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과 kt의 경기가 두산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과 kt의 경기가 두산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4안타를 때려내며 2-0으로 승리했다. kt와의 시리즈를 4경기 만에 끝낸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2007~2012년의 SK 와이번스(3회 우승), 2010~2015년의 삼성 라이온즈(4회 우승)와 타이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1회 1사 2,3루 위기에서 등판한 김민규가 4.2이닝1피안타1볼넷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승진,크리스 플렉센으로 이어진 필승조도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5번 2루수로 출전한 최주환이 4회 소형준으로부터 결승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두산은 3일의 휴식을 취한 후 오는 17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NC 다이노스와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선발 투수를 조기 강판 속 최주환의 선제 투런 홈런

kt는 12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드디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냈다. 단순히 1승을 거둔 게 아니라 두산 쪽으로 넘어가던 시리즈의 흐름을 가져 왔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가 깊은 승리였다. 만약 kt가 4차전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다면 역대 3번째 플레이오프에서의 '리버스 스윕(2패뒤 3연승)'도 기대할 수 있었다.

3차전에서 패하며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두산은 경기 막판 2개의 홈런으로 장타의 건재를 확인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3차전이 끝난 후 타순의 변화를 예고했던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를 1번, 호세 페르난데스를 3번, 최주환을 5번, 오재일을 8번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타순을 들고 나왔다. 3차전에서 어지럼증으로 교체됐던 허경민이 7번 3루수로 정상출전한 반면에 무릎이 좋지 않은 오재원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kt는 3차전에서 1회부터 조용호와 황재균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의 2루타 때 타구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조용호가 홈에서 아웃됐고 유한준이 내야플라이, 강백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됐다. 두산도 1회 박건우의 볼넷과 정수빈의 번트안타, 배제성의 실책을 묶어 무사 1,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페르난데스의 삼진과 김재환의 병살로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1회 유희관을 구원해 1사 2,3루의 위기를 넘긴 김민규는 3회까지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작년까지 1군 등판이 2경기에 불과했던 투수가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대담한 투구를 이어간 것이다. 1회 무사 1,3루의 큰 위기를 넘겼던 kt 선발 배제성 역시 3회 2사까지 4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지만 이강철 감독은 3회 2사1루에서 투수를 조현우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강철 감독의 빠른 투수교체는 '무리수'가 되고 말았다. kt는 4회말 공격에서 2사 후 김재환이 삼진 낫아웃으로 출루한 후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하자 투수를 조현우에서 소형준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두산의 5번타자 최주환은 소형준의 5구째를 강하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2점을 선취했다. 최주환을 5번에 배치한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김민규의 4.2이닝 무실점 역투와 최주환의 결승 홈런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2사 2루 두산 최주환이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2사 2루 두산 최주환이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김민규가 4.1이닝을 1피안타1볼넷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자 두산은 6회부터 이승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승진은 선두타자 조용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황재균을 삼진, 로하스를 파울플라이로 잡은 후 박세혁이 조용호의 2루 도루를 잡아내며 잔루 없이 이닝을 끝냈다. kt는 선두타자 볼넷 이후 2,3,4번으로 연결됐음에도 추격의 점수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은 7회초 '진짜 승부수'를 던졌다. 1차전에서 7.1이닝11탈삼진2실점으로 호투했던 1선발 플렉센을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5차전 선발로 예정된 플렉센을 등판시켰다는 것은 4차전에서 반드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플렉센은 1사 후 강백호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장성우를 유격수 앞 병살로 처리하며 가볍게 7회를 막아냈다.

플렉센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kt의 하위타선을 상대로 삼진 한 개를 곁들이며 단 7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돌려 세웠다. 7회부터 8회까지 6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필요했던 공은 단 14에 불과했다. 두산은 9회에도 투구수가 적은 플렉센을 계속 마운드에 올렸고 플렉센은 조용호를 중견수플라이, 황재균을 삼진, 로하스를 유격수플라이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내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올 시즌 두산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최주환은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306 16홈런88타점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몬스터 시즌이었던 2018년(타율 .333 26홈런108타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작년의 부진(타율 .277 4홈런47타점)을 씻어 버리기엔 충분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최주환은 시즌 막판 족저근막염 부상을 당하면서 준플레이오프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다(다행히 오재원이 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며 최주환의 공백을 메웠다).

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까지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최주환은 4차전에 오재원의 무릎부상으로 5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4회말 2사2루에서 kt의 플레이오프 최고 히트상품 소형준을 상대로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4차전의 영웅이 됐다. 최주환은 5회초 공격에서도 깔끔한 병살플레이를 연결하며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4차전 결승홈런으로 진가를 보여준 최주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주전으로 중용될 확률은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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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 김민규 최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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