함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이를 전국 체전, 부산아시안게임 성화로 채화하여 사용하기도 했다.

1900년대까지 우리 사회는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져 있었다. 상생의 손은 2000년 새천년을 맞이하여 이를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손을 잡고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마주보는 형태로 만들었다. 육지에 있는 손과 똑같이 보이도록, 멀리 보이는 바다의 손을 약간 크게 만들었다. 

1999년 1월에 포항시에서 처음으로 이곳에서 해맞이 행사를 했다. 2000년에 들어서는 중앙부서 새천년위원회에서 한민족 해맞이축전 공식 행사로 지정해주어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해맞이광장 바로 옆에는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해양 안전에 기여하는 역할과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지방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되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등대를 세운 데엔 이유가 있다. 일본 해양실습생들이 타고 오던 배가 호미곶 암초에 걸려 여러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일본은 안전시설을 만들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으니 등대를 세워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등대를 세운 곳이 바로 여기다. 철근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구운 벽돌로만 쌓아 만들었다. 1908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등대를 세울 만한 기술이 없어 중국에 부탁하여 등대를 세웠다.

호미곶 앞바다에는 고래가 많이 출몰했다고 한다. 이를 형상화하여 설계한 고래 모양의 야외무대도 멋지다.

느린 우체통도 재미있다. 일 년에 딱 한 번만 배달한다. 우편엽서도 비치되어 있다.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엽서를 모아 두었다가 12월 특정일에 한꺼번에 전부 발송한다. 기다림의 의미를 되새기며 방문 당시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아날로그성 감성 우편 서비스이다.

호미곶 특산품인 돌문어를 형상화한 조형물도 보인다. 야간에는 광섬유를 활용한 화려한 조명을 넣어 관광객들이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오랑세오녀 조형물도 볼거리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즉위 4년 동해 해변에 연오랑세오녀라는 부부가 살았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마주 보며 도란도란 속삭이는 모습의 조형물은 해와 달 설화의 주인공을 표현한 것이다.

금슬 좋은 부부상으로 잘 알려져 있어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라 신혼부부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사진 포인트이다.
  
2만 명이 떡국을 먹을 수 있는 전국 최대의 가마솥
 2만 명이 떡국을 먹을 수 있는 전국 최대의 가마솥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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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의 가마솥도 화제이다. 매년 한민족 해맞이 축전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새해 아침 떡국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2만 명이 먹을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다. 솥뚜껑도 사람이 열지 못하고 대형 장비가 들어와 열어야 한다. 관광객이 직접 참여해 불을 때고 떡국을 저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길게 떡국을 먹기 위해 줄을 선 모습도 해맞이광장에서만 볼 수 있는 새해 아침의 색다른 풍경이다.

호미곶의 상징 '상생의 손'

바다에 서 있는 상생의 손 앞은 이제는 호미곶 일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인생 사진을 찍는 인기 포토존이다. 신혼부부들이 왔을 때 '상생의 손' 다섯 손가락 위에 모두 갈매기가 앉으면 백년해로를 보장받고, 행운까지 덤으로 찾아온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섯 손가락 위로 또는 손가락 사이로 해가 떠오를 때 사진 찍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다.
   
호미곶광장 상생의 손 바로 옆 데크길에서 갈매기들에게 먹이주는 모습
 호미곶광장 상생의 손 바로 옆 데크길에서 갈매기들에게 먹이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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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광장 상생의 손 바로 옆에서 사람과 갈매기들이 소통을 벌이는 광경도 재미있다. 갈매기에게 먹이주기 놀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갈매기도 이제는 사람의 손에 길들여져 있다. 단돈 1000원으로 갈매기 먹이를 구입해서 손에만 들고 있으면 금방 갈매기들이 낚아채 간다. 호미곶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신나는 놀이이다.

바다 위에 설치한 목재데크길 마지막, 소년상도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해가 뜨는 방향을 가리키는 소년상과 함께 마주 보며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긴 줄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 한다.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에서 일본인 가옥거리까지는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로 가깝다. 구룡포의 일본인 가옥거리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았다. 일본인 가옥거리 앞에 있는 바닷가 주차장이 넓어 주차에 대한 어려움은 없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입구 모습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입구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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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2019년 KBS 2TV에서 방영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방영된 이후로 최근에 방문객들이 부쩍 많아졌다. 주말에는 일본인 가옥거리 골목길에 사람들로 꽉 찬다. 드라마에 나왔던 장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사진을 찍는다. 주요 장소에 대한 안내는 지역 시니어분들이 맡아 안내를 해준다.

관광코스도 간단하다. 입구부터 조금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 양옆으로 돌기둥들이 보인다. 돌기둥에는 구룡포항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공원 충혼각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 후원자 및 단체명이 새겨져 있다. 일본인 이름은 뒷면에 시멘트로 메꾸어져 있다.

계단 끝부분에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한 동백이와 용식이가 나란히 앉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의 포토존이 있다. 한 번씩 주인공들처럼 앉아 구룡포항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다.

바로 위에는 구룡포를 상징하는 아홉 마리 '용의 승천'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바로 위에는 충혼탑 모습이 보인다. 맨 꼭대기에 구룡포과메기문화관이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학습효과가 몸에 밴 듯 사람들이 실내는 찾지 않고 야외 촬영지만 찾아다닌다.
 
<동백꽃 필 무렵> 인기 포토존 까멜리아  모습
 <동백꽃 필 무렵> 인기 포토존 까멜리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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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촬영지인 동백이 집 그리고 까멜리아 앞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사진을 찍으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드라마의 힘이 대단함을 새삼 느낀다.    

100여 년이 훌쩍 지나 새롭게 복원한 일본인 가옥거리이다. 일본인 가옥거리 이곳저곳을 다니며 역사적인 관점에서 다시 한번 아픈 과거를 기억해보면 어떨까.
 

* 찾아가는 길
1) - 호미곶 주소 :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 136
    - 입장료 : 새천년기념관 유료(대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초등학생 이하                    1000원), 매주 월요일 휴관
    - 기타 광장 이용 및 주차료 : 무료

2)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

태그:#호미곶광장 전망대, #호미곶광장 새천년기념관, #전국 최대의 가마솥, #호미곶 갈매기 먹이주기,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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