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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비대면 화상을 통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비대면 화상을 통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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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 발표한 '평양 선언'은 남북정상회담 역사에서는 이례적으로 감염병 방지를 위한 남북한의 보건의료 협력 구상을 명기했다.

같은 해 11월 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된 보건회담에서는 남북이 전염병 유입과 확산 방지를 위해 쌍방의 정보교환과 기술협력 등 필요한 대책들을 세워나간다는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9년 2월 28일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노딜'로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남북 교류는 더더욱 얼어붙게 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평양 선언을 근거로 코로나19가 오히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3일 새벽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연설이 전 세계에 송출되기 직전, 북한은 서해에 표류하던 우리 어업지도원을 사살했다. 북한은 이틀 뒤 "불법 침입자를 사살하고 침입자가 타고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 사건은 남북 사이에 놓인 '대화의 벽'을 실감하게 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비대면 화상을 통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비대면 화상을 통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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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왕진 서울연구원 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서왕진 서울연구원 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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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2020 서울평화대화'에서는 국책연구기관들이 총출동해 남북 대화의 교착과 코로나19 사태라는 양대 과제를 해결하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연구 성과들을 내놓았다.

1918년 3월 4일 미국 캔사스주의 한 군사기지에서 처음 보고된 '스페인 독감'은 그 후 2년 동안 치명률 2.5%의 전 세계적인 감염병으로 확산됐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는 2003년 사스(SARS) 이후 6번째로 발생한 대규모 감염병이지만, 그 치명률(2.6%)은 스페인 독감을 이미 넘어섰다.

국경을 초월하는 질병을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수적인데, 국립외교원 강선주 교수는 "강대국인 중국과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직접 당사자가 된 것이 이 질병의 글로벌 협력에 있어서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감염병 대응에서 WHO(세계보건기구)의 역할은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발령에서 시작하는데, WHO는 사태 발생 한 달이 돼서야 코로나19의 PHEIC을 선포했다.

강 교수는 "PHEIC 발령은 낙인을 찍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감염병 발생국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WHO는 코로나19 최초 발병국이 중국이어서 PHEIC 선포를 주저했다는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WHO는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코로나19 정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고, 중국은 중국대로 WHO 전문가가 코로나19를 조사할 수 있도록 우한을 방문하는 것을 7월까지도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의 어깃장은 그 자신이 상임이사국을 맡은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계속됐다.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국제정치-국가 안보와 인간 안보의 상호의존성’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국제정치-국가 안보와 인간 안보의 상호의존성’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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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국 우선주의' 슬로건을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글로벌 리더십을 스스로 저버렸고,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이런 모습을 견지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수반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G20과 G7의 논의에서 실효성 있는 합의안을 내놓는데 인색한 태도를 취했다. 미국은 UN과 WHO가 합동으로 시작한 코로나 백신 개발,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코로나 퇴치 글로벌 공약 회의(Coronavirus Global Response International Pledge Conference, 80억 달러 규모 기금 마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2021년 대외원조 예산을 21% 삭감하였는데, 여기에는 세계보건 프로그램 지원금의 35% 삭감이 포함됐다.

사망자 5000명 이내에서 코로나19를 방어한 중국은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틈을 타서 자국의 '성공적인 방역'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고, 미국은 23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도 코로나19의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양대 강국의 독선과 오만이 전 세계의 안보를 더 위태롭게 만든 셈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유럽 공통의 그린딜·디지털화로 코로나19 회복책을 내놓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재난조기경보와 재난보험 제공에 대한 조약을 체결한 아프리카연맹, 4월 14일 'ASEAN+3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열어 한국 등 방역모범국의 사례를 배우려고 한 아세안의 노력들을 주목할 만하다.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보건 위기 시대 한반도와 남북협력의 방향'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보건 위기 시대 한반도와 남북협력의 방향"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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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다자기구들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은 역내 다자기구가 없는 동북아와 남북한에게 큰 부러움을 산다"며 "이들 지역기구의 대응 사례는 크게 보아 역내 보건협력 제도화와 다자틀을 활용한 남북 보건협력이라는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지리적으로 맞닿아있는 남북한이 WHO 조직상으로는 각각 다른 지역사무처에 속해있는 것도 특이한 부분이다.

WHO는 아프리카지역 AFRO(47개국), 아메리카지역 AMRO(35개국), 유럽지역 EURO(53개국), 동지중해지역 EMRO(21개국), 서태평양지역 WPRO(중국·일본·필리핀·호주·말레이지아 등 37개국), 동남아지역 SEARO(인도·인도네시아·태국·미얀마·네팔 등 11개국) 등 6개 지역회의와 사무처로 나뉜다.

그런데 한국은 WPRO에, 북한은 SEARO에 각각 속해있다. 코로나19 관련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 와도 남북한이 각각 다른 지역기구의 통제를 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강 교수는 "혹시 이런 사실을 알고 계셨냐?"고 물은 뒤 "북한이 WHO의 지역 소속을 동남아에서 서태평양 쪽으로 옮겨야 남북이 보다 빨리 보건협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이 부분은 북한을 설득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 국가의 보건의료체계와 건강수준을 설명하는 양대 지표(기대수명과 영아사망률)에서 남북의 차이가 현격한 만큼 중장기적인 보건의료체계의 통합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대수명(한국 남성 79.7세, 여성 85.7세)에서 북한은 최근 10년 동안 10~11년 정도의 격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영아사망률(2019년 남한 3.2명 북한 17명)도 5배 넘는 차이가 난다.

2019 세계 결핵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80명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4.8명과는 16배나 차이가 난다.

손창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사람들은 서구화된 생활양식에 기반한 비만·만성질환이 주된 문제이고, 북한의 경우 최근 만성질환이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감염병·영양실조 등의 문제가 당면한 과제"라며 "미래의 통일 대한민국을 위해 보건의료체계의 통합을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지에 대한 공동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창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과 한반도 안보를 위한 보건의료 협력과 과제’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손창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과 한반도 안보를 위한 보건의료 협력과 과제’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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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접경지역의 협력과제’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강민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태평홀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평화대화’에 참석해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접경지역의 협력과제’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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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민조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핵 문제 해결 및 국내외 대북제재가 완화되기 이전인 현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남측의 접경지역 개발을 통해서 지역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분단 독일이 1972년 '동서독 관계 기본조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동서독의 중앙부처와 서독의 접경 4개주 대표로 구성된 '접경위원회'를 설치해 협력 사업을 전개한 것을 들어 "동서독 '접경위원회를 모델로 해 남북대화의 상설기구로서 남북접경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평화대화는 세계 유수의 평화안보연구소들로 네트워크를 확장한 뒤 2021년 '서울평화포럼'이라는 상시적인 국제회의로의 안착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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