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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이 공직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정치권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그들의 발목과 손목을 묶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으로 공직자의 부당한 직무수행을 막아야 합니다.?<경실련>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기자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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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1대 국회에서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이 정부안으로 발의됐고, 이에 호응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법, 공정경제 3법과 함께 이해충돌방지법을 3대 개혁과제로 정했다. 정부와 여당의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움직임은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의 이해충돌 의혹으로 인한 국민적 지탄이 임계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사실 '청탁금지법' 제정 당시에도, 20대 국회에서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져 나왔을 때도, 국회는 시민사회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요구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법안을 폐기시켰다.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직 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해충돌은 그 자체로 부패라고 할 수 없으나 과정상 부패로 전환되기 쉽다. 공직자가 직무수행과정에서 사익을 추구할 수 있을 상황을 방지하지 않으면, 직권남용, 뇌물죄 등 더 큰 부패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서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는 사실상 이해충돌 방지에서 시작된다.

공직자 이해충돌을 방지 제도가 지금까지 전혀 법제화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헌법 제46조는 국회의원의 청렴의 의무와 지위를 남용한 이익취득 금지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헌법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고, 공직자윤리법은 제1조 목적 조항에서부터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을 방지'라는 것을 목적으로 함을 명확히 하고, 이해충돌방지를 공직자 재산신고공개, 주식 백지신탁 등으로 제도화했다.

그러나 현재의 법률만으로는 공직자 이해충돌의 방지에 대한 소극적 기능에 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의 등록과 공개를 통해서 '사적 이해관계'가 공적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전 예방하고 감시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위반의 경우에 제재규정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으로 공직자 윤리제도로 기능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다.

수 년째 필요성만 제기... 국회는 지금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이해충돌방지법의 골자는 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와 밀접한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공직자가 직무를 활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공직자가 미리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등록 공개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 국민과 소속 기관으로부터 직접 감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회의원은 업무 범위가 포괄적이므로 해당 직위의 모든 직무로부터 배제하지 않는 한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지역과 직역을 대표하는 의회공직자의 특성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입법을 반대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의회 선진국인 영국 의회에서의 이해충돌방지제도를 살펴보면, 의회공직자의 경우에도 자율적 규제와 함께 강력한 법적 규제를 통해서 이해충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법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해충돌방지법이 이번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3년 정부가 낸,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은 본래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와 더불어 이해충돌방지 규정까지 포함됐다.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은 '모호하고 포괄적이며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빠졌고, 2015년 '반쪽짜리 김영란법'만 통과됐다. 20대 국회에서도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담은 김영란법 개정안이나 별도 법안이 여러 차례 제출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상임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간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이런 전례로 볼 때 이 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국민의 지탄을 받기에 이번 국회가 반응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다.

이번 국회에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연내에 제정될 수 있도록 정치권에 고강도 압박을 가해야 한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정부안(권익위안), 박용진 의원안, 심상정 의원안 등이 발의돼 정무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하지만 아직 법안 상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정치적 구호로 끝날 것이 아니라, 부패로 가는 과정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사회적 감시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학계 및 입법자들은 이해충돌의 범위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 법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박선아, 서휘원씨는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 간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경실련 발행지 <월간경실련>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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