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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길치를 0이라 하고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9라고 할 때, 필자는 2쯤에 자리하고 있다. 한양 태생으로 중년을 살고 있지만 아직도 서울 지리를 잘 모른다. 그래서 지하철이 없으면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상당히 애를 먹는다. 역사 내의 화장실이라도 들렀다가 나올라치면 순간 멈칫! 한다. 진행 방향이 살짝 헷갈리기 때문이다.

초행길에다가 부득이하게 운전을 해야 할 경우에는 약속시간에 앞서 2시간 정도 일찍 나온다. 차를 몰고 30분이면 가는 거리를 두 시간 넘게 헤매기도 한다. 같은 길을 한 달 내내 왕복하더라도 조금만 경로를 벗어나면 어리버리해진다. 네비게이션을 따라가도 우왕좌왕하기 일쑤이며 지도를 손에 들고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게다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세계로 다가온다. 기문둔갑을 펼칠 정도로 낯선 환경으로 바뀌는 것이다. 음치의 내밀한 스트레스틀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듯이 길치의 속깊은 고통을 아는 이가 적다.

그동안 길치에서 벗어나고자 서울 시내 탐험을 수도 없이 했고, 기름값도 수백만 원 어치를 써가며 돌아다녔지만 바뀐 게 없다. 왜냐하면 같은 길을 몇 달만 가지 않게 되면 까먹기 때문이다.
 
남산순환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남산 성벽의 뒷편.
▲ 남산공원의 가을을 기념하는 라이트 페인팅 남산순환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남산 성벽의 뒷편.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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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나온 시민들이 일상이 풍요롭다.
▲ 남산공원 북측순환로의 가을날 산책나온 시민들이 일상이 풍요롭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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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과 인간형으로 태어난 필자가 개과의 사람으로 변모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건 마치 물고기 보고 땅 위를 서서 걸으라는 것과 같은 극악무도한 행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마음을 바꿨더니 딴 세상이 열렸다.

어깨에 카메라를 둘러메고 자분자분 서울 시내 산책을 하다보니 여러 명소의 아름다운 사계를 담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필자의 이런 몸부림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뜻깊은 자료로 남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우리네 삶의 양태를 바꿔 놓았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누구나 절감하였을 것이다. 카메라는 이런 상황에서 매우 좋은 친구가 된다. 도무지 외로울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 평범한 것도 의미 있는 대상으로 다가온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무심한 것들이 사진가의 시선을 유혹한다. 3년에 걸친 필자의 사진 무용담 첫 번째 결과로서 남산공원을 소개한다.
 
남산공원의 회현쪽 들머리, 공원관리소 직원이 눈을 치우고 있다.
▲ 백설이 뒤덮인 백범광장의 겨울 남산공원의 회현쪽 들머리, 공원관리소 직원이 눈을 치우고 있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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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구름에 감싸인 한 겨울 풍경이 아름답다
▲ 몽환적인 분위기의 남산 팔각정 눈구름에 감싸인 한 겨울 풍경이 아름답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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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은 서울의 한 복판에 자리한 명소로서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랜드마크로 우뚝 서 있다. 높이는 265미터에 면적은 약 3㎢에 이른다. 여러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 가장 손 쉬운 방법은 충무로역 4번출구로 나와 남산순환버스(02)를 타고 정상부에서 하차하여 여러 갈래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이다.

정상부에서 바라보면 청와대를 넘어 북악과 북한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현충원과 관악산이 눈에 들어온다. 걷기를 즐긴다면 쉬엄쉬엄 걸어서 30분 정도면 남산마루에 도착한다. 국립극장에서 시작하는 벚꽃길을 따라 맨꼭대기로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우측으로 빠져 북측순환로를 거닐어 볼 수도 있다. 이 길을 선택하면 활쏘기 체험과 더불어 와룡묘에 들러서 단군성전과 삼성각이 관람 가능하다.
 
미세먼지가 산광되어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 일몰을 배경으로 한 남산N타워의 봄날 미세먼지가 산광되어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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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리고 물이 오르면서 새순과 더불어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남산 풍경 날이 풀리고 물이 오르면서 새순과 더불어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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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동에서 접근할 수 있는 남산야외식물원. 회현역에서 출발하여 백범광장을 거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고 남산 팔각정에 이르는 코스. 충무로역 필동을 들머리로하여 서울시청남산별관의 소로길로 오르는 루트. 장충단 공원을 거닐며 동국대를 관통하여 정상으로 올라가는 진행.

봄철이면 벚꽃이 화사하게 피고 여름 장마철에는 비구름이 자욱히 내려앉아 보는 맛을 더해준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내려앉고 흰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팔각정에 운무가 끼어 별천지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기라고 불러야 하는 올여름 남산공원의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 비구름이 뒤덮인 서울 시내 전경 우기라고 불러야 하는 올여름 남산공원의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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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순환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참나리가 관광객을 반긴다.
▲ 화사하게 피어난 여름날의 나리꽃 남산순환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참나리가 관광객을 반긴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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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시 부터 약 1시간 동안에는 팔각정 앞에서 전통무예시범과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진다. 오전 11시에는 봉수대에서 봉화의식을 구경할 수 있다. 단, 월요일은 휴무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아래 링크의 남산공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둘레길과 공원 안내도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남산공원 소개
http://parks.seoul.go.kr/template/sub/nams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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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를 펴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화보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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