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방영된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한 장면 ⓒ KBS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걸그룹 리더가 등장했다. 그동안 각계각층의 사장님, 혹은 스포츠 감독님들과 조직 구성원들의 일상을 관찰카메라 형태로 살펴본 <당나귀 귀>에 최연소 보스(?)가 당당히 입성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인기 걸그룹 마마무의 솔라(본명 김용선)였다.

그동안 출연한 이들이 대부분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이었던 것을 떠올릴 때 솔라를 섭외한 제작진의 선택은 다소 의외 혹은 파격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지난 2014년 'Mr.애매모호'로 데뷔한 이래 내놓는 곡마다 각종 음원 순위를 석권하는 등 중소기획사 소속 그룹으로선 모범적인 성공사례를 만든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될 만한 인물의 출연이 아닐 수 없었다.

7년차 걸그룹의 리더... 여전히 철저한 팀원 관리     
 
 지난 15일 방영된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한 장면 ⓒ KBS


​최근 마마무는 통산 열 번째 미니 음반 < Travel >을 내놓고 'AYA', '딩가딩가'를 동반 히트시키며 7년차 그룹의 저력을 맘껏 뽐내고 있다. <당나귀 귀>는 이에 맞춰 신작 준비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서른 살 젊은 리더의 일상 그리고 팀 관리 현장을 영상으로 소개했다.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경력 또한 적지 않아 어느 정도 느슨해진 기운이 돌 법도 했지만 여전히 솔라는 매사 활기차고 자신의 일에 대해선 빈틈 없는 모습을 모여주는 인물이었다. 정해진 녹음-연습 시간보다 일찍 와서 미리 준비에 돌입하는가 하면 다이어트 등 컴백 관리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다른 멤버들은 난이도 높은 안무를 반복하느라 녹초가 되었지만 가장 맏언니인 솔라는 그 누구보다도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팀원들을 이끌어 나갔다. "본인에게 가장 혹독한 것 같다"라고 말하는 동료 문별의 지적처럼 솔라는 잠시도 쉬지 않고 고강도 연습을 반복했다.

"이러다가 죽겠다 싶었다"라는 솔라의 솔직한 고백처럼 아무리 리더라고 해서 반복된 훈련이 결코 쉬울 리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은 물론 동생들을 강하게 이끌어 나간다. 보는 시선에 따라선 솔라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그녀의 솔선수범하는 자세는 적어도 "마마무가 어떻게 정상의 그룹이 될 수 있었을까?"를 어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후배들에겐 채찍과 격려가 담긴 조언     
 
 지난 15일 방영된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영된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한 장면 ⓒ KBS


6년 전 마마무처럼 이제 데뷔를 목전에 둔 소속사 후배 그룹 퍼플키스의 주간 평가 자리에서도 솔라는 엄격했다. 각종 오디션 경연 프로 출연을 통해 일찌감치 팬들의 눈도장을 받은 멤버들이 다수 포함된 만큼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퍼플키스는 회사 경연진들이 주시하는 평가 무대에서도 안정적인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선사하며 칭찬을 받기에 이른다.   

하지만 솔라의 눈에는 흡족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음이탈 부분부터 시선처리, 경직된 동작 등 문제점과 보완할 사항을 예리하게 짚어냈다. 회사 관계자들도 살짝 당황할 만큼 경직된 분위기가 조성될 무렵 솔라는 다른 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후배들과의 '독대'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적했다. 한참 대선배와의 1대1 만남의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지만 퍼플키스 멤버들은 여전히 긴장감을 풀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마무 데뷔 당시의 자신과 같은 나이인 퍼플키스 리더 박지은에게 솔라는 "춤을 못춰도 그게 매력일 수 있는데... 자신감이 없어서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며 진심어린 충고를 이어나갔다. 긴장한 탓에 노래 도중 음이탈을 하고 마이크도 제대로 손에 쥐지 못하는 후배의 모습에서 솔라는 어린 동생들을 이끌던 6~7년 전 자신의 모습이 겹쳐보였을지도 모른다. 

"친구들은 이미 직장도 있고 일도 하는데 나는 연습생이고 돈도 못벌고... 그것 때문에 비참해지고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얘기를 많이 해주고 싶었다"라고 솔라는 6명의 후배들을 끌어안으며 솔직한 심경을 전한다. 

"쟤네 망할 것 같은데?"...편견 뒤집은 대성공
     
​"많이 힘들었었죠. 그래서 무대를 잘 해야 한다. 무대를 못하면 너희는 끝난다라는 말을 연습생때부터 데뷔하기 이후까지 엄청 많이 들었다."

​2014년 당시만 하더라도 마마무의 성공을 예감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비주얼 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보니... 쟤네는 안될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고백하는 솔라의 말처럼 마마무는 불확실성을 한가득 안고 데뷔했다. 정식 등장에 앞서 사장님이 가요계 관계자들에게 그들을 소개할 당시 반응은 무척 냉담했다. 

그 무렵엔 빼어난 용모를 자랑하는 걸그룹들이 청순, 혹은 섹시 콘셉트를 내세워 시장을 평정하는 게 일반적인 형태였기 때문이다. ​반면 마마무는 솔라 스스로의 지적처럼 키가 작고 외모도 아이돌스럽지 않다보니 "망할 것 같은데 왜 하냐?"라는 상처가 될 만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다지만 사람들에게 무시 아닌 무시도 많이 당했다고 말하는 솔라의 이야기는 마마무의 음악을 좋아하는 요즘 팬들에겐 가슴아픈 사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마무는 결과적으로 걸그룹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선을 깨고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솔라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단순히 노래 잘하고 춤을 잘추는 것 뿐만 아니라 부단히 노력하고 멤버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대며 팀을 이끌어왔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개성과 능력을 보여주며 걸그룹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MC 전현무와 대선배 바다(S.E.S.)의 칭찬은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 '마마무 리더 용선씨' 솔라는 충분히 수장으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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