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진단 검사 결과 문제가 생긴 여러 선수들(조현우, 황인범, 권창훈, 이동준 이상 4명 양성 판정 / 나상호, 김문환 이상 2명 양성 반응)의 빈 자리가 컸던 것일까? 후반전 중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벤투호의 후방 빌드업 흐름을 읽은 멕시코 선수들의 과감한 압박 전술이 통했다. 그래도 믿기 힘든 시간동안 내리 세 골을 내준 것은 충격이었다. 우리보다 한 수 위 멕시코의 탄탄한 조직력을 감안하더라도 3분 19초 사이에 내리 세 골을 내주며 역전패한 것은 분명히 곱씹어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15일 오전 5시 오스트리아에 있는 비너 노이슈타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멕시코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선수 6명이 코로나 19 진단 검사 결과로 격리됐고, 결국 조직력에서 큰 차이를 드러냈다.

빛바랜 손흥민의 어시스트 크로스

게임 시작 후 20분만에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의 뛰어난 라인 브레이킹 덕분에 기분 좋은 선취골을 뽑아냈다. 멕시코 수비수들이 만든 오프 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고 왼쪽 측면을 파고든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가 넘어왔고 이 공을 손흥민이 지체없이 왼발 얼리 크로스로 뿌려주었다. 골문 바로 앞으로 달려들어간 골잡이 황의조가 손흥민의 크로스를 오른발 인사이드 바운드 슛을 재치있게 밀어넣었다.

손흥민과 황의조 두 에이스는 60분에도 훌륭한 역습 전술로 추가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황의조의 마지막 터치가 약간 길게 떨어지는 바람에 왼발 대각선 슛이 멕시코 골키퍼 우고 곤잘레스에게 막히고 끝났다. 

그런데 그 이후 우리 수비수들은 반복된 후방 빌드업 실수를 저지르며 역전패하고 말았다. 66분 29초 멕시코 골잡이 라울 히메네스에게 동점골을 내준 것부터 시작하여 69분 48초 카를로스 살세도에게 펠레 스코어 역전 결승골을 빼앗기기까지 3골이 들어간 시간은 겨우 3분 19초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 사이 우리 선수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드러내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66분 29초 라울 히메네스가 넣은 동점골 직전 한국의 백 스리 왼쪽에 자리잡은 권경원의 후방 빌드업 패스 실수가 나왔다. 물론 멕시코 선수들이 작정하고 비교적 높은 위치부터 압박 전술을 펼친 것에 대한 부담감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대응 자세였다.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어오는 상대 팀 핵심 공격수를 바짝 따라붙지 못하고 프리한 마무리 슛 기회를 내준 것이다.

68분 9초에 나온 후반전 교체 선수 우리엘 안투나의 2-1 역전골 직전에도 한국 백 스리 오른쪽을 맡고 있는 원두재의 후방 빌드업 패스 실수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반대쪽으로 멕시코의 역습이 전개되었지만 권경원의 뒷공간은 무주공산이 되고 말았다. 교체 선수 우리엘 안투나가 빠르게 그곳을 파고들며 오른발 찍어차기로 한국 골키퍼 구성윤을 넘겼다.

내친 김에 멕시코는 69분 48초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프리킥 세트 피스로 완성시켰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둘이 침착한 세컨드 볼 집중력을 자랑하며 만든 합작품이었다. 여기서도 우리 필드 플레이어들은 엑토르 모레노의 헤더 패스를 따라잡지 못했고 카를로스 살세도의 오른발 하프 발리 슛이 터지는 순간까지 속수무책이었다. 코너킥이나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를 내줬을 때 벤투 감독은 골 에어리어 표시선을 따라 여섯 명에게 지역 방어를 주문했지만 세컨드 볼을 대비하는 집중력은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이렇게 내준 세 골을 따라잡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과감한 역습 전술을 펼쳤지만 82분에도 가운데 미드필더 주세종의 빌드업 실수로 아찔한 쐐기골 위기를 불러왔다. 87분에 교체 선수 이강인의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권경원이 집중력을 발휘하여 밀어넣기 골을 성공시켰지만 추가 시간 3분 동안 우리 선수들은 좀처럼 중앙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멕시코 필드 플레이어들이 여전히 압박 전술을 탄탄하게 펼치는 바람에 한국의 후방 빌드 업 전개는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17일(화) 밤 10시 BSFZ 아레나에서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우승 팀 카타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남자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15일 오전 5시, 비너 노이슈타트 스타디움-오스트리아)

한국 2-3 멕시코 [득점 : 황의조(20분,도움-손흥민), 권경원(87분) / 라울 히메네스(67분,도움-오르벨린 피네다), 우리엘 안투나(68분,도움-오르벨린 피네다), 카를로스 살세도(70분,도움-엑토르 모레노)]

한국 남자축구대표 선수들
FW : 손흥민, 황의조(67분↔황희찬), 이재성(62분↔남태희)
MF : 이주용, 손준호(73분↔이강인), 주세종, 김태환
DF : 권경원, 정우영, 원두재
GK : 구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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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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